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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낡은 마을이 '핫플'이 될 줄이야…그 뒤엔 이 '미다스 손'

    입력 : 2022.02.08 07:09 | 수정 : 2022.02.08 11:11

    “익선동과 창신동 상권을 성공시킨 비결이요? 익선동은 ‘100년 한옥마을’, 창신동은 ‘절벽마을’이라는 지역적 스토리와 색깔을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했습니다.”

    공간 개발 전문가인 유정수 글로우서울 대표는 “두 지역에는 서로 겹치는 매장이 하나도 없다”면서 “건물 가치를 높이려면 동네가 가진 특색과 분위기에 딱 맞아떨어지는 콘셉트의 매장을 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우서울이 만든 디저트 카페 ‘청수당’(위쪽) 풍경과 창신동에 만든 도넛 가게 ‘도넛정수’. 서울의 낙후 지역을 개발해 SNS 명소가 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글로우서울

    그는 서울 종로구 익선·창신동, 대전 동구 소제동 철도관사마을 등 낙후된 일반 마을을 핫플레이스로 개발해 이른바 ‘소셜미디어(SNS) 성지’로 탄생시킨 주인공이다. 글로우서울은 가치가 떨어진 부동산에 새 숨결을 불어넣어 되살려내는 공간 설루션 기업이다. 슬럼화가 극심한 마을, 공실률 높은 빌딩, 장사가 안되는 쇼핑몰 등이 주요 고객이다.

    유 대표는 오는 22일 개강하는 땅집고 ‘꼬마빌딩 실전투자스쿨 5기’ 과정에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상권과 가치 투자’를 주제로 강의한다.

    ◇”한옥은 또 지어도 100년 역사는 못 만들어”

    유 대표가 손댄 첫 작품은 익선동이다. 2010년까지 익선동은 낡은 한옥이 밀집한 동네였다. 1920년대 전후부터 지은 15평 미만 작은 개량 한옥이 좁은 골목길에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2010년대 중반부터 한옥을 개조한 작은 카페와 액세서리 가게가 들어왔지만 상권이라고 부를 수준이 아니었다. 유 대표가 익선동을 주목한 시기는 2018년. 당시 정부는 익선동을 ‘한옥밀집지역’으로 지정했다. 유 대표는 익선동이 가진 가치를 정확히 꿰뚫어봤다. 그는 “익선동은 남산 한옥마을이나 북촌보다 더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녔다”며 “한옥촌은 아무데나 또 지을 수 있지만 100년 역사는 새롭게 만들 수 있는 상품이 아니다”라고 했다. 한옥밀집지역 지정으로 새 건물을 짓기 어려워진 것도 익선동 가치를 높였다.

    유 대표는 익선동 개성을 살린 독특한 매장을 대거 개발했다. 일식당 ‘송암여관’, 샤부샤부 식당 ‘온천집’, 디저트 카페 ‘청수당’, 태국음식점 ‘살라댕방콕’ 등 자체 식음료 브랜드를 기획·개발했다. 송암여관은 1970년대 유명 요정 ‘송암’을 모티브로 만들었다. 당시 쓰던 가구 등을 고스란히 가져와 과거 분위기를 살렸다. 모든 매장에는 좌석을 줄이고 자연 공간을 최대한 넣었다. 물이 흐르는 돌다리, 잉어떼가 있는 작은 연못, 온천 등을 배치했다.

    익선동은 현재 부동산 가치가 4배쯤 뛰었다. 땅값은 2016년 3.3㎡(1평)당 2000만원에서 2019년 7800만원으로 올랐다. 유동 인구도 2018년6월 하루 42명에서 지난해 6월엔 4230명으로 100배 이상 늘었다.

    익선동에 이어 유 대표가 주목한 곳은 창신동. 서울 대표 쪽방촌인 창신동은 해발 120m 언덕배기에 있어 누구도 상권 성공을 보장하기 힘든 곳이었다. 유 대표는 창신동의 독특한 풍경인 절벽마을을 바라보며 즐길 수 있는 태국음식점 ‘밀림’, 디저트 카페 ‘도넛정수’ 등을 기획해 최고의 SNS 상권으로 만들었다. 유 대표는 “서울에서 창신동보다 야경이 좋은 곳은 없다”면서 “단순히 높아서 잘 보이는 게 아니라 동대문 성곽이 있어 건물을 높게 못 지으니 영구 조망이 확보된다”고 했다.

