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02.15 06:56
[땅집고] 미국 할리우드 배우 브래드 피트가 친환경 건축 사업으로 지은 주택 150여채가 완공 10년 만에 썩어 무너지고, 독성 곰팡이로 뒤덮여 논란이 되고 있다. 브래드 피트의 유명세를 믿고 주택을 매입했다가 독성 곰팡이 때문에 사망한 입주민도 나오면서 소송 사태로 번졌다.
문제의 ‘독성 곰팡이 집’은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로어 나인스 워드에 있다. 이 곳은 2005년 발생한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미국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주민 대부분이 흑인 빈민층이다. 당사 뉴올리언스 80%가 침수됐고 루이지애나주에서만 1500명 이상이 사망하고 걸프 코스트 지역에선 100만명 이상 이재민이 발생했다. 주민들은 한 순간에 집을 잃고 생계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아직까지도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재난으로 남아 있다.
이 소식을 접한 브래드 피트는 2006년 본인 소유의 재단 ‘메이크 잇 라이트’(make it right)와 함께 주택 복구 사업에 나섰다. 모금 활동을 통해 친환경 건축 방식으로 집을 재건하고 약 150가구를 입주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재단은 허리케인 피해자들에게 한 채당 15만달러(약 1억8000만원) 이하 저렴한 가격으로 주택을 공급했으며, 2016년 기준으로 총 109가구를 지었고 2680만달러(320억여원)를 지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브래드 피트 표 주택’은 집집마다 하자가 생기면서 입주민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계단 난간이 무너지고 배관이 파열되는 등 집안 곳곳이 썩어나가고 있는 것. 침실 벽과 주방 콘센트에선 버섯이 자라며 흰개미가 우글거리고, 일부 주택에선 독성 곰팡이까지 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브래드 피트가 고집한 친환경 건축법이 강우가 잦은 뉴올리언스 열대 기후와 맞지 않았기 때문에 이 같은 하자가 발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집안을 뒤덮은 독성 곰팡이와 동거하던 입주민 1명은 끝내 사망하기도 했다. 분노한 주민들은 2018년 브래드 피트와 재단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주민 대표로 소송을 제기한 오스틴 변호사는 “재단이 2013년부터 주택에 하자가 적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데도 주민들이 문제를 제기할 때마다 간단한 수리만 해줄 뿐 정확히 어떤 결함이 있는지는 안내하지 않았다”라며 “심지어 수리를 요청할 때마다 ‘비밀유지계약’에 서명하도록 강요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지금은 브래드 피드와 재단이 사무실을 폐쇄해 따로 연락을 취할 수도 없다고 했다.
브래드 피트의 변호인단은 “주택 건설 사업에서 브래드 피트 책임은 없다”며 그의 이름을 소송에서 빼달라는 입장이다. 변호인단은 “브래드 피트는 본인에게 법적 책임은 없지만 이 사태를 긍정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주민들 사이에선 “브래드 피트가 집을 공짜로 준 것이 아니라 아직까지 대출금을 갚고 있는 주민이 적지 않다”라며 “브래드 피트가 자선 사업가라는 좋은 이미지는 다 가져갔으면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는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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