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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 투자 했는데 수익률 1%…쪽박 안 차려면 이곳을"

    입력 : 2022.01.18 07:45 | 수정 : 2022.01.18 09:59

    [땅집고] “서울 빌딩 시장이 호황이라고 생각하고 진입하려는 분들이 많이 계시는데요. 이제 임대료로만 생활하는 건물주는 꿈꾸기 어려울 전망입니다. 작년 하반기부터 거래량이 꺾이면서 빌딩 시장도 매각 차익에 유리한 ‘똘똘한 한 채’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땅집고]이창동 밸류맵 리서치팀장은 땅집고 인터뷰에서 "임대수익이 목적이 아닌 리모델링·매각 차익을 노려야 빌딩 매수에 실패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밸류맵

    이창동 밸류맵 리서치팀장은 최근 땅집고 인터뷰에서 “서울 주요 지역 건물값은 80% 가량 올랐는데 임대료는 고작 7% 상승했다. 이제 임대료보다는 이제 입지나 매각 차익을 잘 따져서 빌딩을 매입 해야 손실을 피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팀장은 부동산 전문기자를 거쳐 17년간 부동산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베테랑이다. 2018년부터 토지·건물 전문 정보업체인 ‘밸류맵’에 합류해 국내 토지건물 시장 데이터를 분석하는 일을 맡고 있다. 밸류맵은 토지시장에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접목한 프롭테크 기업이다.

    [땅집고]서울 업무상업시설 년도별 토지 평(3.3㎡)단가./밸류맵

    Q. 2021년 빌딩 시장 흐름은 어떻게 흘러갔나

    A. 지난 한 해는 주택 시장이 활황을 맞으며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풍선효과가 나타났다. 이와 동시에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인한 재택근무 확산과 거리 두기 규제로 인해 공실률이 증가하고 국내 유동인구·외국인 관광객 급감이 이어졌다. 이에 빌딩 시장은 복잡한 양상을 보였다. 거래량과 가격은 상승하고, 임대수익률은 하락했다. 작년 서울 업무상업시설 평단가는 3.3㎡당 7849만원으로, 2020년 6540만원보다 20% 상승했다. 2018년(27.3%) 이후 근 10년 동안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2017년 이후 5년간 누적 상승률은 84.1%로, 거의 두 배 가까이 올랐다.

    반면 임대 수익을 기반으로 한 수익률은 급락했다.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상승률이 둔하고 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공실 리스크가 커지는 영향을 받으면서다. 4~5년 전만 해도 서울에서 4~5%대 임대수익률을 기록한 빌딩은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1%대 수익률에 불과한 매물도 많다. 2021년 밸류맵에 등록된 서울 빌딩 매물 약 1만 건의 평균 수익률은 2% 초반대에 그친다. 지난해 소비자 물가 상승률(2.5%)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땅집고]밸류맵 서울 업무상업시설 트렌드 데이터. /밸류맵

    Q. 어느 지역이 뜨고 어느 지역이 졌나

    A. 지역적으로 보면 마·용·성(마포·용산·성동) 지역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2021년 밸류맵 사용자 검색데이터 약 6000만 건을 분석한 결과, 업무상업시설 관심도는 ▲강남, ▲서초, ▲마포, ▲송파, ▲성동, ▲용산 순으로 나타났다. 전통 강자 시장인 강남 3구 중 송파구가 4위까지 밀려났으며, 그 자리를 마포구가 대신 차지했다. 성동구, 용산구의 순위도 많이 올라갔다. 반면 서울 중심상업지역이었던 중구, 종로 등은 2~3계단 떨어졌다.

    임대료 수익률은 하락하고 거래가는 높아지는 현상과 맞아 떨어지는 결과다. 거래가격 상승으로 전체적인 임대수익률이 하락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매각 차익 수익률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 강남·서초 등 강남권은 안정성이 훨씬 높은 지역이지만, 이미 토지·건물가격이 너무 올라서 가파른 가격 상승률을 기대하기 어렵다. 반면 코로나 위기에도 상권이 활성화되고 개발 호재가 많은 마포·용산·성동 등을 중심으로 관심도(가격, 거래량)가 증가하는 모습이다.

    Q. 올해 빌딩시장에서 주의할 점은

    A. 지난해 연간 통계를 보면 빌딩가격·거래량은 굉장히 높은 편이지만, 실제 거래량은 8월 이후 점차 감소하고 있고 시장에서 매물 잔존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체감은 다소 둔하지만, 유동성 감소의 영향과 금리 상승이 이미 시장에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올해 지역별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서울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거래는 한동안 줄어들고 조정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과거 2012년~2014년처럼 거래량과 가격이 소폭 하락하거나 보합세가 이어지는 현상이 이어질 수도 있다.

    [땅집고]서울 종로구 지난해 월별 거래량 그래프. 8월을 기점으로 거래량이 급감하는 모습을 보인다. /밸류맵

    지역적으로는 마·용·성 지역이 더 뜰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면 성수동의 경우 강남과 비교해 가격은 아직 80% 수준이고, 홍대는 강남의 70% 수준이기 때문에 상승 여력이 더 있다고 볼 수 있다. 또 임대수익률이 2% 미만일 경우, 중개 수수료, 세금, 수선비, 임대관리비 등 비용을 반영하면 수익이 안 날 수도 있다. 건물 상태나 위치가 좋더라도 수익률을 명확하게 조사해야 한다. 금리 변동기이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도 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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