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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재건축?" 규제 완화 공약에 노원·목동 두근두근

    입력 : 2022.01.12 07:28 | 수정 : 2022.03.11 14:49

    [땅집고] 대선 후보들이 연일 부동산 관련 공약을 쏟아낸 가운데 여야 두 후보가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를 완화하고 용적률을 상향하겠다는 입장을 공통으로 내세워 주목받고 있다.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주택공급을 막기 위해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를 강화했고, 그 결과 서울 등 수도권의 정비사업이 곳곳에서 사실상 중단상태가 됐다. 그 결과 도심 지역에 주택공급이 부족해졌고, 집값이 폭등하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다른 부동산 규제가 풀린다고 해도, 안전진단 완화 없이는 재건축을 통한 공급이 불가능에 가깝다. 이미 일부 단지들은 안전진단 절차를 대선 이후로 미룬 상태다. 이와함께 조성된 지 30년이 된 1기 신도시 아파트는 용적률도 함께 높여 재정비하겠다는 방안도 공약으로 나오고 있다. 대선 후보들의 정비사업 규제 완화 공약이 실제로 시행되면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땅집고]하늘에서 내려다본 노원,도봉 등 강북 아파트 모습. / 전기병 기자

    ■ 두 후보 “안전진단 완화한다”…서울 ‘노원·목동’ 재건축길 열리나

    재건축 시장과 관련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용적률과 층수 규제를 탄력적으로 완화해 주택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공약했고, “안전진단 규제도 완화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역시 마찬가지로 “안전진단과 용적률 완화”를 약속했으며 목동, 노원, 송파 등 구체적인 지역을 거론했다.

    두 후보의 공약은 현행 안전진단의 구조안전성 비중은 50%인데 이를 25~30% 수준으로 대폭 낮추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4월 당선 이후 지속적으로 안전진단 규제를 완화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는데, 비슷한 내용이 담겼다. 당시 오 시장은 구조안전성 평가 항목 비중을 50%에서 30%로 낮추고 주거환경 비중은 15%에서 30%로 높여달라는 주장을 했다.

    [땅집고] 지난 4월 오세훈 서울시장이 국토교통부에 건의한 안전진단 평가 항목별 가중치. / 김리영 기자

    재건축을 위한 안전진단은 지자체의 현지조사(예비안전진단)와 민간업체를 통한 안전진단(정밀안전진단)을 거쳐야 한다. 정밀안전진단(100점 만점)에서 C등급(56~100점) 이상을 받으면 재건축이 불가능하고, E등급(30점 이하)을 받으면 곧바로 재건축이 가능하다. D등급(31~55점)을 받을 경우 적정성 검토 대상이 된다. 이때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시설안전공단 적정성 검토 결과에 따라 재건축이 결정된다.

    또 평가항목은 ▲구조안전성(50%) ▲건축마감 및 설비노후도(25%) ▲주거환경(15%) ▲비용분석(10%) 등 4가지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서울 지역 대부분 재건축 추진 아파트가 조건부 재건축(D등급)까지는 무난하게 통과하지만 정부 입김이 강한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 문턱을 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대부분이 콘크리트로 지은 아파트이기 때문에 구조에 큰 문제가 없는 경우 유지·보수 판정을 받았다.

    재건축 안전진단이 구조안전성 기준이 강화된 2018년 이후 3년여 동안 서울에서 적정성 검토까지 통과한 단지는 ▲서초구 방배삼호 ▲마포구 성산시영 ▲양천구 목동6단지 ▲도봉구 도봉삼환 등 4곳에 불과하다.

    만약 대선 이후 구조안전성 평가 항목 비중이 낮아질 경우 현재 안전진단 또는 적정성 검토의 허들을 넘지 못하고 있는 목동과 노원 지역의 30년 넘은 노후 아파트들은 재건축 길이 빨리 열릴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이미 노원구와 목동 일부 단지들은 안전진단 절차를 대선 이후로 넘겨둔 상태다. 상계주공 3단지 추진준비위 관계자는 “이번 정부가 재건축을 진행시켜줄 마음이 없다고 판단해 괜한 비용을 낭비하지 말고 대선 결과를 지켜보자는 방침이다”라고 했다.

    ■ 1기 신도시, 용적률도 완화… 전문가들 “각종 도시 문제도 고려해야”

    수도권에서 안전진단과 용적률 규제가 완화하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지역으론 ‘1기 신도시’가 꼽힌다. 1기신도시의 경우 안전진단 규제와 함께 용적률 완화도 함께 이뤄져야 공급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땅집고] 조성 30년을 맞은 1기 신도시 안양 평촌 신도시 아파트. /장귀용 기자

    1기 신도시 5곳(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은 작년 9월 분당 시범 단지를 시작으로 2026년까지 28만여 가구가 노후 주택 기준인 ‘입주 30년 차’를 넘기게 된다. 2020년 기준 경기도 전체 30년 이상 아파트(16만5898가구)의 1.7배 물량이다. 서울 전체 노후 아파트(30만7366가구) 수와 맞먹는다. 이 아파트들의 평균 용적률은 169~226% 수준으로 이미 지자체의 지구단위계획 상의 상한 용적률을 꽉 채운 경우가 많다.

    윤 후보의 경우 이 용적률을 최대 300%까지 상향하면 분당과 일산에만 10만가구 아파트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재명 후보는 아직 1기 신도시 관련 공약을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성남시장과 경기지사를 지내면서 1기 신도시 리모델링 활성화를 역점 사업으로 추진했고, 재건축 방식도 배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땅집고] 1기 신도시 현황. / 국민의힘

    하지만 대선 후보들의 공약이 그대로 실현 될지는 의문이다. 우선 이재명 후보가 속한 더불어민주당에는 ‘반시장적’인 규제를 선호하는 의원들이 많고, 후보도 말을 쉽게 바꾸는 경향이 강하다. 상황이 바뀌면 언제든지 공약을 폐기될 수 있다는 의미다. 또 1기 신도시 용적률 완화는 도시의 기능이 마비될 수도 있는 내용이어서,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쉽게 실현되기는 어렵다. 공약을 너무 과신해서 투자를 결정해서는 안된다.

    서진형 대한 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는 “안전진단을 완화할경우 현재 규제에 묶인 서울의 대부분의 아파트들의 재건축 추진이 한결 수월해지면서 공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다만 지금 나온 공약을 통해 수반될 도시 문제에 대한 대안도 함께 수립해야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1기 신도시의 경우 용적률만 완화할 경우 일조권 침해, 교통·주차난 등 각종 도시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건폐율을 낮춰 도로와 공원을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등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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