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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왜 안 깎아줘" 일시적 2주택자 갈라치기에 부글부글

    입력 : 2022.03.25 11:29

    [땅집고] 2022년 서울 주요 아파트 1주택자 기준 보유세 예상액. /이지은 기자

    [땅집고] “1주택자인데요, 올해는 세 부담이 줄겠지만 이대로 가면 어차피 내년엔 다시 세금 폭탄 맞는 거 아닌가요? 6월1일 지방선거 앞둔 시점에 정말 속 보인다고 밖에 할 수 없겠네요.”(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글)

    정부가 2022년 아파트 공시가격을 전국 평균 17% 정도 올리면서 1주택자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부담 완화 조치를 내놨다.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 완화는 빠졌다. 공시가격 상승률 이상으로 세금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 당연히 다주택자는 반발한다.

    그런데 1주택자 반응도 냉랭하긴 마찬가지다. 지난해 공시가격 적용은 1년 한시 조치여서 내년에는 또 다시 세금 폭탄을 걱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시적 2주택자도 과세기준일인 오는 6월1일 이전에 주택 1채를 팔지 못하면 다주택자로 인정해 세금을 내야 한다는 점에서 반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1주택자 세 부담 완화 방안은 미봉책이어서 부동산 시장 안정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땅집고] 2022년 전국 시도별 공동주택 공시가격 변동률. /국토교통부

    ■1주택자만 감싸고…일시적 2주택자도 갈라치나

    국토교통부는 1가구 1주택자의 세 부담 완화를 위해 올해 보유세 과세표준을 산정할 때 지난해 공시가격을 적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세 부담 완화 방안을 공개했다. 올해 공시가격이 세금 부과 기준인 11억원을 초과해도 작년 공시가격이 11억원 이하였다면 비과세한다는 것. 작년과 달리 올해는 초고가 1주택자도 종부세 감면 대상에 포함시켰다.

    반면 2주택자 이상 다주택자에 대한 세 부담 완화 조치는 없다. 정상적으로 올해 공시가격을 적용해 재산세와 종부세를 산출한다. 보유세 기산일인 6월 1일 이전에 보유 주택의 공시가격을 합산한 금액이 6억원을 초과하면 일시적 2주택자라도 종부세를 내야 한다.

    [땅집고] 2022년 서울 2주택자 보유세 예상액. /이지은 기자

    주택 보유 수를 막론하고 유주택자들은 냉소적 반응이다.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1주택자는 정상, 다주택자는 비정상이라는 거냐” “1주택자와 2주택자도 갈라치기하는 갈라치기 전문 정부”라는 등 날선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1주택자 중 일부는 올해 세금을 안 낼 수는 있지만 내년 이후엔 그동안 쌓인 세금을 한꺼번에 내야 한다. 오히려 부담이 가중돼 ‘조삼모사’(朝三暮四)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찬영 세무사(땅집고 택스클럽 센터장)는 “조금씩 쌓인 세금을 모아 나중에 한꺼번에 내려고 한다면 양도소득세나 증여세 부담이 더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다주택자 중 일시적 2주택자 반발도 크다. 투기꾼이 아닌 부모님이나 자녀 거주 주택을 소유한 실소유자인 경우가 많아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일각에서는 30억원대 아파트를 가진 1주택자도 세금을 깎아주는데 일시적 2주택자는 세금을 매긴다면 형평성에 어긋난다느 주장도 나온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보유세도 같은 국세인 양도세와 같이 일시적 2주택에 예외를 두는 것이 합당하다”며 “다주택자 개념을 너무 경직시키는 조세 체계는 문제가 있다. 투자자가 아닌 불가피한 상황으로 2주택이 되는 실수요자가 의외로 많다”고 했다.

    [땅집고]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연합뉴스

    ■ 전문가들 “미봉책에 불과…부동산 시장 안정 효과 ‘별로’”

    다주택자는 올해도 보유세 폭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지만 시장에 매매 물량이 풀리는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새 정부가 약속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공약의 윤곽이 나올 때까지 다주택자들이 관망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탓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새 정부에 대해 양도세·보유세 등 규제 완화 기대감을 갖고 있어서 다주택자 입장에서는 조금 더 버텨보자는 분위기”라며 “당분간 매물이 증가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역시 “올해 과세가 무겁다고 해서 보유가치 있는 매물을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며 “새 정부 들어 제도 변화 가능성이 열려 있어 매물이 풀리긴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는 “보유세 완화에 따른 주택 거래량 회복과 개선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급격한 세 부담을 낮춰 실수요자 주택보유 관련 심리적 부담을 낮추고 1주택 교체수요의 시장 진입문턱을 낮추는 효과에 그친다”고 했다.

    국토부는 향후 시장 상황을 보면서 세금 제도를 손보겠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세금이 누적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행정안전부와 함께 다양한 상황을 검토해 세 부담 상한 조정 등 세제 개편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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