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02.23 11:02 | 수정 : 2022.02.23 11:26
[땅집고] “예전에는 이 아파트가 미분양 나서 8억원 깎아준다던 아파트였거든요. 지금 집값은 말 그대로 ‘미쳤네요’.”
최근 4년여 동안 집값이 ‘폭등’ 수준으로 올라 수도권에 내 집 마련하기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워졌다. 하지만 10년 전까지만 해도 부동산 시장 침체로 새 아파트마다 미분양이 터져나와, 건설사들이 아파트를 할인 분양하는 일이 적지 않았다.
서울 아파트도 예외 없이 할인 판매 대상이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강동구 고덕동에 ‘고덕아이파크’다. 지상 최고 20층 14개동에 1142가구 규모 대단지면서, 지하철 5호선 고덕역까지 걸어서 10분 정도 걸리는 단지다. 2009년 이 아파트를 처음으로 공급했는데, 미분양이 발생하자 조합과 건설사 측은 2011년 2년 전 최초분양가보다 최대 41% 할인하는 조건으로 특별 분양을 시작했다.
구체적으로 분양가를 얼마나 깎아줬을까. 가장 큰 전용 214㎡(약 65평)가 2009년 19억5969만~20억1014만원이었는데, 2011년에는 11억4642만~13억6770만원으로 할인분양했다. 최대 8억1300여만원 낮아진 것이다.
최근 주택시장에서 선호도가 가장 높은 중소형인 25평(전용 59㎡)은 기존 5억~6억원대에서 19~24%(1억1700만~1억3100만원)정도 할인했고, 84㎡의 경우 15~28%(1억2600만~2억3200만원) 정도 싸게 분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서구 화곡동 주상복합 ‘강서그랜드아이파크’도 마찬가지다. 미분양이 발생해 최초분양가에서 최대 43% 할인에 나섰다. 지하 7층~지상 최고 18층, 3개동, 총 159가구 규모다. 2010년 준공 당시 3.3㎡(1평)당 2000만~2300만원대였던 분양가를 1300만원대로 낮춰서 ‘파격 할인분양’했다는 언론 보도가 여럿 있다. 예를 들어 분양가 8억6000여만원이던 112㎡(42평)를 6억원 정도에 공급하면서, 발코니 무료확장과 시스템 에어컨 무료 설치 옵션까지 제공했다는 설명이다.
현재 이 단지들 집값은 얼마나 올랐을까. 먼저 ‘고덕아이파크’의 경우 214㎡가 지난해 9월 23억2000만원, 84㎡는 지난해 10월 16억원에 각각 팔렸다. 만약 이 아파트를 특별할인 가격에 분양받았다면 10년 사이에 최대 2배 이상 차익을 얻은 셈이다.
‘강서그랜드아이파크’는 총 159가구 소규모 아파트라 지난 10년 동안 국토교통부에 등록된 실거래 건수가 비교적 적다. 그럼에도 집값 오름세는 뚜렷하다. 2012년 7억원이던 126㎡(47평)이 지난해 5월 12억3500만원 최고가에 팔렸는데, 현재 온라인 부동산 중개사이트에는 최고 15억원에 매물로 나와 있다. 집값이 10년 만에 호가 기준으로 2배 이상 올랐다.
과거 할인분양하던 서울 아파트 집값이 10년 만에 천정부지로 올라버린 사실을 접한 사람들은 “당시에는 ‘집 사면 손해’라는 인식이 있어 다들 전세 살았는데 너무 아쉽다, 그때 분양받았어야 했다”, “부동산 사이클이 통상 10년 주기로 돌아간다는데, 앞으로는 집값이 떨어지기를 바라야겠다”는 등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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