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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찍었다는 '서울 빈부격차 사진'의 기막힌 비밀

    입력 : 2022.02.11 07:14

    [땅집고] 최근 인터넷에 급속하게 퍼지고 있는 '서울의 빈부격차'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땅집고] “이게 외국인이 사진 한 장으로 표현한 ‘서울의 빈부격차’랍니다. 정말 퓰리처상이라도 줘야 하는거 아닙니까?’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떠도는 사진 한 장이 화제다. 하늘을 뚫을 것처럼 높고 화려한 고층 아파트와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 같은 낡은 5 층짜리 아파트가 한 프레임에 담긴 컷이다. 진위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외국인이 찍었다는 설명이 붙었다.

    이 사진을 접한 네티즌들은 “마천루 아파트와 빈민가 주택이 대조를 이뤄, 급성장한 대도시 서울의 이면이 한 눈에 들어온다. 서울의 빈부격차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일각에선 이 사진을 찍은 외국인에게 ‘퓰리처상’(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저널리스트상)을 줘야겠다는 농담까지 나온다.

    그러나 이 사진에는 의외의 반전이 있다. 두 곳 모두 수십억을 호가하는 고가 아파트여서 진정한 빈부격차라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땅집고] 사진 속 고층 단지는 서울 한강변 아파트 중 층수가 가장 높은 용산구 이촌동 '래미안 첼리투스'다. /온라인 커뮤니티

    먼저 사진 속 신축 아파트는 서울 용산구 이촌동에 있는 ‘래미안 첼리투스’다. 최고 56층으로, 서울 한강변에 지은 아파트 중 가장 높다. 1974년 준공한 ‘렉스아파트’를 헐고 최고 56층, 3개동, 460가구로 재건축한 단지다. 2015년 입주했다. 아이유, 유인나, 지코, 크러쉬 등 연예인이 여럿 거주한다고 알려졌다.

    ‘래미안 첼리투스’ 집값은 얼마나 비쌀까. 이 단지 전용 124㎡(공급 166㎡)가 지난달 50억9998만원에 팔렸다. 3.3㎡(1평)당 가격을 계산해보면 1억138만원에 달한다.

    [땅집고] 사진 속 낡은 아파트는 서울 용산구 이촌동 '왕궁맨션'이다. 현재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네이버 부동산

    바로 옆 낡은 아파트는 ‘왕궁맨션’이다. ‘래미안 첼리투스’와 마찬가지로 서울 용산구 이촌동에 있다. 1974년 입주해 올해로 49년째다. 최고 5층, 5개동, 총 250가구 규모다. 주택형은 침실 4개 짜리 전용 102㎡(공급 104㎡) 하나로 구성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등록된 ‘왕궁맨션’ 가장 최근 거래는 지난해 8월 26억4500만원에 팔린 건이다. 현재 온라인 중개사이트에 호가가 최고 35억원까지 올라 있다. 평당가로 따지면 실거래가 기준 8392만원, 호가 기준 1억1105만원인 셈이다. 호가로 따져보면 앞서 ‘래미안 첼리투스’보다 더 비싼 셈이다.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이 낡은 ‘왕궁맨션’ 집값이 이렇게 비싼 이유가 뭘까. 바로 이 아파트가 한강변 입지면서 재건축 사업까지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왕궁맨션’은 일반분양으로 수익을 내지 않는 ‘1대 1 재건축’ 방식을 채택했다. 현재 건축심의를 마치고 사업시행계획인가를 신청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용적률이 148%로 낮으면서 대지지분은 21평으로 큰 편이다. 모든 가구에서 한강 조망이 가능해 이촌동 재건축 단지 중에서도 알짜로 꼽힌다. 2009년 삼성물산이 이 아파트 시공권을 따낸 점을 감안하면, 재건축 후 ‘래미안’ 브랜드를 달 것으로 보인다.

    ‘래미안 첼리투스’와 ‘왕궁맨션’ 집값 차이가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한 네티즌들 사이에선 “역시 서울에선 어떤 아파트든 비싸다”, “떠돌고 있는 사진은 ‘빈부격차’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어느 아파트가 얼만큼 더 비싼지 ‘부부격차’를 보여줄 뿐이었다”는 등 우스갯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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