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12.23 04:19
[지방도시 주거지역 집중분석] ⑬외지인 몰려드는 포항, 신축 아파트 집값 15% 올라
[땅집고] 우리나라 대표 철강도시인 포항시는 구미와 함께 경상북도를 대표하는 도시로 손꼽힌다. 포스코(옛 포항제철) 제철소가 있는 남구 중심으로 주택시장이 발달해 왔다. 자족기능을 갖춘 덕분에 인구 수가 올해 11월 기준 50만3000여명으로, 경북 23개 시·군 가운데 1위다.
그런데 포항시 집값은 지난 5~6년 동안 거의 변화가 없었다. 2018년 8800가구 이상이 한꺼번에 입주하면서 공급과잉 현상이 발생한 적도 있다. 전국적으로 집값이 강세를 보이던 2018~2019년 포항에선 아파트 단지마다 역대 최저 실거래가를 기록했을 정도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포항시 집값이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것. 대구와 부산시 거의 전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이자, 비규제지역으로 남아 있던 인근 포항시에 투자자들이 몰려든 것이다. 처음에는 입지가 더 좋은 남구 위주로 집값이 올랐지만, 남구가 지난해 12월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면서 북구 일대 아파트가 대체 투자처 자리에 올랐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대비 올해 11월 입주 5년 이내 포항시 북구 신축 아파트의 3.3㎡(1평)당 매매시세는14.5%(1005만원→1151만원) 상승했다. 포항 ‘힐스테이트 초곡’ 아파트는 올 들어 총 1282건 거래되며 전국 아파트 중 거래량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대형 건설사들도 틈새시장인 포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포항 북구 학잠동에서 ‘포항자이 애서턴’ 분양을 준비 중인 GS건설 관계자는 “비규제지역인 포항에선 주택담보대출인정비율(LTV)도 최대 70%로 높고, 전매제한이 없어 분양 사업하기에는 적합한 조건으로 보고 있다”며 “지난해 12월부터 남구가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인 이후로는 북구 주택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비규제지역 풍선효과?…외지인 몰리며 집값 2억 상승
포항시 자치구는 남구와 북구 2개로 구성된다. 이 중 제철소 등 산업단지가 밀집한 남구 위주로 주택시장이 발달했다. 이 때문에 외지인들이 규제지역으로 묶인 부산·대구를 피해 포항 남구 아파트를 사들이기 시작했다. 이 영향으로 집값이 빠르게 올라, 결국 정부가 지난해 12월 남구를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했다. 현재는 비규제지역으로 남아 있는 북구 일대 기존 아파트와 분양권에 수요가 옮겨가는 모양새다.
실제로 포항시 북구 주택시장에 진입하는 외지인 비율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월별 매입자거주지별 아파트매매거래 자료에 따르면, 2019년 1월 11%에 불과하던 외지인 비율이 지난해 12월 36%까지 늘었고, 이어 올해 10월에는 48%에 달했다. 포항시 북구 아파트를 매입한 사람 중 절반 정도가 외지 투자자라는 얘기다.
투자자들은 주로 대장주 아파트나 신축 대단지 분양권을 사들이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힐스테이트 초곡'. 2024년 입주예정인 1866가구 아파트인데 올해 분양권 거래량이 1282건에 달한다(12월 21일 기준). 전국 단지 중 거래량 1위다. 인근 ‘한화포레나포항’(2024년 3월 입주·2192가구) 분양권도 1251건 팔려 거래량 기준 전국 2위를 기록했다. 거래량이 늘면서 집값도 상승세다. 포항 전체를 통틀어 대장주로 꼽히는 남구 ‘포항자이’ 84㎡ 집값은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4억원 중반대였는데, 올해 8월 6억4500만원 최고가를 찍었다.
■분양권 초강세에 새 아파트 분양 열기 뜨거워
포항 집값이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이면서 신규 아파트 시장도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여기에 분양권 투자를 노리는 외지인 청약자까지 가세하는 중이다. 실제로 올해 포항시 1순위 청약에는 3만2409명이 몰리면서, 최근 5년 간 청약자수가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포항 북구에 분양한 ‘한화 포레나 포항’은 1798가구를 모집하는 데 9932명이 청약해, 지금까지 북구에 분양한 아파트 중 역대 최다 청약자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북구에 분양한 ‘포항 양학 신원아침도시 퀘렌시아’는 지난해 평균 청약경쟁률이 22.39대 1로, 포항시 역대 최고 청약경쟁률을 경신했다.
포항 북구에선 GS건설이 학잠동에 ‘포항자이 애서턴’을 이달 분양한다. 포항에서 두 번째로 공급하는 ‘자이’ 브랜드 아파트다. 지하 3층~지상 38층 15동 총 1433가구다. 주택형은 전용 84~169㎡ 등 중대형 위주다. 포스코, 포항국가산업단지, 현대제철 포항공장 등 산업단지까지 차로 10분대 이동 가능한 직주근접 단지다. 올해 포항시에 분양한 11개 단지(총 1만1276가구) 중 10곳이 비교적 도심과 먼 북구 흥해읍과 오천읍 입지인 반면, ‘포항자이 애서턴’은 도심권에 들어선다.
GS건설 관계자는 “포항자이 애서턴에는 포항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옥외공간형 주택형과 펜트하우스를 배치할 것”이라며 “북구가 비규제지역이고 전매제한이 없어, 지역 실수요자 뿐 아니라 투자자들도 관심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남구 오천읍에서는 일성건설이 ‘더 트루엘 포항’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지하 2층~지상 18층 4동 255가구다. 바로 앞에 구정초가 있는 이른바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 단지며, 인근에 구정공원이 생길 예정이다. 동해고속도로(울산-포항)가 인접해 울산까지 30분이면 이동 가능하며, 단지 인근 해병로와 냉천로를 통해 포스코와 시내로 이동할 수 있다.
건설업계에선 수도권은 물론 지방 대도시가 거의 규제지역으로 묶여 있어, 올 연말부터 얼마 남지 않은 비규제지역 도심을 중심으로 분양 물량이 많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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