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02.10 11:41
정부가 오는 2025년까지 고속도로 건설 중장기 투자 계획을 담은 ‘제2차 고속도로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경부고속도로 화성~서울 지하도로, 영월~삼척, 성주~대구 등 총 37개 신설·확장 사업에 55조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길따라 돈이 흐른다는 말처럼 고속도로 신설·확장은 부동산 투자 핵심 포인트다.
[2차 고속도로 5개년 계획] ① 경부고속도로 화성~양재IC에 지하도로 뚫는다
[2차 고속도로 5개년 계획] ① 경부고속도로 화성~양재IC에 지하도로 뚫는다
[땅집고] 2차 5개년 계획에 포함된 수도권 중점 사업 중 눈길을 끄는 부분이 바로 지하 고속도로 건설이다. 총 3개 노선을 신설할 계획인데, 이 중에서도 ‘화성~서울 지하고속도로’(32.3km)다. 현재 경부고속도로를 따라 지하 터널 방식으로 도로를 놓는다는 것이다. 총 사업비만 3조2051억원으로 추산한다. 이 도로가 개통하면 기존 경부선 교통 체증 해소에도 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주변 부동산 시장에도 파급 효과가 적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주거단지가 몰려 있는 경기 분당신도시, 용인 기흥구 일대, 화성 동탄2신도시 등은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인다.
■“화성~서울 구간, 상·하행 최대 6차로 검토 중”
지하 도로가 뚫리는 경기 화성 동탄~서울 양재IC 구간은 하루 교통량이 평균 20만 대에 이른다. 이는 적정 교통량(13만4000대)의 1.6배에 달한다. 주말이나 출퇴근 시간은 물론 평일에도 늘 도로가 혼잡하다. 정부는 당초 기존 도로 양옆으로 늘리는 수평 확장도 검토했지만 주변에 아파트 등 주택 단지가 많아 천문학적 보상비를 감당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 때문에 지하에 터널을 뚫는 방식으로 도로를 신설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고속도로에서 지상과 지하 구간에서 동시에 차량이 달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재IC 이남 서울~화성 구간에서 기존 고속도로는 그대로 두고 그 아래에 터널을 뚫는다. 지하도로 건설로 여유가 생기는 지상에는 버스전용차로 등을 확대해 대중교통 기능을 더 강화할 계획이다.
지하도로는 현재 6차로인 기존 경부선을 지상에 두고 아래에 상행과 하행 각각 터널을 수평적으로 뚫는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아직 구상 단계이기는 하지만 상행과 하행 터널당 2~3차로씩 총 4~6차로를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계획안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모두 공약으로 내건 경부고속도로 서울 구간(양재~한남) 지하화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는 서울시가 담당하는 구간으로 시가 따로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일각에선 서울 양재~한남 구간 지하화 작업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서울과 가까운 지역에선 교통 개선 효과가 크지 않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토부 관계자는 “교통량을 어떻게 분산할 것인가에 대해 최적 대안을 찾아 서울시와 긴밀하게 협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화성 동탄2지구 최대 수혜…서울 접근성 좋아질 것”
경부고속도로 지화하로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은 화성 동탄2신도시다. 서울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하 도로로 교통량이 분산되면서 용인 기흥과 분당신도시도 서울까지 이동 시간이 줄어들 전망이다.
동탄2신도시의 경우 지난해까지 주택 가격이 크게 치솟았다가 올해는 조정 국면이다. 지난해 9월 13억원에 팔렸던 시범단지 ‘동탄시범대원칸타빌’ 전용 84㎡는 올 1월 12억2000만원(8층)에 거래돼 8000만원 정도 하락했다. ‘시범우남퍼스트빌’ 전용 84㎡는 지난해 14억4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올 1월에는 11억원에 팔렸다. 경부고속도로에서 2km 정도 떨어진 동탄2신도시 외곽 청계동 ‘청계숲사랑으로부영’ 전용 84㎡는 올 2월 7억5000만원에 팔려 작년 최고가와 같은 금액을 유지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경부고속도로는 화성 동탄신도시를 비롯해 수도권 대규모 주택 단지와 접하고 있는만큼 지하화할 경우 교통 개선 효과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날 것”이라며 “다만, 지하 도로는 상행선의 경우 병목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 신호 체계를 잘 운영해야 정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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