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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 아파트 사는데 주차장에 페라리·벤틀리가 있네요"

    입력 : 2022.03.22 07:06

    [땅집고] 최근 SH공사가 서울 구로구 항동에 공급한 국민임대아파트 '하버라인8단지' 지하주차장에 수억원을 호가하는 외제차인 페라리와 벤틀리가 주차돼있다는 글이 올라왔다. /온라인 커뮤니티

    [땅집고] “SH공사 국민임대아파트에 사는데, 주차장에 페라리가 있네요. 돈 없는 사람들을 위해서 국민임대아파트가 존재하는 것인데, 저렇게 편법을 써서 들어오는게 맞나요?”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2018년 서울 구로구 항동에 공급한 ‘하버라인8단지’에 살고 있는 A씨. 최근 지하 2층 주차장에 갔다가 입이 떡 벌어질 만한 외제차들이 주차한 장면을 목격했다. 수억원대 고급 스포츠카로 유명한 ‘페라리’와 ‘벤틀리’다. 국민임대아파트는 통상 소득이 낮아 주거비를 감당하기 어렵거나 청년·노약자·장애인 등 주거 취약 계층에게 공급하는 단지인데, 비싼 외제차가 주차돼 있는 모습을 보고 믿기 힘들었던 것.

    A씨는 “지하 주차장에 페라리가 항상 주차해 있는데, 이날은 벤틀리도 있었다. 페라리 말고 디스커버리 벤츠 GLB도 있었다”라며 “그런데 SH공사에 전화하니 미등록 차량이라면서 별 다른 조치가 없다. 저 사람들로 인해 국민임대아파트 입주자 선정에서 떨어진 사람들은 피해를 본 것 아니냐”는 글을 올렸다.

    이 글을 본 네티즌들도 “청약시 차량가액을 조사한 후 당첨 여부를 결정하니, 정상적인 입주자는 아닌 것 같다”, “씁쓸하다. 나는 (국민임대아파트 청약에) 한번도 당첨이 안되던데…”라는 등 댓글을 남겼다.

    [땅집고] 올해 기준으로 보유한 자동차 가액이 3557만원을 넘을 경우 SH공사가 공급하는 국민임대아파트에 입주할 자격을 상실한다. /이지은 기자

    국민임대아파트인 ‘하버라인8단지’는 SH공사가 무주택 저소득층의 주거 안정을 위해 국가 재정과 국민주택기금을 써서 지었다. 전용 60㎡ 이하면서 보증금과 임대료가 시세의 60~80% 수준으로 저렴한데 이 아파트에 꼭 입주해야 하는 사람들을 위해 소득 조건도 비교적 까다롭게 설정해뒀다.

    ▲전용 50 ㎡ 미만은 세대 구성원 전원의 월평균 소득금액 합이 전년도 도시근로자 평균소득의 50%(1인가구 70%·2인가구 60%) 이하인 사람 ▲전용 50㎡ 이상은 월평균 소득금액이 70%(1인가구 90%·2인가구 60%) 이하인 사람이다. 부동산·자동차·금융자산 등을 합한 자산가액은 3억2500만원 이하여야 하는데, 이 때 자동차 가액이 3557만원을 넘으면 안된다. 사실상 국내산 세단이나 SUV 정도만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 셈이다.

    그런데도 자동차 가액 기준을 훌쩍 넘는 수억원대 외제차를 몰고 다니면서 국민임대아파트 입주 자격을 따낸 사람들이 있어 세간의 비난을 사고 있는 것. 이들이 어떻게 차량 가액을 속이고 입주한걸까. 자동차를 매입할 때 일부는 본인 지분으로, 나머지는 부모나 다른 사람 지분으로 하는 ‘차량 지분 쪼개기’ 수법을 쓴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최근 경기도에선 특별사법경찰단이 한 행복주택 단지에 등록된 외제차 47대를 조사한 결과, 이 중 12대에 지분 쪼개기 편법이 적용된 것으로 적발되기도 했다.

    [땅집고] 최근 경기도가 공공임대주택 관련 주요 위법 사례에서 '자동차 지분 쪼개기' 수법으로 국민임대아파트 입주 자격을 얻어낸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경기도

    외제차를 몰 정도로 사정이 넉넉한데도 꼼수를 써서 주거 취약계층의 입주 기회를 빼앗는 입주자 사례가 적지 않자, 일각에선 ‘SH공사가 관리를 너무 안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SH공사 관계자는 땅집고와의 통화에서 “차량 가액기준의 경우 입주민들의 동의를 얻어서 그 때 그 때 조사할 수 있긴 하지만, SH공사가 수사기관도 아니기 때문에 평상시에 외제차 신고가 들어왔다고 해서 매번 조사할 수 없는 노릇”이라며 “또 현행 규정상 차량 지분을 나눠 차량가액 기준을 맞췄거나, 아예 차량을 타인 명의로 등록해 이용하는 경우라면 SH공사 입장에선 별도 조치를 취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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