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03.17 07:26 | 수정 : 2022.03.17 10:50
[땅집고] 지난해까지 한국과 함께 무섭게 오르던 홍콩·싱가포르 등 아시아 주요 지역 집값이 약세로 돌아섰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는 가운데 홍콩은 코로나19 여파, 싱가포르는 정부의 고강도 규제 여파로 집값이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나라들은 여러모로 한국 부동산 시장과 닮아 집값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홍콩 집값, 2년 동안 20% 하락 가능성”
홍콩 집값은 세계적으로도 비싸기로 악명이 높다. 홍콩 집값은 평균 가구 소득의 20배를 넘으면서 2020년 세계에서 가장 비싼 것으로 기록됐다. 그랬던 홍콩 집값이 최근 하락세다. 올 들어 매매량이 줄고 다운거래가 이어지면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기존에 집값 상승을 예견했던 부동산 시장분석 업체들이 올 들어 관점을 뒤집으면서 홍콩 주택 가격은 올 상반기에만 10%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홍콩 주거용 부동산 데이터 분석업체 데이터 엘레멘츠(Data elements)는 지난달 홍콩의 신규 주택 판매량이 119건으로 2013년 4월 이후 가장 낮다고 밝혔다. 거래액은 25억 홍콩달러(3억1930만 달러)에 불과했다. SCMP는 펜데믹 장기화에 겁먹은 집주인들이 낮은 가격에 매물을 내놓기 시작하면서 집값 하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도했다.
부동산 회사 미드랜드홀딩스의 웡(Wong) 전 부회장은 “향후 2년 동안 최소 20% 정도 건전한 조정이 일어나 홍콩 집값을 현실적인 수준으로 끌어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 고강도 규제에 싱가포르 집값 주춤…일부서 “일시적 효과”
싱가포르 주택 판매는 21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급락했다. 싱가포르 정부가 최근 부동산 대출을 강화하고 세금을 인상하는 등 고강도 주택 규제에 나서면서 매수세가 둔화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싱가포르 도시개발청 자료를 인용해 지난달 주택 거래량이 527건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전월(680건)보다 22.5% 줄었다. 이는 2020년 5월(487건) 이후 1년 9개월 만에 가장 적은 거래량이다. 싱가포르 부동산 업체 오렌지티&타이의 크리스틴 선 부사장은 “고강도 규제로 수요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지난달 주택 판매량이 대폭 감소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집값 급등을 진정시키기 위해 지난 1년 동안 부동산 규제를 잇따라 도입했다. 추가로 주택을 산 1주택자와 3주택 이상 다주택자, 주택을 매입하는 외국인에 대한 추가 취득세(Additional stamp duties) 세율을 인상했다. 주택담보대출 규제도 강화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정부가 시장을 억누르는 방식은 장기적으로 효과가 줄어든다고 전망한다. 싱가포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리서치 책임자인 웡셴양은 “민간 아파트를 사고 싶어하는 수요자는 꾸준하기 때문에 앞으로 몇 달후 매매량이 다시 회복할 것”이라며 “공공주택 시장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어 공공주택 소유주들이 집을 팔고 고가 아파트로 갈아타는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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