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12.15 11:53 | 수정 : 2021.12.15 15:15
땅집고는 기업과 법인이 처한 다양한 부동산 문제을 해결하는데 도움을 드리기 위해 국내 최고 전문기업이 한데 뭉친 ‘땅집고 기업부동산 종합서비스센터’를 출범시켰습니다. 땅집고는 센터에 참여한 전문가들로부터 기업 부동산 관련 재미있고 창의적인 설루션 사례를 알려드리는 연재를 시작합니다.
[기업 부동산 멘토링] 골칫덩이 기숙사 부지, 필지 분할해 더 비싸게 판 비결
[기업 부동산 멘토링] 골칫덩이 기숙사 부지, 필지 분할해 더 비싸게 판 비결
[땅집고] 2016년 A사는 경기 이천시 공장 인근에 보유한 7895㎡(약 2300평) 규모 땅을 매각할 계획을 세웠다. 3개 필지로 축구장만한 크기였다. 1990년대부터 A사 직원용 기숙사로 쓰던 지상 3층 건물 2동이 들어서 있었다. 현금 확보를 위해 총 40억원에 처분하고 싶었지만 쉽지 않았다. 1종 일반주거지역이어서 아파트를 지을 수 없고, 원룸으로 개발하기엔 너무 넓었다. 1년 이상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자 매각가격을 대폭 낮춰야 할 상황이었다.
그런데 A사는 기숙사 부지를 목표보다 더 비싸게 파는데 성공했다. 매각을 성사시킨 인물은 정을용 비티지(BTG)컨설팅·부동산중개㈜ 대표다. 정 대표는 필지를 분할해 원룸용지로 바꾼 후 매수자를 찾았다. 매각가격은 40억5000만원이었다. 정 대표는 “기업이 보유한 부동산을 매각할 때는 매수자가 나타나기를 기다리지 말고 부동산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적극적인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 부동산 매입·매각·개발·밸류업 등에 꼭 필요한 원스톱 설루션을 제공하는 ‘땅집고 기업부동산 종합서비스센터’에서 센터장을 맡고 있다.
A사와 정 대표 모두 이천 기숙사 부지를 애초에 원룸으로 개발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 땅은 이천시 부발읍 신하리 일대로 제1종 일반주거지역에 속한다. 법적으로 아파트를 지을 수는 없다. 생활기반시설이 부족해 4층 이하 연립주택을 짓기에도 사업성이 낮았다. 하지만 원룸형 다가구주택을 개발하면 수익성이 나올 것으로 평가됐다. 정 대표는 “인근에 SK하이닉스 이천 공장이 증설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근로자 임차 수요가 탄탄하고, 주변이 모두 1종 일반주거지역이라서 주택이 부족해 원룸을 지으면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큰 걸림돌이 있었다. 바로 필지 분할. A사 기숙사 부지는 2300평에 달하는데, 일반적인 원룸 주택은 80~100평 규모로 지어야 도로 확보가 가능하다. 필지 분할에 소요되는 막대한 비용과 복잡한 절차가 문제였다. 필지 분할을 위한 건물 철거와 측량·인허가 과정에서 총 10억원 정도가 필요했는데 A사 입장에서 이 돈을 조달하기가 쉽지 않았다. 필지를 24개로 나눈 뒤 전부 분양이 가능할지도 문제였다.
정 대표는 고민 끝에 아이디어를 냈다. A사 측이 필지 분할을 하겠다고 결정하면 다른 비용을 들이지 않도록 매각 프로세스를 짰다. 필지 분할 인허가 절차와 소요비용 모두 100% 매수자 측에서 부담하고, 필지 분할 후 모든 필지를 사들이기로 한 것. 매수자가 비용을 전액 부담하는 만큼 매수인 입맛에 맞게 필지를 분할할 수 있게 된 것도 장점이었다.
정 대표는 계획이 확정되자, 곧바로 원룸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시행사를 찾아냈다. 매수자 요구에 맞춰 땅을 24개 필지로 분할했다. 매수자는 땅값 40억5000만원에 필지 분할 비용 10억원을 추가로 들였지만, 24개 필지를 모두 원룸 사업자들에게 팔아 만족할 만한 수익을 얻었다. 결국 이 땅은 2018년 다가구주택 16동(총 205 실)과 마을회관 1동, 어린이놀이터 2곳이 포항된 주택 단지로 변신했다.
정 대표는 필지 분할 매각 방식이 성공하려면 중개업체의 전문성과 신뢰가 두터워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매도자는 추가 비용을 들이기 싫어 현 상태대로 매각하기를 원한다”면서 “A사 사례처럼 조건이 불리한 경우라도 해당 부동산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적절한 설루션을 찾아내면 오히려 더 높은 가격에 팔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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