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12.16 03:53
[지방도시 주거지역 집중분석] ⑫ ‘호남의 판교’ 나주시, 농업도시에서 혁신도시로 변신 중
[땅집고]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곡창지대인 나주 평야를 끼고 있는 전남 나주시. 불과 10여전만 해도 농업이 주요 산업이었던 지역이다. 광주광역시 바로 옆에 있지만, 주택시장에선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공공기관 지방 이전 대상지인 광주전남혁신도시(이하 혁신도시)가 나주에 들어서면서 호남의 대표적인 지방 거점도시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나주에는 2010년부터 한국전력공사·한국농어촌공사 등 공공기관 16곳이 나주시에 줄줄이 입주하면서, 2010년까지만 해도 8만명대였던 인구가 올해 12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혁신도시 인근 아파트 가격은 5억원 수준으로 올랐고, 나주시 최초로 1군 건설사 브랜드 아파트도 들어선다. 이달 중 ‘나주역자이 리버파크’를 분양하는 GS건설 관계자는 “지난 9월 국토교통부가 KTX 나주역을 포함하는 나주시 송월동 일대를 ‘투자선도지구’로 지정하고 이곳에 대규모 업무·상업·문화시설을 개발하겠다고 발표해, 앞으로 나주시 주택 시장이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도시로 자족기능 갖춘 나주시…34평 집값이 5억원 선으로
현재 나주시 집값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곳은 혁신도시를 낀 빛가람동이다. 혁신도시로 지정되면서 2014년 처음으로 법정동이 신설됐다. 첫 입주 때 인구가 4000명을 밑돌았는데 올해 11월에는 4만명 수준으로 증가했다. 이 일대에 한국전력공사, 한국농어촌공사, 한국콘텐츠진흥원 등 공공기관 16곳이 입주하자 자족기능을 갖추면서 도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앞으로 수도권 잔류 공공기관이 나주혁신도시로 더 이전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나주시 주택시장이 혁신도시를 거점으로 더 성장할 여력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빛가람동에서 대장주로 꼽히는 단지는 ‘빛가람중흥S-클래스센트럴’이다. 각종 공공기관과 초·중·고를 걸어서 갈 수 있으면서, 중심상업지구 및 호수공원을 끼고 있어 입지 선호도가 가장 높다. 올해 11월 이 아파트 84㎡가 4억9500만원 최고가에 팔린 뒤 최고 6억원에 매물로 나와 있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3억원 초반대에 주로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실거래가 기준으로 집값이 1년 만에 2억원 정도 오른 셈이다. 인근 ‘전남혁신도시 영무예다음’ 84㎡는 지난 7월 3억5000만원에서 8월 4억4500만원으로, 집값이 한 달 만에 1억원 가까이 뛰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나주시 34평(전용 84㎡) 아파트 평균 매매시세가 지난해 12월 1억6000만원에서 올해 12월 2억원으로 올랐다. 1년 만에 집값이 25% 정도 뛴 것. 윤재영 중흥노블랜드중개사무소 대표는 “혁신도시가 자리잡으면서 나주시 전체적으로 집값이 많이 올랐다. 인근 대도시인 광주가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이면서 아직 비규제지역인 나주 아파트를 찾는 수요도 늘고 있다”며 “최근에는 34평 아파트가 5억원 초반대에 매수자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KTX 나주역 중심으로 ‘투자선도지구’ 개발사업 호재도
최근에는 나주시 부동산 시장에서 KTX 나주역을 낀 송월동도 주목을 받는 지역이다. 지난 9월 국토부가 이 일대 78만 791㎡를 ‘빛가람 에너지 클러스터 투자선도지구’로 지정하면서 개발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다. 투자선도지구란 국토부가 발전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한 지역을 성장거점으로 삼고 국비를 지원해서 개발하는 복합도시개발사업이다. 건폐율·용적률 완화, 세제혜택 등을 적용해 개발 효과를 끌어올리는 것이 특징이다. 혁신도시가 있는 빛가람동에서 직선거리로 불과 5㎞ 정도 떨어져 연계개발 가능성도 점쳐진다.
앞으로 국토부는 138억원을 투입해 KTX 나주역을 중심으로 에너지클러스터(혁신창업타운·에너지체험공원·스포츠파크)를 조성하고, 각종 업무·상업·문화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다. 개발 완료시 5635억원 규모 생산유발효과를 비롯해 부가가치유발효과1533억원, 2836명 추가 고용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된다.
나주시 일대 공인중개사들은 앞으로 KTX 나주역 일대가 ‘호남의 판교’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은다. 나주시 핵심 교통망으로 꼽히는 KTX노선을 끼고 개발하는 만큼, 교통·업무 기능을 두루 갖춰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정원 유창공인중개사 대표는 “이 일대가 나주 시내에서는 지가가 가장 높은 자리”라며 “오히려 현재의 혁신도시를 능가할 정도로 개발 중심지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나주역자이 리버파크’ 등 분양 소식 이어져
최근까지 나주의 아파트 분양시장은 혁신도시가 있는 빛가람동과 인근 금천면이 중심이었다. 현재는 이 지역의 분양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어, 투자선도지구가 계획된 KTX나주역 일대로 무대가 이동 중이다.
지난 9월에는 ‘빛가람 코오롱하늘채’가 분양했다. 163가구(특별공급 제외)를 모집하는 1순위 청약에 1295명이 몰리면서 평균 경쟁률 7.94대 1을 기록했다. 2015년 10월 분양한 ‘광주전남혁신도시 대방엘리움 1차(29.77대 1)’ 다음으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달에는 GS건설이 '나주역자이 리버파크’를 분양한다. 나주시에 1군 대형 건설사가 처음으로 분양하는 1000가구 이상 대단지다. KTX 나주역까지 걸어서 10분 정도 걸린다. 지하 3층~지상 32층, 18개동, 총 1554가구 규모다. 나주시 최초의 단지내 입주민 전용 영화관(CGV SALON), 영산강이 내려다보이는 스카이라운지 등을 설치한다. 14타석(전타석 GDR) 규모 스크린 골프 연습장, 게스트하우스 등 시설이 조성될 예정이다. GS건설 관계자는 “모든 가구를 추첨제로 공급하기 때문에 나주시민들 뿐 아니라 광주 등 전라권 수요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계약 후 전매가 가능해 수도권 투자자들의 문의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땅집고 자문단은 “전남 나주시의 경우 혁신도시를 끼고 있으면서 투자선도지구도 계획돼 있어 개발 기대감이 높은 지역”이라며 “실수요가 뒷받침되면서 현재 비규제지역이라 투자수요도 제법 모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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