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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가 잘 짓는 건 당연한 일…'자이'는 이게 남다릅니다"

    입력 : 2022.03.15 14:16 | 수정 : 2022.03.22 16:37

    아파트의 브랜드는 집값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가 됐다. 대형 건설사들은 그 어느 때보다 ‘브랜드’를 통해 자신들이 짓는 주택의 정체성과 가치를 만드는 데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땅집고는 우리나라 대표 건설사의 브랜드 담당 임원들을 만나 각 기업의 브랜드 전략과 향후 사업 방향에 대해 물었다.

    [건설사 브랜드대전] ② GS건설 “공사만 하는 건설사는 끝났다…‘소프트웨어 전략’ 강화할 것”

    [땅집고] GS건설은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3위 건설사로, 2002년 '자이' 브랜드를 런칭한 후 원 브랜드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조선DB

    [땅집고] “건설사라고 해서 공사만 하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하드웨어’ 부분에만 집중해서는 건설사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는 시대가 됐습니다. 앞으로 GS건설은 ‘자이’를 중심으로 소비자 주거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선보이려고 합니다.”

    GS건설은 아파트 브랜드로 ‘자이’(Xi·2002년 출시) 하나만 사용하는 ‘원 브랜드’ 전략을 고수하는 건설사다. 다른 대형 건설사들이 일반 아파트 브랜드와 하이엔드 브랜드 두 가지를 사용하고 있는 것과 차별화한 전략이다. 자이 브랜드 전략은 GS건설의 정명기 주택건축마케팅팀장이 이끌고 있다. 정 팀장은 “그만큼 우리는 ‘자이’ 브랜드 가치에 확신이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GS건설은 자이 브랜드를 활용해 아파트 수요자들의 필요로 하는 ‘특급 호텔급’의 컨시어지 서비스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정 팀장은 “자이를 활용해 유튜브·어플리케이션·메타버스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도 주거 관련 서비스를 여럿 선보이려고 한다”고 했다.

    [땅집고] 정명기 GS건설 주택건축마케팅팀장은 "건설사라고 하드웨어(공사)에만 신경쓰는 시대는 한 물 갔다"라며 "앞으로 GS건설은 주택 소비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소프트웨어 발굴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GS건설

    정 팀장은 1990년 GS건설에 입사해 올해로 32년째 근무하고 있다. 아파트 분양·영업 분야에서 경력을 쌓고, 4년 전 건축주택마케팅팀에 합류했다. 통상 건설사는 브랜드 전략팀에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는 일이 많다. 정 팀장처럼 건설사 내부 출신으로 아파트 분양·마케팅 실무 경험을 갖춘 브랜드 전문가는 드물다. 정 팀장이 총괄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 중 ‘자이TV’는 구독자 50만명으로 건설사 중 1위다. GS건설이 운영하는 어플리케이션 ‘자이 앱’도 국내 아파트 앱 선두주자로 꼽힌다.

    땅집고는 정 팀장을 만나 2022년 GS건설 브랜드 전략에 대해 물었다.

    [땅집고] 서울 마포구 대흥동 '신촌그랑자이' 정문. /이지은 기자

    -GS건설이 ‘자이’ 원 브랜드를 고집하는 이유가 있나.
    “몇몇 대형 건설사들이 하이엔드 브랜드를 별도로 출시한 뒤 ‘고급 아파트 브랜드’라고 알리고 있기는 한데, 실체는 없다고 본다. 하이엔드면 아예 상품이 달라야 하지 않을까. 기존 아파트와 별 차이가 없는데, 마감재만 조금 비싼 것을 썼다고 해서 하이엔드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원래 쓰던 아파트 브랜드의 파워가 약하니 시공권을 따내려는 전략으로 하이엔드 브랜드를 내놓은 것이라고 본다. GS건설 입장에선 ‘자이’ 자체가 브랜드 파워가 강해 그럴 필요는 없다. 자이로 다른 건설사들이 내놓은 하이엔드 브랜드와 경쟁해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 올해 GS건설이 서울에서 전통 부촌으로 꼽히는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 재건축 수주를 따낸 것도 그걸 증명한 것이라 본다.”

