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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써밋그랜빌2] "분양가 싸면 뭐해요"…'혐오시설 종합세트'가 코앞에

    입력 : 2022.01.13 11:10 | 수정 : 2022.01.20 10:29

    땅집고는 소비자의 알 권리를 위해 ‘분양 광고가 말하지 않는 사실과 정보’만을 모아 집중 분석하는 ‘디스(This) 아파트’ 시리즈를 연재한다. 분양 상품의 장·단점을 있는 그대로 전달한다.

    [디스아파트] 오산 세교2지구 ‘호반써밋그랜빌2
    [땅집고] 이달 호반건설이 분양하는 경기 오산시 '호반써밋그랜빌2' 단지 개요. /이지은 기자

    [땅집고] 최근 수원·동탄 등 수도권 핵심지 집값이 폭등 수준으로 오르면서 대체 주거지로 주목받고 있는 경기 오산시. 이달 18일 호반산업이 경기 오산시 세교2지구 A1블록에 짓는 ‘호반써밋그랜빌2’가 1순위 청약을 받는다. 지난해 4월 바로 옆에 공급한 ‘호반써밋그랜빌’ 후속 단지다.

    ‘호반써밋그랜빌2’은 지하 2층~지상 25층, 14개동, 총 897가구 대단지다. 입주예정일은 2024년 3월이다. 34평(전용 84㎡) 아파트 최고분양가가 4억원대로 주변 시세 대비 2억원 정도 저렴하다. 단지 인근 전철 1호선 오산대역을 이용하면 서울·수원·동탄 등지로 출퇴근 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그러나 이 아파트는 오산대역까지 걸어서 20분 정도 걸린다. 역세권이 아니다. 더 큰 문제는 단지가 부동산 시장에서 혐오시설이라고 꼽히는 시설을 여럿 끼고 있다는 것. 정신병원, 납골당, 변전소, 공업단지가 주변에 있다. 중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빌라촌도 가깝다. 향후 상품성을 걱정하는 예비청약자들이 적지 않다.

    1호선 오산대역 도보 20분…필봉터널 개통하면 동탄 접근성 좋아질듯

    [땅집고] '호반써밋그랜빌2'은 지하철 1호선 오산대역까지 걸어서 20분 정도 걸리는 비역세권 입지다. /분양 홈페이지

    호반산업은 분양 홈페이지를 통해 ‘편리한 교통 환경’을 강조한다. ‘호반써밋그랜빌2’ 근처에 전철 1호선 오산대역이 있다는 것. 전철을 이용할 경우 수인분당선 수원역까지 15분,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역까지 50분 정도 걸린다. 하지만 이 아파트는 역까지 걸어서 20분 넘게 걸린다. 비 역세권이다. 단지 앞에서 버스를 타면 역까지 이동시간은 15분 정도로 줄어든다.

    오산시와 동탄신도시를 연결하는 필봉터널이 2017년 1월 착공해 올해 개통을 앞두고 있다는 점은 호재다. 필봉터널은 오산시와 화성시를 가로막고 있는 필봉산을 동서로 관통하는 터널로, 총 1.35㎞ 길이 6차로다.

    ■정신병원·납골당·변전소·공장 등 혐오시설 많아
    [땅집고] '호반써밋그랜빌2'은 근처에 신경정신병원, 변전소, 납골당, 산업단지 등 혐오시설을 여럿 끼고 있다. /네이버 항공뷰

    ‘호반써밋그랜빌2’ 입주자모집공고문에선 주변 혐오시설에 대한 주의사항이 여럿 있어 눈길을 끈다. 직선거리 기준으로 ▲서쪽 180m에 정신보건시설(신경정신병원, 정신요양원 등) ▲서쪽 산지 근처에 납골당(시립쉼터공원) ▲북쪽 260m에 변전소 ▲남서쪽 270m에 냄새유발시설 등을 포함하는 사회기반시설(공장) ▲서쪽 및 남서쪽 방향으로 대형트럭이 드나드는 가장산업단지·누읍공업지역 등 대형 산업체가 밀집해 있다고 나온다.

    단지 인근 궐동 빌라촌 탓에 자녀들 안전 문제를 걱정하는 예비청약자들도 적지 않다. 오산시 일대 공단으로 출퇴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궐동 빌라촌에 많이 산다. 한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궐동 빌라촌 월세가 저렴하다 보니 외국인, 그 중에서도 중국인과 조선족이 많다”며 “애들 없이 집에서 잠만 자고 다른 곳으로 출퇴근 하면 괜찮을 수 있어도, 자녀를 키운다고 하면 걱정이 되겠다”는 글을 적기도 했다.

    ■34평 분양가 최고 4억원대…시세 대비 2억 저렴
    [땅집고] '호반써밋그랜빌2' 전용 84㎡ 분양가와 인근 34평 아파트 실거래가 비교. /이지은 기자

    주택형별 분양가는 ▲84㎡ 3억5910만~4억3150만원 ▲111㎡ 4억6780만~5억3150만원으로 책정됐다. 예비청약자들은 이 아파트에 청약 당첨될 경우 34평 기준으로 2억원 정도 차익이 있다고 기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사실과 다르다. 지난달 오산대역 인근 신축 아파트인 ‘오산대역세교자이’가 7억원, ‘오산대역엘크루’가 6억원에 팔린 것과 비교한 금액이다. 이 아파트들은 초역세권 아파트로 입지에서 큰 차이가 난다. 직접 비교할 만한 대상이 아니다. ‘호반써밋그랜빌2’는 역에서 도보 20분 정도 떨어진 비역세권 아파트여서 이 정도 시세 차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청약할 때 자금 계획을 잘 짜야 한다. 올해부터 정부가 추가 대출 규제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룰을 시행하는 만큼 자금계획을 잘 짜서 청약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주택담보대출·신용대출·카드론 등을 합한 총 대출액이 2억원을 초과할 경우, 매년 갚아야 할 원금과 이자 합이 연봉의 40%를 넘으면 안된다.

    분양가가 3억5910만~4억3150만원인 이 아파트 34평을 분양받는다고 가정하면, 중도금대출 50%(약 2억~2억1500만원)를 받은 후에는 웬만한 고소득자가 아닌 이상 잔금 대출을 받기 쉽지 않다. ‘호반써밋그랜빌2’가 전매제한 6년, 의무거주 3년 규제를 적용받으므로 추후 전세 세입자를 들여 자금을 충당할 수도 없다. 따라서 계약금(10%), 중도금 1회차(10%), 잔금 30%, 발코니 확장비, 옵션비, 취득세 정도는 현금으로 처리해야 한다. 주택형별로 계산해보면 84㎡는 2억5000만원, 111㎡는 3억5000만원 정도를 현금으로 보유해야 추후 청약통장 및 계약금을 날릴 위험 없이 이 아파트를 안전하게 분양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월 이 아파트 바로 옆에 분양한 ‘호반써밋그랜빌’은 평균 경쟁률 16.6대 1, 당첨가점 47~74점으로 청약 마감했다. 땅집고 자문단은 “호반써밋그랜빌2 입지를 고려하면 오산 일대 산업단지나 인근 수원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이 실수요 목적인 경우 청약하는 것이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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