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03.10 07:28
[NFT 완전정복 1기] 채상우 인블록 대표 “NFT 시장에선 사진 한 장을 5.6억에 팔 수도 있죠”
[땅집고] “그동안 일반인들이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라고 하면 주식이나 부동산, 금융기관이 운영하는 파생상품 정도가 전부였죠.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코인 붐’이 일면서 디지털 자산에 관심이 확 쏠리는 분위기입니다. 아직은 조금 생소하지만, 앞으로는 코인에 이어 ‘NFT’도 가상 투자처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NFT’(Non Fungible Token)는 대체 불가능한 토큰이라는 뜻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해당 자산이 ‘원본’임을 입증하는 가상 자산을 의미한다. 자산에 대체할 수 없는 해시값(표식)이 붙으며, 소유권이나 판매 이력 등 관련 정보가 모두 블록체인에 기록된다. 이런 특성 때문에 코인 등 기존 가상자산의 취약점으로 꼽혔던 희소성과 안전성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다. 하지만 일반인에게는 용어가 아직 생소해 투자에 나서기 전 기본 개념과 투자 전략 파악이 필수다.
지난 4일 만난 채상우 인블록 대표는 “디지털 자산을 통해 수익을 얻고 싶은 투자자라면 하루라도 빨리 NFT 시장에 대해 공부하고, 투자 노하우를 습득하기를 추천한다”며 “현재 NFT가 그림 등 예술품에 주로 적용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부동산까지 퍼질 것”이라고 했다. 채 대표는 올해로 15년째 IT업계에 몸담고 있는 베테랑이다. 2016년 블록체인 기술회사 인블록을 설립하고, 국내 최초로 하이퍼레저 패브릭을 기반으로 한 암호화폐 ‘메타코인’을 발행했다. 인블록은 올해 말 자체 NFT 거래소인 ‘핫딜’을 선보일 예정이다.
채 대표는 이달 땅집고가 개설하는 ‘NFT 완전정복: 실전 투자의 기초’ 교육 과정에서 ‘NFT 개념과 블록체인 생태계 이해하기’를 주제로 강의한다. 채 대표를 미리 만나 최근 NFT 시장 동향에 대해 들어봤다.
―NFT 시장, 대체 얼마나 ‘핫’한가.
“2020년 봄 무렵부터 그림·사진 등 예술품을 기반으로 한 NFT 거래 붐이 일었다. 예술품에 대한 정보를 암호코드로 만든 뒤 블록체인에 적용하고, 이것을 민팅(minting·토큰으로 만드는 것)해서 만든 NFT를 사람들이 사고 파는 것이다. 현재 세계 최대의 NFT 거래소인 ‘오픈시(Open Sea)’를 보면 0.5~2이더리움(이날 오후 3시 기준 165만~670만원)에 등록된 매물이 가장 많다.
대표적인 NFT 거래 사례를 보자.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州) 주택가 화재 현장에서 한 소녀가 웃고 있는 사진이다. 2005년 찍힌 사진으로, 재난 상황과 어울리지 않는 소녀의 묘한 미소 때문에 온라인 사이트에 ‘재앙의 소녀’라는 ‘짤’로 퍼져 유명세를 탔다. 지난해 4월 이 사진이 NFT 거래소인 파운데이션에서 180이더(50만달러·당시 약 5억6000만원)에 팔렸다. 또 우주를 날아다니는 고양이 캐릭터 ‘냥캣’은 지난해 2월 중순 300이더(59만달러·약 7억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NFT에 어떤 장점이 있길래 적지 않은 금액에 거래가 이뤄질까.
“일단 희소성 때문이다. 가상 자산이긴 하지만 세상에 하나 밖에 없어 대체 불가능한 상품이기 때문에, 내가 보유한 NFT가 시장에서 가치있다고 인정받기만 하면 가격이 굉장히 빠르게 상승한다. 큰 시세 차익을 낼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이 과정에서 자기가 가진 NFT 가치를 올리기 위해 인터넷 상에서 다양한 마케팅 활동도 이뤄진다.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믿고 거래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NFT 소유자에 대한 거짓 정보가 없고 정보를 위조·변조하는 것이 불가능해, 거래소를 통해 자유롭게 거래해도 된다.”
―예술품 외에 다른 자산을 기반으로 한 NFT는 어떤 것이 있나.
“일단 게임이 대표적이다. 게임 유저들이 NFT로 발행된 ‘나만의 아이템’, ‘레어 아이템’을 갖기 위해 시장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게임 속 세상이 이미 온라인화 되어있기 때문에, 여기에 블록체인만 입히면 완벽한 ‘토큰 이코노미’가 만들어져 시장이 단기간에 활성화한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게임을 즐기던 사람들이 자연스레 NFT에 눈을 돌리면서 앞으로 게임과 관련한 NFT 거래 시장이 더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근 넷마블을 시작으로 카카오게임즈, 위메이드, 크래프톤 등 게엄업체가 NFT 사업에 뛰어들겠다고 공표하기도 했다.
부동산을 기반으로 한 NFT도 있다. 다만 가상부동산이다. 지난해 말 엔시티마케팅이 메타버스 ‘세컨서울’을 출시했다. 실제 서울 지도를 가상세계에 구현하고 이를 6만9300개 타일(조각)으로 쪼개, 각 조각에 대한 청약 접수를 받았다. 그 결과 하루 만에 모든 타일이 청약 마감했다. 서울 삼성동·강남역·잠실 롯데월드몰 등 현실세계에서 입지가 좋다고 꼽히는 타일이 특히 인기였다. 수분양자들은 본인의 타일을 그대로 되팔수도 있고, 여기에 건물을 올리거나 재건축·재개발 등 개발사업을 통해 시세를 높여 거래할 수도 있다. 앞으로는 실제 부동산에도 NFT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NFT 예비투자자들에게 조언한다면.
“현재 가상자산 시장에서 NFT는 도입기다. 아직 시장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초기투자자들이 예상 외의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반대로 큰 손해를 볼 가능성도 크다. 상품별로 옥석이 가려지기까지 1~2년 정도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 동안 NFT에 대해 충분히 공부한 후 시장에 진입해도 늦지 않다.
수수료 문제도 염두에 둬야 한다. 현재 NFT 거래소마다 연 10% 정도 보관료를 받고 있다. 예를 들어 내가 보유한 NFT 가치가 2000만원 정도라면, 거래소에 매년 200만원을 수수료로 건네야 한다는 말이다. 따라서 가치가 급속도로 올라가는 NFT에 투자하면 수수료를 예상보다 크게 물어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상승률이 완만한 상품들을 골라 분산 투자하는 것이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