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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리네 동네'도 신통기획…'우이천' 업고 개발 가속도?

    입력 : 2022.02.24 11:43

    서울시가 신속통합기획 민간재개발 사업 1차 후보지로 21곳을 선정했습니다. 후보지들은 새해 초부터 정비계획수립을 추진해 2023년부터 순차적으로 구역지정합니다. 정비사업이 모두 끝나면 약 2만5000가구의 주택이 들어섭니다. 신속통합기획은 기존 재개발보다 3~5년 이상 사업기간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수요자 관심이 쏠립니다. 땅집고가 1차 신속통합기획 후보지를 집중 분석했습니다.

    [신통기획 후보지 집중분석] 도봉구 쌍문동 724 일대
    [땅집고]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후보지로 선정된 도봉구 쌍문동 724 일대. 우이천을 끼고 있다. /이지은 기자
    [땅집고] 쌍문동을 배경으로 한 국내 애니매이션 '아기공룡 둘리' 캐릭터가 그려진 벽화를 동네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이지은 기자

    [땅집고] 지난 21일 찾은 서울 지하철 4호선 쌍문역. 마을버스를 타고 5분 정도 가니 동네를 가로지르는 우이천 너머로 낡은 저층 단지 ‘백조아파트’가 보였다. 만화 ‘아기공룡 둘리’가 쌍문동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만큼, 이 아파트로 가는 길목마다 주인공 둘리와 그의 친구들 고길동, 또치, 희동이, 마이콜 등이 등장하는 빛바랜 벽화가 펼쳐졌다. 외관 곳곳에 금이 간 ‘백조아파트’ 정문엔 ‘경축,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적용 민간재개발 후보지 선정’이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
    [땅집고] 백조아파트 정문에 걸려 있는 신속통합기획 후보지 당선 축하 현수막. /이지은 기자

    1981년 준공 ‘백조아파트’가 포함된 도봉구 쌍문동 724 일대가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후보지로 선정됐다. 총 1만619㎡로 후보지 총 21곳 중 면적이 가장 작다. 토지 등 소유자는 135명이다. ‘백조아파트’가 총 104가구인 점을 감안하면, 이 구역 소유자 대부분이 ‘백조아파트’ 주민이다.

    이영오 도봉구 쌍문동 724 민간재개발사업 추진위원장은 “원래 가로주택정비사업으로 하려고 했는데, 이번에 신속통합기획 공모에 당선됐다”라며 “최소 350가구 이상 아파트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땅집고] 서울시 도봉구 쌍문동 724 일대 구역도 및 입지. /서울시

    쌍문동 724 일대는 남쪽으로 우이천을 끼고 있고, 북서쪽으로는 북한산을 볼 수 있는 지역이다.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은 4호선 쌍문역과 수유역이다. 다만, 전철역까지 두 역 모두 걸어서 20분 정도 가야 하는 비(非) 역세권이다. 버스를 타면 5~10분 정도 걸린다. 신속통합기획 후보지 중 역세권이면서 면적이 작고, 역세권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면 입지 경쟁력은 다소 떨어지는 지역이다.

    하지만 쌍문동 일대에 신축 아파트가 거의 없는 점을 감안하면 신속통합기획 사업으로 개발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희소성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쌍문동에 입주한 지 10년 미만인 아파트가 ▲2021년 ‘쌍문역시티프라디움’(112가구) ▲2019년 ‘쌍문리버뷰’(44가구) ▲2013년 ‘북한산코오롱하늘채’(293가구) 총 3곳 뿐이다.

    [땅집고] 서울 노원구 창동,상계지역에 진행될 중랑천 1호 지천 르네상스 사업 조감도. 동부간선도로를 지하화하고 그 위에 수변 공원 등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입지 경쟁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강점도 있다. 이 지역 신속통합기획 사업이 오세훈 시장의 ‘지천 르네상스’ 구상과 맞물려 유독 속도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쌍문동 724 일대가 우이천과 맞붙어있기 때문이다. 지천 르네상스란 한강 본류를 비롯해 서울 전체를 관통하는 70여개의 물길 일대를 지역 경제 활성화 공간으로 개발하는 것으로, 지난 10월 오 시장이 공개한 사업이다. 오 시장이 10년 전 한강변을 중심으로 서울을 개발했던 ‘한강 르네상스’ 사업의 후속인 셈이다.

    신속통합기획 후보지 선정 이후 쌍문동 724 일대 주택 거래는 뚝 끊겼다. 후보지 선정과 동시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선정돼, 실거주하는 경우가 아니면 이곳에서 집을 살 수 없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 거래는 지난해 10월 ‘백조아파트’ 전용 64㎡가 4억7900만원 최고가에 팔린 건이다. 2020년 10월 3억2000만원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약 1년 만에 집값이 50% 정도 올랐다.

    [땅집고] 서울시 도봉구 쌍문동 724 일대 거래와 인근 34평 아파트 실거래가 비교. /이지은 기자

    쌍문동 724 일대가 새 아파트로 탈바꿈하면 시세는 어느 정도 될까. 현재 쌍문동에 300가구 이상인 신축 단지가 없어 정확한 비교는 어렵다. ‘백조아파트’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있는 ‘북한산코오롱하늘채’(2013년·293가구) 84㎡가 지난 12월 8억5800만원, ‘쌍문e편한세상’(2007년·141가구) 84㎡가 이달 7억6500만원에 각각 팔렸다. 두 단지 모두 ‘백조아파트’처럼 비역세권이면서 단지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집값이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정비구역 지정이 관건이다. 주민들은 오 시장 임기인 올해 6월 말까지는 정비구역으로 지정돼야 사업이 구체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는데, 서울시가 지난해 말 후보지를 선정한 이후 지금까지 별다른 후속 절차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 만약 오 시장이 재선에 실패할 경우 ‘오세훈표 재개발’인 신속통합기획 사업이 유야무야 될 가능성도 있다. 이영오 추진위원장은 “아직 서울시가 기본계획수립을 위한 예산조차 편성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라며 “동네 개발이 오랜 기간 늦춰져온 만큼 하루라도 빨리 구역 지정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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