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02.16 14:29 | 수정 : 2022.02.16 14:54
[땅집고] “와~ 여기가 카페야, 휴양지야?”
경기도 김포시 대곶면에 위치한 4000평 규모 초대형 카페 ‘수산공원’. 최근 인스타그램에 관련 게시물만 1만3000건이 넘을 정도로 매우 핫한 카페다. 1층은 카페와 베이커리, 2층은 브런치와 초밥 레스토랑, 3층은 천국계단과 트릭아트 공간이다. 카페 내부는 바닷 속 산책을 테마로 꾸며졌다.
천장 위에는 떼로 헤엄을 치는 물고기 장식, 해변가의 색감으로 꾸며진 선베드와 좌석이 있어 전 구역이 포토존으로 쓰인다. 카페 한복판 초대형 스크린은 바닷속을 비춰준다. 바로 옆 건물에는 아쿠아리움 몬스터리움과 키즈카페 오키드키즈가 있다. 젊은 커플은 물론 아이와 함께 놀 곳을 찾는 사람들이 놀거리와 볼거리, 먹거리가 확실한 초대형 카페로 몰려들고 있다.
이처럼 근래 젊은 세대 사이에서 초대형 카페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2년 넘게 이어지면서 갈 곳을 잃은 사람들이 여행과 휴식을 겸한 공간으로 초대형 카페를 찾기 시작한 것. 초대형 카페 유행은 전국으로 퍼지고 있다. 다만 초대형 카페가 흥하면서 비슷한 콘셉트의 가게가 우후죽순으로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확실한 소프트웨어 차별화 없이 하드웨어만 강조하는 초대형 카페가 양산될 경우 매장을 유지하기 힘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초대형 카페는 땅 부지, 주차장, 건물 크기 모두 일반적인 카페를 훨씬 뛰어넘는다. 작게는 500평에서 1만 평쯤 되는 경우도 있다. 규모가 큰 만큼 상주 직원이 많고 메뉴도 다양하다. 자리가 많아 아쉽게 발걸음을 돌리지 않아도 된다. 이런 카페 대부분은 도심 외곽에 있다. 자동차를 타고 가야 이용할 수 있지만 인기 카페는 입소문을 타고 항상 방문객으로 가득찬다.
카페마다 콘셉트는 다양하다. 주변 입지를 활용해 리버뷰나 오션뷰를 강조한 루프탑, 통유리로 선베드를 들이거나 카페 내부에 공원을 만들어 온실 정원으로 꾸미는 경우도 있다. 박물관처럼 독특한 설치 미술품으로 실내외를 꾸며 볼거리를 늘리는 곳도 있다. 공통점은 내부 층고를 최대한 높여 개방감을 살리고, 건물 사이 통로를 쾌적하게 조성하는 방식도 유행이다. 주변 입지를 활용한 조경, 독특한 내부 인테리어, 광활한 공간감 등 요소가 초대형 카페의 성공 요인이다.
초대형 카페는 전국 각지에 있다. 대형 카페가 많이 들어서는 경기도 파주시에는 500평 규모 ‘더티트렁크’가 대표적이다. 감각적인 인테리어와 디저트, 식사 메뉴로 파주를 인스타그램 상권으로 만들었다. 더티트렁크 이후 인근에 초대형 카페가 속속 들어서고 있다. 대구시 근교인 경북 청도군에 있는 카페 ‘버던트’(3000평), 제주도 제주시 카페 ‘미스틱 3도’(5000평), 경기도 남양주 카페 ‘베이커리 씨어터’(1만 평) 등도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입소문이 난 대표적인 카페다.
■ 미사리 라이브카페서 시작…성수동 대림창고가 확산 시발점
국내 초대형 카페의 시초는 경기 하남시 미사리 라이브카페라고 알려져 있다. 수도권 외곽인데 통기타 가수 공연을 보기 위해 5060세대들이 모여들며 명소로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미사리 라이브카페는 2010년대 이후 인기가 시들해졌다. 업계에서는 최근 대형 카페 확산의 시발점이 된 곳을 서울 성동구 성수동 대림창고라고 본다. 500평 이상 창고를 카페로 개조해 이른바 창고형 대형 카페의 시작을 알렸다.
공간기획 전문 스타트업인 글로우서울 유정수 대표는 “음식점은 하나의 메뉴로 지역을 사로잡기가 힘들다. 초대형 한정식집을 차렸다고 해서 옆에 있는 태국음식점 수요를 끌어올 수 없다”며 “반면 카페는 결국 커피로 귀결된다. 초대형 카페 한 곳이 100곳의 작은 카페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초대형 카페는 커피 맛이 없고 비싸기만 하다는 지적을 받는 경우도 많지만,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며 “다만 개성이 중요하다. 개성이나 확실한 콘셉트 없이 크기만 한 초대형 카페들은 멀리 봤을 때 힘들어 질 수 있다”고 했다. 이제 카페는 단순한 리테일 사업장이 아닌 공간임대 사업으로 진화하면서 대형 카페가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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