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01.20 11:13
[땅집고] “입주하려면 보증금 9억원, 월세 500만원 내세요. 그런데 2년 기다리세요.”
서울 강남 아파트 반전세(보증부 월세) 이야기가 아니다. 국내에서 가장 비싼 서울 광진구 실버타운 ‘더클래식500’ 임대료다. 각종 시설이 럭셔리 호텔을 방불케하는 이 실버타운은 입주하고 싶어도 아무나 못 들어간다. 지난해 개그우먼 이영자가 공중파 예능 프로그램에서 더클래식 500을 방문하고 ‘드림타운’이라고 평가한 이후 입주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네티즌 사이에는 강남 아파트도 아니고 실버타운이 도대체 어떻게 생겼길래 이렇게 비싸냐는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더클래식 500’은 학교법인 건국대학교가 2009년에 만든 도심 속 실버타운 대표 주자로 불린다. 건국대병원 바로 옆에 지상 40층과 50층 2개 동으로 지었고 주거시설 380실과 호텔급 부대시설을 갖췄다. 주거시설은 모두 전용 184㎡(56평형)로 4가지 타입이 있다.
더클래식500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서비스다. 한마디로 없는 게 없을 정도다. 호텔식 서비스와 의료·여가·생활지원 서비스 제공한다. 노년층을 위한 시설인 만큼 의료 서비스가 화려하다. 건국대병원 교수진으로 이뤄진 전문의 자문과 전담 건강 관리팀이 개인별 맞춤 건강은 물론 운동과 영양도 관리해 준다. 24시간 간호사가 상주하면서 기본응급처치를 해준다.
하우스키퍼들이 집안 일을 대신 해주고 거동이 불편한 입주민을 위해 동선도 최소화했다. 집 안 곳곳에 손잡이가 설치돼 있고 침대도 모션 베드로 제공된다. 식사는 저지방·저염·저당 식단을 갖춘 프리미엄 뷔페로 제공한다.
그래서 임대료는 얼마나 될까. 지난해 11월 기준 입주 보증금은 1~2인실의 경우 보증금 9억원, 월세 167만원이다. 여기에 공동관리비(213만원), 예상 세대관리비(30만원), 1식 식대(13만원)를 포함하면 월 500만원이 넘는다. 관리비에는 수도·광열비, 인터넷·케이블방송 요금 등이 포함된다.
입이 떡 벌어지는 임대료에도 입주 문의가 줄을 잇는다. 대기자가 넘쳐 돈이 있어도 입주를 못한다. 더클래식 500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전까지 입주 대기 기간이 대략 6개월이었는데 요즘엔 2년으로 늘어났다”면서 “방송 프로그램에 나오면서 찾는 분이 더 많아졌다”고 했다. 그는 “원래 은퇴한 기업 경영자나 고소득자가 많았는데 지금은 현업에서 종사 중인 전문직, 자영업자까지 다양하다”고 했다. 더클래식 500 뿐만 아니다. 다른 서울·수도권 지역 인기 실버타운도 최근 들어 공실이 거의 없다.
더클래식500에도 단점은 있다. 실버타운이 호텔과 함께 운영돼 외부인 출입이 자유로운 만큼 전염병에 취약하다. 면역력이 낮은 노인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실제 작년 말 실버타운 직원들이 무더기로 코로나19에 걸려 논란이 일었다.
더클래식500 관계자는 “당시 식당 운영을 중지하고 도시락을 제공하는 등 외부 차단을 통해 코로나19 방역 관리에 나섰다. 현재는 식당도 정상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더클래식에 살아본 이전 입주자들은 가구가 너무 낡고 입지에 비해 뷰(조망)가 아쉽다고 했다. 이영자는 한 달 식대가 꽤 비싼데 야식이 없다는 점을 단점으로 지적했다.
초호화 실버타운 가격과 서비스에 대해 네티즌들도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저 돈이면 강남 아파트를 살 거 같다” “도심에 있는 데다가 의료 서비스까지 있으니 살기 좋을 거 같다” “나이를 먹을수록 빈익빈 부익부가 심해진다” “돈 많이 모아서 가고 싶다” “우리 부모님 못 보내드려서 미안하다”는 등의 댓글을 남겼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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