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02.23 03:24
[땅집고] “와, 반지하 집에 곰팡이 많이 생기는 건 알았지만 이건 정말 ‘레전드’네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반지하에 살면 절대 안되는 이유’란 제목의 사진이 화제다. 좁은 원룸 방인데, 벽지가 온통 새카만 곰팡이로 뒤덮여있어 보는 사람들에게 충격을 준다. 이 사진을 접한 사람들은 “이런 집에서 어떻게 사냐, 보기만 해도 몸이 간지럽다”, “정말 소름 돋는다, 아무리 돈 없어도 곰팡이 천지인 집은 안 갈 것 같다”라는 등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해당 사진은 2015년 7월 전북 우석대 학생 A씨가 페이스북에 올린 것이다. A씨는 “방문을 다 잠그고 한 달 동안 집을 비웠는데, 집 문 열고 들어오는 순간 식겁했다. 곰팡이가 이렇게 번져있을 줄 상상도 못했다”라며 “아무리 장마철이라고 해도 이건 너무 심한 것 아니냐, 집주인 아저씨는 나몰라라 하면서 문 열고 보일러 틀어놓으라는 둥 X소리만 한다”고 적었다. 이어 그는 “친구는 (같은 원룸 건물) 2층 사는데 살짝 보니 멀쩡해보였다”고도 했다.
실제로 주거 비용을 아끼기 위해 지상층보다 저렴한 반지하 주택에 입주했다가 A씨처럼 ‘곰팡이 테러’를 겪고 경악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통상 반지하 집은 지반과 벽이 맞닿아있어, 구조상 땅에서 올라오는 습기를 조절하기 취약하고 환기가 어려워 곰팡이가 자주 피곤 한다. 건축업계에 따르면 집 안과 바깥 온도차가 15도 이상일 때, 혹은 습도가 60~70%도 이상일 때 결로가 발생하면서 곰팡이가 피게 된다.
즉 반지하 주택에 산다면 집 안 습도를 50%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얘기다. 최근 인터넷에서 곰팡이를 제거할 수 있는 다양한 약품을 찾아볼 수 있긴 하지만, 애초에 곰팡이가 피는 원인을 차단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땅집고 건축주대학에서 시공 베테랑으로 꼽히는 김양길 제이아키브 대표는 “반지하 주택 주민이라면 제습기를 필수로 구매해야 한다”라며 “만약 A씨처럼 집을 장기간 비울 경우 ‘영구제습기능’을 선택하고, 제습기 물통에 호스를 꽂아 화장실이나 싱크대 등 공간으로 물을 자동 배출하도록 하면 곰팡이를 방지할 수 있다”고 했다.
벽지에 단열재가 붙어 있는 ‘단열벽지’를 붙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일반 벽지가 ㎡당 3000~4000원 정도 한다면, 단열벽지는 이 금액의 3~4배 정도 된다. 최근에는 벽지 뒷면에 풀이 발라진 접착식 형태의 제품도 있어 혼자서도 충분히 시공 가능하다.
김양길 대표는 “모든 반지하가 곰팡이에 취약한 것은 아니다. 반지하여도 지면과 집 벽을 띄워서 지은 주택이라면 결로가 생겨도 배수가 되기 때문”이라면서 “하지만 노후주택 반지하라면 이런 설계를 적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 집을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A씨는 본인이 피해자라고 생각하고 글을 올렸지만, 실제로 법적으로 따져보면 집주인이 피해자이고 피해보상 책임은 A씨에게 있다는 의견이 많다. 변호사들은 임차한 반지하 주택에 곰팡이가 필 경우, 관리 책임은 세입자에게 있는 경우가 많다. 부동산 전문인 엄정숙 법도종합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반지하 주택이 구조상 곰팡이 발생에 취약하긴 하지만, 환기·습도 등 관리만 잘 해주면 되는 문제”라며 “A씨의 경우 한 달이나 집을 비우는데도 집주인에게 ‘방을 봐달라’는 등 따로 언질을 주지 않는 등 주택 관리에 소홀했기 때문에, 원상복구 의무를 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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