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01.13 04:05
서울시가 지난 12월 28일 신속통합기획 민간재개발 사업 1차 후보지로 21곳을 선정했습니다. 후보지들은 새해 초부터 정비계획수립을 추진해 2023년부터 순차적으로 구역지정합니다. 정비사업이 모두 완료되면 약 2만5000가구의 주택이 공급됩니다. 신속통합기획은 기존 재개발보다 3~5년 이상 사업기간이 크게 줄어든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땅집고가 1차 신속통합기획 후보지를 집중분석했습니다.
[신통기획 후보지 심층분석] ⑤서대문구 홍은동 8-400 일대
[신통기획 후보지 심층분석] ⑤서대문구 홍은동 8-400 일대
[땅집고] 1차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후보지로 선정된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8-400일대(홍은15구역)는 7만1860㎡ 규모로 북한산과 홍제천을 끼고 있어 자연 경관이 뛰어나다. 주변에 개발 사업이 활발하고 재개발에 반대하는 주민도 적어 사업 추진에 좋은 여건을 갖췄다는 평가다. 현재 전체 주민 580명 가운데 동의율이 7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주변이 자연녹지여서 고도제한을 받는 것이 향후 사업 추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주민들은 지상 25층을 원하는데 현행 법에 따르면 최고 높이는 12층에 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뒤에는 북한산, 앞에는 홍제천…주변 개발도 활발
홍은 15구역은 종로구, 은평구와 맞닿은 북한산 자락 노후주택 밀집지다. 주변 경관이 좋기로 유명하다. 뒤로는 북한산이 있고 앞으로는 홍제천이 지나가는 이른바 ‘배산임수 명당’으로도 불린다. 특히 이 일대에는 홍은동의 상징으로 불리는 포방터시장이 있다. 음식사업가 백종원씨가 진행하는 방송 프로그램에 소개된 시장이다.
최근 홍은동 일대에 각종 개발 사업이 활발해지면서 홍은15구역 개발에 대한 지역 주민 기대감도 높은 상태다. 현재 홍은 15구역과 맞닿은 13구역에는 ‘홍은 13구역 아이파크’(가칭)가 들어설 예정이며, 홍은동 6구역은 2016년과 2017년 두 차례에 걸쳐 ‘북한산 두산위브’ 단지가 들어서며 홍은동 일대 개발 붐을 일으켰다.
■2013년 재개발 사업지 해제…교통 여건 열악
주변 경관은 좋지만 현재 주거 환경은 매우 열악하다. 홍은 15구역은 2009년 재개발 사업지로 선정돼 정비사업 요건을 진작 충족했다. 2013년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재정비사업지에서 해제했다. 도시재생 사업의 일환으로 해제된 393곳의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구역 중 한 곳이었다. 서대문구청에 따르면 홍은15구역 건물 노후도는 90%에 달한다.
최광진 홍은 15구역 재개발추진위원장은 “40년 이상 된 주택이 많아 주거환경이 매우 열악하다. 손댈 게 너무 많아 비용 탓에 수리할 엄두를 못 낸다”며 “워낙 노후한 동네여서 영화나 드라마 단골 촬영지가 됐다. 서울 옛 배경을 찍어야 하면 다 여기 와서 찍을 정도”라고 말했다.
열악한 대중 교통도 큰 약점이다. 가장 가까운 지하철 3호선 홍제역까지 1.5km 떨어져 있다. 마을버스를 타고 15분 정도 나가야 한다. 서대문구는 위치상 서울 중심부에 가깝다. 그런데도 교통이 불편해 시내로 나가려면 지하철이나 버스를 3번 이상 갈아타야 하는 경우가 많다.
아직 교통망 개선 계획도 없다. 한때 청량리역~국민대~홍제~DMC~목동역을 지나는 강북횡단선(가칭)에 홍은동 일대에 ‘간호대역’을 신설하자는 논의가 있었으나, 현재는 유야무야된 상태다.
■신통기획 선정은 됐는데…고도제한 괜찮을까
홍은 15구역 주민들은 신통기획으로 재개발 사업 기간이 5~7년 단축될 것으로 기대한다. 최소 240~250% 용적률을 받아 평균 25층1300가구 규모 아파트 단지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현재 서대문구청은 홍은동 일대 정비계획수립 용역을 준비 중이다. 늦어도 내달까지 발주한다는 계획이다. 추진위는 용역 결과를 기다리면서 조합 설립 준비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앞길이 순탄치만은 않은 상황이다. 이 일대는 1종 일반주거지역과 2종 일반주거지역이 섞여 있어 신통기획을 해도 사업성이 나오지 않는다고 우려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도시계획 전문가는 “1·2종이 혼재돼 있고 고도제한이 걸려 있어 높은 용적률과 층고 확보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지역 주민들이 원하는 수준으로 사업성이 나오지 않으면 추진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홍은동 일대는 북한산국립공원과 붙어 있어 고도제한을 받는다. 서대문구청 관계자는 “용적률은 최대 200~210% 정도까지 가능할 것”이라며 “자연녹지와 인접해 표고 40m 제한을 받는다”고 했다. 건물이 산을 가리면 안된다는 의미다. 이 경우 아파트는 최고 12층에 그친다. 이는 추진위 요구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 “그래도 언젠간 개발된다” 기대감 높아
사업 추진에 난항이 예상되고 있지만 서울에 몇 안 남은 재개발 지역이라는 점에서 홍은동에 대한 관심은 높은 편이다. 신통기획이 아니더라도 이 지역은 향후 개발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홍은동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오세훈 시장 취임 후 신통기획을 처음 언급하자마자 외지인들이 많이 찾아왔다. 홍은동 일대가 개발되고 있어서 여기도 어떻게든 개발이 된다는 기대감이 크다”며 “신통기획 선정 전에는 빌라값이 2배 정도 뛰었다. 1억5000만~2억원이었던 전용 23~33㎡ 소형 빌라·다가구주택이 3억원 넘어서 거래됐다”고 말했다.
홍은동 개발 기대감으로 인근 새 아파트 실거래 가격도 처음으로 13억원(전용 85㎡ 기준)을 돌파했다. 2017년 입주한 홍은동 ‘북한산더샵’(552가구) 85㎡는 지난해 9월 13억1500만원에 실거래되며 홍은동에서 처음으로 13억원 선을 뚫었다. 홍은 6구역에 들어선 ‘북한산두산위브’(2019년 입주·497가구) 같은 면적은 지난해 7월 11억원에 거래됐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서울은 어디든 재개발만 되면 사업성이 나온다. 특히 홍은동은 재개발 여건을 충족한 몇 안남은 사업지”라면서 “교통이 약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주변이 다 개발되면 홍은동은 서대문구의 신흥 주거지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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