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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강남'마저…속절없이 추락하는 대구 집값

    입력 : 2022.01.11 08:02 | 수정 : 2022.01.11 11:20

    [땅집고]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구 대장 아파트인 범어동 '두산위브더제니스'. /네이버 로드뷰

    [땅집고] 2010년 준공한 대구 수성구 두산동 ‘수성sk리더스뷰’(788가구). 이 아파트 110㎡(이하 전용면적) 실거래가는 작년 5월만 해도 14억7000만원으로 신고가를 찍었다. 6월에도 14억3000만원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런데 6개월 후인 작년 12월 13억2800만원으로 급락했다. 전셋값도 마찬가지다. 110㎡ 전세 보증금은 작년 10월 11억원을 찍은 이후 두 달 새 9억원까지 떨어졌다. 현재 호가는 8억~9억원선이다.

    최근 대구 부동산 시장이 심상찮다. 속칭 ‘대구의 강남’이라고 불리는 수성구에서조차 매매·전세가격이 1억원 이상 떨어진 아파트가 나오고 있다. 미분양 주택도 늘고 매매·전세 매물도 쌓이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대구 부동산 시장이 공급 과잉과 각종 규제 강화 여파로 당분간 침체를 면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1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대구에서 속칭 대장 아파트로 불리는 수성구 범어동 ‘두산위브더제니스’(1494가구) 대형 면적 매매가격이 평균 1억원 정도 하락했다. 171㎡는 작년 1월 24억5000만원으로 신고가 거래된 이후 4개월 뒤 23억5000만원으로 떨어졌다. 204㎡는 작년 7월 25억5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10월엔 24억4000만원에 팔렸다.

    황주철 롯데칸부동산중개사무소 대표는 “현재 대구 지역 거래량은 최근 3~4년 중 가장 적다. 공급이 많아 물량이 많이 쌓인데다 규제까지 강하게 받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나마 수성구는 상황이 좀 나은 편인데 동구와 중구처럼 공급이 많이 풀린 비도심 외곽지는 더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땅집고]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부동산원

    ■ “쌓여있는 매매 물건 전국에서 가장 많아”

    대구 부동산 경기 침체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월 첫째 주 전국 주택가격동향 조사를 보면 대구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06.2로, 1주일 전보다 0.05% 떨어졌다. 작년 11월 셋째 주부터 줄곧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하고 있다. 매매 물건은 쌓이고 있다.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대구 매매물건은 2만5516건으로, 전국 1위를 기록했다. 1년 전(1만3227건)보다 92.9% 증가했다. 2위인 전남(59.4%)과도 큰 차이가 난다.

    전세시장도 비슷한 상황이다. 1월 첫째 주 대구 전세가격지수는 100.9로, 전주보다 0.02% 내리며 3주 연속 하락했다. 전세 매물도 쌓이고 있다. 이날 기준 전세물건은 6693건으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다. 1년 전(2319건)보다 188.6% 늘었다. 미분양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대구 미분양 물량은 2177가구. 10월(1933가구)에 이어 두 달 연속 증가했다.

    [땅집고] 전국 매매·전세 매물 증감 비교. /아실

    ■ 규제 폭탄에 공급 폭탄 겹쳐 침체 지속 우려

    전문가들은 대구 부동산 시장 침체 원인을 크게 두 가지로 분석한다. 각종 주택 규제와 과도한 공급 물량이다. 국토교통부는 2020년12월 달성군 일부 지역을 제외한 대구시 전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했다. 여기에 더해 수성구는 투기과열지구로도 묶였다.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대출 제한과 세제 강화, 전매 제한 규제까지 받게 됐다.

    부산·광주·울산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됐지만 대구는 다른 지역과 달리 공급 폭탄까지 맞물리면서 부동산 침체가 심해지고 있다. 2018~2021년까지 대구에서는 매년 2만 가구 이상 아파트 신규 분양이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18년 2만951가구 ▲2019년 2만8147가구 ▲2020년 3만692가구 등이다. 올해 예정된 분양 물량도 2만6075가구에 달한다.

    입주 물량도 2018~2021년까지 매년 1만가구 이상 이어지고 있다. 올해에는 2만780가구로 대폭 증가하고, 내년에는 3만4128가구가 예정돼 있다.



    ■“하락 조정기…정치이슈가 변수될 수도”

    업계에서는 대구 부동산 하락장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규제지역 해제 기미가 없고, 공급 적체도 해소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신규 수요를 유입할 수 있는 대규모 일자리 등이 없는 상태에서 아파트 물량이 많이 풀려 미분양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각종 규제로 매수 심리가 위축된데다 공급 부담도 커지고 있어 올 한 해 대구는 집값이 조정받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오는 3월 대통령 선거와 6월 지방선거 등 대형 정치 이슈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대구는 현재 별다른 이슈가 없기 때문에 대선 등 정치 이슈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선거 이후 대구 지역 광역철도계획이 구체화하고 조정지역 해제가 발표된다면 시장 분위기가 전환될 수도 있다”고 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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