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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맘도 훔쳤다…MZ세대 쇼핑 메카로 떠오른 여의도

    입력 : 2022.03.23 07:16

    [땅집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오픈한 '더현대 서울' 백화점 내 '포레스트 가든'. /김리영 기자

    [땅집고] 지난 2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더현대 서울’. 지하철 5·9호선 여의도역에서 곧장 이어지는 지하2층 휴대전화 팝업 스토어가 20대 젊은 인파로 북적거렸다. 같은 시간 다른 편집숍에도 고객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팝업스토어에서 만난 박모씨는 “평일 낮시간인데 지하 2층은 늘 붐빈다. 20~30대 젊은이들의 놀이터로 소문났다”고 했다.

    실제 현대백화점은 지하 2층 전체를 MZ세대를 겨냥한 ‘크리에이티브 그라운드’로 꾸몄다. 책과 오디오 음향 가전을 파는 ‘스틸북스’, 편의점 콘셉트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나이스 웨더’, H&M그룹 최상위 SPA 브랜드인 ‘아르켓(ARKET)’의 아시아 첫 매장, 명품 시계 리셀숍 ‘용정콜렉션’, 온라인 유명 남성 패션 브랜드 ‘쿠어’ 등이 입점해 있다.

    지하2층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상1층으로 올라가는 도중엔 마치 폭포가 떨어지는 것 같은 소리가 들린다. 1층에는 지상층 전체를 관통하는 분수가 흐르기 때문이다. 천장을 유리로 마감해 자연 채광을 활용한 ‘포레스트 가든’도 대표 명소다. 지상 5층 ‘블루보틀’ 커피숍은 평일 오후에도 빈자리가 없었고 주문하는 손님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최근 대한민국 금융 1번지 여의도 상권 지도가 달라지고 있다. 주말이면 썰렁했던 여의도에 지난해 2월 ‘더현대 서울’ 백화점이 문을 연 이후 유동인구가 몰리며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이고 있다.

    ■ ‘MZ세대 놀이터’로 급부상한 여의도

    [땅집고] '더현대 서울' 내 커피숍에 고객이 가득찼다. /김리영 기자

    여의도는 서울 3대 업무지구 중 하나로 금융 1번지로 불린다. 국회의사당을 비롯해 63빌딩, 여의도 한강공원이 있고 은행·자산운용사 등 금융기관도 몰려 있다. 평일에 출퇴근하는 직장인을 겨냥한 상권이 발달했다. 주로 밥집, 프랜차이즈 카페, 병원, 은행 등이 입점했다. 주택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골목 상권은 찾기 힘들고 주로 아파트 단지 내 상가와 오피스텔 등 상업시설 저층부에 인기 매장이 많았지만 주말이면 직장인이 나오지 않아 상권이 사실상 죽었다.

    [땅집고] 서울 여의도 최대 쇼핑몰인 IFC몰 입구. 지하철 5호선과 9호선이 지나는 연결 통로를 통해 IFC몰부터 '더현대서울'이 이어진다. /김리영 기자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작년 2월 ‘더현대 서울’ 개장 이후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설 연휴(2월26일~3월 1일) 동안 더현대 서울 방문객은 100만명 이상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달성한 현대백화점 판교점 오픈 당시보다 3배 많았다. 지난 1년간 누적 매출액도 8005억원을 기록했다. 1년 동안 더현대 서울을 다녀간 고객은 3000만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현대 서울에는 해외 명품 브랜드가 많지 않다. 이른바 3대 명품으로 꼽히는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은 입점조차 하지 않았다. 대신 과감하게 MZ세대를 겨냥했다. 김형종 현대백화점 대표가 ‘더현대 서울’ 오픈 준비 과정에서 MD 조직에 “내가 모르는 브랜드를 가져오라”고 주문한 일화는 유명하다.

    그 결과 주 고객 절반 이상이 20~30대다. 지난 1년간 연령대별 매출액 비중을 보면 20~30대가 50.3%를 차지했다. 더현대 서울을 제외한 현대백화점 15개 점포의 20~30대 매출 비중(24.8%)보다 두 배 이상 높다.

    [땅집고] '더현대 서울' 지하 2층 팝업 스토어에 젊은층 고객이 몰렸다. /김리영 기자

    더현대 서울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여의도 상권 전체에 나비효과를 불러오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끝나지 않았지만 주말 유동인구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1월 여의도역(5·9호선 합산) 주말·공휴일 이용객은 일평균 3만1863명으로 2020년 1월(2만6863명)보다 18% 증가했다. 반면 서울 주요 상권인 을지로입구역은 -35%, 종각역은 -34%, 강남역은 -27%, 구로디지털단지역은 -20%로 하락세를 보였다.

    여의도 주민들은 더현대 서울 입점 이후 교통 혼잡으로 불편을 호소할 정도다. 영등포구청 측은 “더현대 서울이 3년 뒤인 2024년부터 30억원 넘는 교통유발 부담금을 납부해야 한다”고 밝혔다.

    ■ ‘더현대 서울’ 성공에 IFC몰 인수 나선 신세계

    앞으로도 여의도를 찾는 쇼핑객 발길은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현대백화점에 이어 신세계도 여의도 대표 쇼핑몰인 ‘IFC몰’ 인수에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IFC몰은 더현대 서울에서 불과 500m쯤 떨어져 있다. 지하철 5·9호선 여의도역과 바로 연결된데다 연면적이 약 33만㎡에 달해 그동안 여의도에서 가장 인기있는 쇼핑시설이었다. IFC몰은 현재 몸값만 4조원대로, 신세계·이지스자산운용 컨소시엄과 미래에셋금융그룹 간 2파전으로 압축됐다.

    [땅집고]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경쟁사인 '더현대 서울'을 방문한 후 인스타그램에 올린 후기와 사진. /정용진 인스타그램, 조선DB

    신세계는 ‘더현대 서울’에 대항할 대형 쇼핑센터를 개장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선 “여의도에 스타필드가 생길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지난 4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더현대 서울’을 방문해 한 와인바에서 먹은 음식 사진 등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기도 했다. 신지혜 STS개발 상무는 “여의도는 직장인이 많아 평일 오전 11시부터 어느 음식점이든 줄을 서고, 주말이면 한산한 편이었는데 ‘더현대 서울’ 개장 이후 공식이 깨졌다”며 “IFC몰이 새롭게 단장할 경우 고객을 공유하면서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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