    [땅집고]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초그랑자이'에 설치된 CGV 영화관. /GS건설

    -건설사도 ‘하드웨어’에서 나아가 ‘소프트웨어’에 신경써야 한다고 했는데.
    “4~5년 전까지만 해도 대형 건설사만 아파트에 커뮤니티 시설을 지었다. 하지만 요즘 분양하는 아파트를 보면 지방 중소건설사가 분양하는 아파트도 수영장·사우나 등을 포함하는 자체 커뮤니티 시설을 만들고 있다. 건설사가 단순히 ‘공사’만 해선 아파트를 차별화할 수 없다는 얘기다. 소프트웨어 경쟁에 더 빨리 진입하는 건설사가 주택 수요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건설사가 제공하는 소프트웨어가 무엇인가.
    “소프트웨어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먼저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에 적용하는 서비스다. 이를 ‘컨시어지 서비스’라고 한다. GS건설은 컨시어지 서비스를 보다 체계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2020년 11월 국내 최초의 커뮤니티 서비스 브랜드인 ‘자이안 비’(XIAN Vie)를 런칭했다. 자이안 비를 통해 자이 아파트 입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주거 서비스를 통합 제공한다. 영화관 ‘CGV’, 식품 제조·유통업체 ‘아워홈’, 자녀 돌봄 서비스 ‘째깍악어’, ‘클래스101’ 등, 각 분야 1위 기업들과 업무 협약을 맺고 입주민들이 최상의 주거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 코로나 영향으로 단지 내 컨시어지 서비스를 이용하는 입주민 비율이 늘고 있는 추세라 그런지, 아파트 단지마다 서비스를 확대해달라는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땅집고] GS건설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자이TV'는 건설사 중 최초로 구독자 50만명을 돌파했다. /자이TV

    두 번째 소프트웨어 전략은 자이 브랜드에 대한 호감을 높이는 서비스다. GS건설은 자체 개발한 어플리케이션 ‘자이 앱’, 유튜브 채널 ‘자이TV’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수요자들에게 다양한 주거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자이 앱’에선 ‘줍줍’(무순위 청약) 접수를 비롯해 단지별 공정률, 아파트 시설 원격 제어가 가능하다. ‘자이TV’에는 새아파트 모델하우스 내부를 둘러보는 영상과 부동산 전문가를 초청해서 만든 토크쇼 영상 등을 올리고 있다. 채널 시청자 통계를 보니 50대가 제일 많다. 아파트를 분양받을 만한 자금 여력을 가진 세대에게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는 얘기다.”

    -소프트웨어(컨시어지 서비스)가 다양해지면, 관리비가 늘어나 싫어하는 입주민도 있을 것 같다.
    “맞다. 이 때문에 입주민들이 자체 수익을 내서 관리비를 낮출 수 있도록 서비스 설계하고 있다. 예를 들면 헬스장이라면 개인 비용을 내야 하는 보관함 락커 수를 늘리고, 골프연습장에선 일정 회수 이상 사용하는 경우 추가 비용을 내게 설정하고, 음료·식품 판매 수익을 낼 수 있는 단지 내 카페를 배치하는 등이다. 각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수익으로 입주민들이 지불해야 하는 관리비를 줄일 수 있다. 비용을 추가로 내는 입주민 입장에선 다른 외부 시설과 비교하면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거부감이 크지도 않다.”

    [땅집고] GS건설이 서울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 조합원들에게 제시한 68층 제안서. /GS건설

    -올해 GS건설의 수주 목표와 전략은.
    “먼저 수주 부문에선 지난 2월까지 서울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 ‘불광5구역 재개발’ 등 총 2조4000억원을 수주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8400억원) 대비 높은 성적이다. 올해 ▲성남 신흥1구역 ▲서울 방화5구역 ▲대전 도마변동5구역 등에 입찰할 계획이며, 장기적으로는 서울 압구정 등 입지 좋은 재건축 단지 수주에 도전할 것이다.

    코로나 기점으로 전세계가 비대면 시대로 전환한 점을 감안해 GS건설도 가상세계 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다. 이달 분양하는 ‘대구역자이더스타’부터 메타버스에서 새 아파트 분양 삼당·계약을 진행해볼까 한다. 또 분양 홍보 영상 등에 가상인간도 출연시켜 볼 계획이다. 앞으로도 최대한 고객들의 시간을 절약하면서 ‘자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방식으로 브랜드 전략을 펼칠 것이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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