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02.25 15:26 | 수정 : 2022.02.25 16:04
정부가 오는 2025년까지 고속도로 건설 중장기 투자 계획을 담은 ‘제2차 고속도로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경부고속도로 화성~서울 지하도로, 영월~삼척, 성주~대구 등 총 37개 신설·확장 사업에 55조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길따라 돈이 흐른다는 말처럼 고속도로 신설·확장은 부동산 투자 핵심 포인트다.
[2차 고속도로 5개년 계획] ⑥동서3축 끊어진 허리 ‘무주~성주~대구’ 잇는다
[2차 고속도로 5개년 계획] ⑥동서3축 끊어진 허리 ‘무주~성주~대구’ 잇는다
[땅집고] 이번 제 2차 고속도로 건설 계획에 영호남을 연결하는 동서3축 중심부 구간을 연결하는 고속도로가 포함됐다. 경북 내 낙후지역인 성주에서 대구까지 연결하는 ‘성주~대구 고속도로(18.3km)’와 성주에서 전북 무주군을 연결하는 ‘무주~성주 고속도로(68.4㎞)’다. 성주~대구 구간은 중점사업, 무주~성주 구간은 일반사업으로 반영했다.
정부는 남북 방향에 비해 개발이 더뎠던 남부 낙후 지역 교통망을 개선하는 동시에 영·호남의 연결성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성주군의 경우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 배치 이후 정부의 피해 보상이 미비했던 만큼 보상 차원에서 이번 고속도로 조기 착공을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속도로 신설로 성주, 무주 지역뿐만 아닌 동서3축의 주요 도시 전주와 대구시 부동산 시장에도 호재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 동서3축 남은 구간 ‘무주~성주’, ‘성주~대구’ 고속도로 신설
‘성주~대구 고속도로(18.3㎞)’와 ‘무주~성주 고속도로(68.4㎞)’는 전북 김제시 새만금 일대와 경북 포항까지를 잇는 동서 3축고속도로의 일부 구간이다. 성주~대구 고속도로는 총 사업비 7916억원, 무주~성주 구간은 3조400억원이 들 전망이다. 동서3축 고속도로는 1999년부터 사업이 시작된 이후 무주~대구 구간을 제외하면 대부분 구간이 개통했거나 착공했다. 2004년 대구~포항구간이 개통했고, 2018년에는 새만금~전주 구간이 착공했다.
하지만 성주~대구 고속도로의 경우 경상북도와 대구시가 20년 넘게 추진했지만 번번이 건설이 무산됐다. 이 구간은 건설 대상 사업으로 선정된 이후 예비타당성 조사를 3번이나 거쳤지만 늘 고배를 마셨다.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다.
경북도와 대구시는 이번엔 반드시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성주의 경우 사드 기지 건설로 피해를 본 성주지역에 대한 피해 보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또 2028년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개항 이전에 도로가 개통해야 한다는 요구도 있다.
성주군의 경우 사드 배치 문제로 주민과 국방부 사이 갈등의 골이 깊어진 상태다. 성주군 주민들은 사드 기지 설치 후 정부에 요청한 지원사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며, 사업들의 현실성도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일부 주민과 사드 기지 반대 단체 회원들은 기지 공사용 자재나 장병 생활 물자가 반입될 때마다 도로에서 시위를 벌여 현지 경찰과 충돌을 빚고 있다. 이에 지난해 5월 성주군은 민·관·군 상생협의회를 출범하고 사드 배치에 대한 실질적 보상 방안을 논의했다. 당시 성주~대구 고속도로 신설안이 검토됐다.
이병환 성주군수는 지난달 정부 서울청사에서 김부겸 총리를 면담한 자리에서 성주 대구고속도로 조기 건설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 군수는 이 자리에서 “기재부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사업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정책적인 판단과 각별한 관심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성주에서 전북 무주까지 잇는 ‘무주~성주’ 고속도로 구간 역시 예타 면제가 관건이다. 이 도로는 영월~삼척과 영동~진천 등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예산을 투입하는 도로지만, 중점사업이 아닌 일반사업으로 계획돼 비용이 뒷받침되지 못할 경우 무산 우려도 있다. 이해양 무주군 의원은 “농·어촌 소도시에 건설하려는 고속도로는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해야 한다”며 “경제성을 절대적으로 우선시하는 예비타당성조사 방식으로는 또 산을 넘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 동서3축 주요 도시 ‘전주’·’대구’ 부동산 시장엔 호재
두 고속도로가 개통해 동서3축이 하나로 연결되면 성주, 무주군 주민들은 물론 주택 단지가 밀집한 전주와 대구 지역도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한국 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대구는 아파트값이 8.29%, 전주시는 9.87% 상승했다. 하지만 올들어 전주는 지속적으로 집값이 상승했지만, 대구는 그동안 공급 물량이 포화 상태에 이르며 하락세를 나타냈다. 지난 1월 전주는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이 0.38%로 전북에서 세번째로 상승률이 높았고, 대구시는 -0.34%를 기록해 광역시 중 변동률이 가장 낮았다.
대구시의 경우 당장은 물량 해소에 집값이 정체했지만 통합신공항 접근성 향상과 관련해 성주~대구 고속도로 외 3개 사업이 더 확정돼 교통망 효과에 대한 기대감은 높은 상황이다. 중앙고속도로 읍내 분기점~군위 분기점 24.3㎞(총사업비 6092억원) 구간과 중부내륙고속도로 김천 분기점~낙동 분기점 24㎞(총사업비 4770억원) 구간 도로 확장, 성주 고속도로를 포함해 북구미 나들목~군위분기점 24.9㎞(1조 5468억원) 등이 확정됐다.
‘대구의 강남’이라고 불리는 수성구 궁전맨션은 131㎡ 13억8500만원에 거래돼 올해 대구에서 팔린 아파트 중 가장 비쌌다. ‘만촌삼정그린코아에듀파크’ 84㎡가 13억57000만원, ‘범어SK뷰’ 84㎡가 올들어 13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전주는 혁신도시 위주로 집값이 강세였다. 전주 덕진구 송천동2가 전주 혁신도시에 있는 ‘에코시티자이’ 116㎡는 지난 1월 9억3000만원에 거래돼 전주 최고가를 기록했다. 그밖에도 ‘호반베르디움더클래스’ 118㎡는 7억6000만원에, 에코시티더샵3차 84㎡는 6억3500만원에 팔렸다.
윤지해 부동산R114 연구원은 “도로망 신설이 집값에 반영되는 속도는 철도에 비해 점진적”이라며 “대구시의 경우 세종시처럼 단기 급등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침체를 겪을 것으로 보이지만, 신공항 개항과 맞물려 도로망이 완성돼 실제로 교통 개선 효과가 나타나는 시점에는 집값이 더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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