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03.01 03:35
[땅집고] “그동안 친구랑 함께 살았죠? 원룸인데 두 명이 지냈으니 월세 더 내세요. 보증금은 절대 못 돌려줍니다.”
2020년 경북의 한 중소도시에서 원룸을 구한 20대 A씨. 14평짜리 원룸이었는데 보증금 200만원, 월세 43만원 조건이었다. 임대차계약 기간인 1년이 지나 다른 집으로 이사한 A씨는 집주인 B씨에게 청천벽력 같은 통보를 받았다. 원룸 보증금 200만원을 못 돌려주겠다는 것.
B씨가 보증금 반환을 거부하는 이유가 뭘까. B씨는 “A씨가 원룸에 혼자 산다고 해서 월세를 43만원으로 책정했는데, 알고보니 동거인이 있었다”며 “두 명이 살았으니 이제라도 월세를 45만원으로 재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1년치 추가 월세 24만원을 보증금 200만원에서 공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B씨는 공제액을 뺀 나머지 보증금도 못 돌려주겠다는 입장이다. A씨가 층간소음을 내는 바람에 아래층 세입자가 참다 못해 이사했는데, 이후로 3개월 동안 세입자를 못구해 해당 원룸 월세 총 129만원까지 손해봤다는 것. B씨는 A씨의 흡연으로 벽지·환풍기 등을 교체하느라 42만원이 들었고, A씨를 세입자로 들이면서 스트레스를 받아 배우자가 MRI 촬영에 쓴 병원비(26만원)도 보증금에서 모두 차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씨는 억울하고 어이없다고 하소연한다. 원룸에 가끔 친구가 방문한 적은 있지만 같이 살지는 않았다는 것. 또 본인은 비흡연자이며 아래층과 층간소음으로 인한 마찰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결국 막막했던 A씨는 대한법률구조공단을 찾아 법적 도움을 요청했다. 유현경 대한법률구조공단 변호사는 “A씨와 B씨가 맺은 임대차계약은 원룸 1채에 대한 계약일 뿐, 원룸 안에 거주하는 사람 수를 정하는 계약이 아니었다”며 “아래층 세입자가 퇴거한 후 새 세입자를 구하지 못한 것은 A씨와 무관하다”고 변론했다.
이달 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대구지방법원은 “B 씨 주장에는 객관적 자료가 없다. 보증금에서 B씨가 주장한 비용을 공제해야 할 이유를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B씨는 A씨에게 보증금 전액인 2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드디어, 종부세 폭탄 터졌다. 아파트 사고팔기 전 재산세, 종부세 확인은 필수. ☞클릭! 땅집고 앱에서 전국 모든 아파트 세금 30초만에 확인
▶돈버는 부동산 실전 투자 전략을 동영상으로 만나보세요. [증여편] [재개발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