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12.29 07:45
[땅집고] 바다 한복판 아니면 수심 200m에 도시가 있다면? 허무맹랑한 소리 같지만, 실제로 우리나라 곳곳에서 해상(海上)도시와 해저(海底)도시가 추진되고 있다. 바다를 끼고 있는 우리나라의 대표 지역인 부산과 울산이 각각 해상도시와 해저도시를 선언한 것. 인천에서도 대규모 해저도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부산항 북항에서는 세계 최초의 부유식 해상도시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해상도시는 해수면 상승으로 위협받는 해안도시를 위해 유엔(UN)이 내놓은 대안으로, 유엔은 시범사업 도시로 부산을 선택했다. 2030년 부산세계박람회에 맞춰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현대판 ‘노아의 방주’라는 평가가 나온다.
부산시와 유엔 해비타트(인간정주계획), 미국 해상도시 개발기업인 오셔닉스는 지난 달 세계 최초 ‘지속가능한 해상도시 추진을 위한 해상도시 시범모델 건설’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계획은 타당성 조사를 거친 뒤 내년 4월께 유엔 해비타트 고위급 회의에서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사업주체에서 타당성 용역을 조사할 업체를 선정했고 1월 초쯤 만나서 발표 내용을 조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계 도시 정책을 관장하는 최고 기구인 ‘유엔 해비타트’는 정육각형 모양의 부유식 구조물 위에서 정주생활을 할 수 있는 해상도시를 구상하고 있다. 시범모델은 면적 1만8000㎡(5500평)에 300명 수용이 목표다. 300명이 거주할 수 있는 모듈 수백개를 이어 붙여 최대 1만 명이 거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후변화에 따른 재해에 대비한 해상도시 건설은 미국(시스테딩 부유섬), 벨기에(릴리패드), 네덜란드(마린 인공도시) 등에서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실제로 가시화한 사업지는 이번 부산의 ‘UN해상도시’가 유일하다.
■ 영화 '아쿠아맨' 속 해저도시? 울산서 진짜 추진된다
울산에서는 아틀란티스를 연상케하는 해수면 200m 아래에 해저도시를 건설하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최근 한국해양대학교는 울산시·울산 울주군·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울주군 어선어업협의회·서생면 어촌계장협의회와 함께 ‘울산 해저도시 건설’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총 사업비 467억원이 투입되는 이번 사업의 기술 목표는 ‘수심 50m, 5인 체류’, 실증 목표는 ‘수심 30m, 3인 체류’다. 울산시와 KIOST 등은 울산 앞바다에 내년부터 2026년까지 1단계로 수심 30~50m에 210㎥ 규모의 해저도시 조성을 추진 중이다. 이 해저도시에선 3~5명이 28일간 체류하며 연구·관측 활동을 할 수 있다.
2단계(2027~2031년)엔 수심 50~200m 아래, 1500㎥ 면적에 5~30명이 30일간 체류할 수 있도록 확대할 계획이다. 기관들은 2022년 초 해양수산부가 주관하는‘해저공간 창출·활용 기술개발 사업’ 공모에 참여할 계획이다.
■ 인천 학계·지역사회, 대학교 캠퍼스 규모 해저도시 논의
인천에서는 지역사회와 학계를 중심으로 대규모 해저도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한국스마트해양학회와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최근 인천해저도시 관련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논의는 이제 막 시작된 단계로, 인천시는 아직 이 사안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은 상태다.
인천해저도시는 인천 내항 바다 182만5647㎡(55만 평)에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해저 3~4층, 해상 4~5층 규모의 스마트 빌딩 20여 개를 짓고, 건물들을 해저·해상통로로 연결해 다양한 경제문화 활동을 바닷속과 해상에서 가능케한다는 구상이다. 부산 해상도시의 100배가 넘는 규모로, 송도 연세대 캠퍼스 부지 크기와 맞먹는다. 학회 측은 도시가 만들어지면 연 3000만명이 넘는 관광객 유치와 8만 명 이상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ki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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