    경기도 의왕시의 롯데프리미엄아울렛에 들어선 ‘타임빌라스’. 글로우서울이 백운호수, 바라산 등 자연경관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만든 복합문화공간이다. /글로우서울

    ◇잔존가치 높은 곳은 하락기에도 안전

    유 대표는 어떤 기준으로 투자할 만한 부동산을 가려내는 걸까. 그는 “잔존가치 평가 방법을 알아야 손해보지 않는다”고 했다. 잔존가치는 유동 인구를 제외하고 지역 자체가 가진 고유한 가치를 뜻한다. 부동산 상승기에는 땅이 가진 가치가 잘 보이지 않는데 잔존가치가 있으면 하락기에도 가격이 방어돼 안전하다는 것. 익선동은 100년 된 한옥마을이, 창신동은 절벽마을을 통해 볼 수 있는 야경이 각각의 잔존가치인 셈이다.

    매장 유치 노하우는 어떨까. 그는 “지리적 환경을 잘 살릴 수 있는 MD(상품기획)를 기획하고 적합한 브랜드가 없으면 아예 새로 만든다”고 했다. 기존 프랜차이즈만 넣으면 상권이 뻔해지고 경직돼 매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유 대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상권 양극화가 더 극심해진다고 내다봤다. 속칭 사진빨이 좋은 SNS 상권은 뜨고 일반 상권은 몰락한다는 것. 그는 “젊은 세대는 특정 핫플레이스를 방문해 자신을 알리려는 경향이 더 강해지고 있다”면서 “생필품 파는 동네 상권은 10년 안에 소멸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유정수 대표는 누구?

    유정수 글로우서울 대표(43)는 연세대에서 우주과학을 전공한 뒤 스타트업에서 개발엔지니어로 근무했다. 2015년 부업으로 서울 종로구 익선동에 작은 카페와 선술집을 겸하는 프랑스 파리식 식당 비스트로를 열었다.

    부동산 업계 밖에 있었던 만큼 유 대표는 기존의 부동산 개발 틀을 깼다. 땅에 맞춰 브랜드를 자체 기획해 상권을 만든 것. 통상 프랜차이즈 등 기존 브랜드를 활용하는 상권 개발 공식에서 과감하게 벗어났다. 현재까지 글로우서울의 부동산 개발 승률은 백전백승이다. 손만 대면 홈런이다. 그러나 유 대표는 ‘미다스의 손’이란 별명에 대해 손사래를 쳤다. 될 곳에 투자하는 게 성공 비결이라는 것. 유 대표는 “승소 확률이 높은 사건을 가려 받는 승소율 100% 변호사와 비슷하다”고 했다.

    회사 규모도 7년 만에 30배 커졌다. 초창기에는 직원이 5명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160여 명이다. 개발 의뢰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창업 첫해엔 한 건도 없었지만 작년에만 500건을 넘었다. 최근 롯데그룹 등 국내 대형 유통사들이 줄지어 글로우서울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꼬마빌딩 투자 노하우, 실전스쿨에서 제대로 배우세요>

    땅집고는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상품인 중소형 빌딩 투자 노하우를 알려주는 ‘중소형 빌딩 실전투자스쿨 5기’ 과정 수강생을 모집한다. 오는 22일 개강한다.

    최근 주택 시장은 대출과 세금 규제가 심해 투자가 사실상 막혔다. 중소형 빌딩 시장은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해 자산가들이 몰리고 있다. 투자 자금도 계속 흘러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빌딩 가격이 단기간 급등했고, 공실 위험도 있어 이른바 ‘묻지마 투자’를 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한다.

    땅집고가 개설하는 중소형 빌딩 실전투자스쿨에선 현직 유명 빌딩중개법인 중개사, 세무사 등이 투자 결정에 앞서 반드시 알아야 할 빌딩 시장 트렌드, 지역별 시장·매물 분석, 공실 없는 빌딩 운영 노하우 등을 알려준다.

    강의는 현장 스터디 3회 포함해 총 9회다. 유정수 글로우서울 대표가 ‘중소형빌딩 투자 :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상권 분석과 가치 투자’로 첫 강의를 진행한다. 방범권 한국세무회계 세무사는 중소형 빌딩 투자 때 반드시 알아야 하는 절세 노하우를 알려준다. 전하나 에이트빌딩 이사는 수익률 확보를 위한 빌딩 유지·관리 노하우를 소개한다.

    지역별 강의는 최근 꼬마빌딩 투자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사·성수·역삼삼성권 등 3개 지역을 선정하고, 현장 스터디를 3회 진행한다. 지역마다 이론 강의를 먼전 진행한 후 중개법인 실무자와 해당 지역을 직접 찾아가 투자 사례와 매물을 답사하는 필드 스터디 방식으로 진행한다.

    강의는 오는 22일부터 3월16일까지 열린다. 수강료는 1인당 140만원, 사전예약하면 10만원 할인한다. 홈페이지에서 신청(http://www.zipgobuild.com)하면 된다. (02) 724-6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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