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01.18 07:04
[땅집고] 부산시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콘크리트가 폭포수처럼 ‘콸콸’ 쏟아져 현장을 지나던 20대 남성이 2도 화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3시쯤 부산시 해운대구 우동 '해운대경동리인뷰2차’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콘크리트가 외벽을 타고 폭포수처럼 쏟아져 인근 2차로 도로를 덮쳤다. 당시 주행 중이던 버스를 비롯해 도로변 가게 출입문이 온통 콘크리트로 뒤덮였다. 20대 남성은 갑작스럽게 쏟아져 내린 콘크리트 폭포(?)에 2도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난 ‘해운대경동리인뷰2차’ 아파트는 2020년 9월 착공했다. 2024년 5월 완공 목표로 지하 6층~지상 45층, 4개동, 총 532가구를 짓고 있었다. 시공은 부산·경남에서 주로 사업하는 경동건설이다.
경찰 조사 결과, 작업자들이 아파트 3층 외벽에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하던 중 거푸집이 터진 것으로 밝혀졌다. 거푸집을 고정하는 핀에 문제가 생겨 거푸집이 터졌고, 이 때문에 미처 굳지 못한 콘크리트가 쏟아져 내렸다는 것이다.
콘크리트 낙하 피해를 입은 남성이 2도 화상을 입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부 언론은 “피해자가 뜨거운 콘크리트를 뒤집어 쓰는 바람에 화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땅집고 취재 결과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경동건설 안전팀 관계자는 “아파트에 일반 콘크리트를 타설했기 때문에 뜨거울 수가 없다. 일반 사람이 느끼기에 온기가 있는 정도이지, 펄펄 끓는 것이 아니다”라며 “피해자가 콘크리트에 맞아 넘어지면서 바닥에 피부가 쓸려 마찰이 발생하면서 화상을 입었는데, 이때 콘크리트가 뜨거웠다는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해운대구는 ‘해운대경동리인뷰2차’ 현장에 대해 주택건설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다. 앞으로 경동건설은 안전진단 전문기관의 점검을 받고 사고 재발 방지계획을 구청에 제출해 승인을 받아야 공사를 다시 할 수 있다.
최근 HDC현대산업개발의 '광주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건이 터진데 이어 오는 27일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할 예정이라, 경동건설도 이번 사고를 계기로 현장 안전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중대재해법은 사업주나 경영책임자 등이 안전보건확보 의무를 위반해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한 경우 벌금 또는 징역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사망시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 그 외는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 5년 내 재범 시 가중 처벌된다.
경동건설 관계자는 “현재 부산·경남권에서 4개 현장이 진행 중인데 모든 작업자에 대해 안전교육과 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라며 “최대한 빠른 기간 안에 ‘해운대경동리인뷰2차’ 공사를 재개해 입주예정자 피해를 줄이겠다”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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