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02.26 08:41 | 수정 : 2022.02.28 11:29

[땅집고] “1억이면 큰 돈인데…. 첫 방에 바로 구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서울에서 전세로) 집 구하는게 쉽지 않네요.”
최근 여행 전문 유튜버 곽튜브(본명 곽준빈)가 올린 ‘1억으로 미쳐버린 서울 집 구하기 현실버전’ 영상이 젊은층 사이에서 화제다. 곽튜브가 딱 1억원 예산으로 서울에서 전셋집을 구하러 다니는 내용을 담았는데, 이 돈으로 구할 수 있는 전세 매물 자체가 없을 뿐더러 간신히 금액을 맞춘 전셋집은 속된 말로 ‘코딱지’만 해서다.


A씨는 “지난해 코로나 때문에 대학생들이 (신촌에) 오지 않으면서 월세가 낮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다시 돌아오면서 이제 집 보러 오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은데, 비싼 월세를 주고도 들어갈 수 있는 방이 많이 없다”며 “1억대에 (전셋집) 찾으시려면 신림 쪽”이라고 전했다.

A씨의 조언에 따라 곽튜브는 “다시는 얼씬도 안하겠습니다”라며 지하철 2호선 신림역을 끼고 있는 관악구 신림·봉천동으로 향했다. 이 일대는 서울에서 집값이 비교적 저렴하고 원룸이 몰려 있어 대학생과 젊은층 거주 비율이 높아 속칭 ‘자취의 성지’라고 불린다.
곽튜브는 봉천동 소재 공인중개사사무소에서 근무하는 B씨를 찾았다. “저는 신축 풀옵션은 전혀 상관 없고 그냥 큰 집, 투룸이나 쓰리룸을 찾고 있다”는 곽튜브의 말에 B씨는 “서울 평균 원룸 전셋값이 1억5000만원이다. 이 일대가 신촌보다는 싸지만, 저기 보이는 빨간 벽돌집 투룸 전세가 3억4000만~3억5000만원”이라고 했다.
B씨는 “(최근 전세보증금 상승률) 패턴을 보면 1년에 50%씩 올랐다. 정확히 2년 전에 2억이었던 게 지금은 4억”이라며 “1억이면 투룸은 포기해야 한다”고 했다.

결국 곽튜브는 B씨를 따라 전세보증금 9000만원 원룸을 방문했다. 곽튜브는 이 집에 들어서자마자 “허”라고 탄성을 지르며 “진짜 좁다, 끝이죠 이게?”라고 했다. 방이 2평 남짓이라 한 명이 생활하기에도 턱없이 작았던 것. 실제로 곽튜브가 이 방에 가로로 누웠더니, 손과 발이 각각 양쪽 벽에 닿을 정도였다. 침대 등 세입자가 원하는 가구를 추가로 들이기도 어려운 셈이다.

그런데 집주인은 이 조그만 2평짜리 원룸에 옵션으로 스타일러를 뒀다. 통상 스타일러가 냉장고·에어컨 같은 필수 가전제품이 아니라 100만원대 이상 호화가전으로 분류되는 점을 감안하면, ‘미스 매치’인 셈이다. 곽튜브가 “집주인분이 옷을 되게 신경쓰시나봐요”라고 하자, B씨는 “그래도 자기 집을 잘 봐달라는 의미로 넣어 놓은 것 같다”고 대답했다.
“이런 집도 잘 나가냐”는 곽튜브의 질문에 B씨는 “그럼요”라며 “어쨌든 고시원에 들어가서 사는 것보다는 나으니까…”라고 했다. 세입자들이 서울의 ‘미친 집값’에 치이고 있지만, 본인의 조건에서 최선의 집을 찾아 각자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4년여 동안 서울 집값이 폭등 수준으로 오르면서 지난해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이 11억원을 돌파하고, 빌라는 3억원대를 넘겼다. 그럼에도 1억원이 결코 적은 돈은 아니다. 세입자들이 1억원으로 서울에서 구할 수 있는 전셋집은 ‘꼴랑 2평’이라는 데 대해 네티즌 반응도 뜨겁다. 곽튜브 영상에는 38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지방에선 1억이면 방 2개 딸린 아파트 전세도 가능한데, 서울 집값이 진짜 미치긴 했나보다”, “사회초년생들에게 참 잔인한 세상이다” 같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드디어, 종부세 폭탄 터졌다. 아파트 사고팔기 전 재산세, 종부세 확인은 필수. ☞클릭! 땅집고 앱에서 전국 모든 아파트 세금 30초만에 확인
▶돈버는 부동산 실전 투자 전략을 동영상으로 만나보세요. [증여편] [재개발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