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으악! 이게 뭐야!!" 임대주택 사전점검 갔다 기절초풍

    입력 : 2021.12.08 07:37 | 수정 : 2021.12.08 10:54

    [땅집고] LH가 경기 시흥시에 공급한 '능곡9단지'에 청약 당첨된 예비입주자가 사전점검하면서 찍은 주방. '집이 너무 더러워 입주가 꺼려진다'는 내용의 후기를 올렸다. /온라인 커뮤니티

    [땅집고] “ LH 국민임대주택 사전방문 다녀왔는데 (집이) 너무 더럽습니다. 이 정도면 입주하시겠나요? 비위 약하신 분들은 보지 마세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경기 시흥시에 공급한 국민임대주택 ‘능곡휴먼시아9단지’ 아파트. 최고 12층 10동, 총 591가구로 2009년 입주했다. 이 아파트 전용 36㎡에 청약한 A씨는 예비 순번을 받고 1년 동안 기다린 끝에 입주 기회를 얻었다. 임대료가 보증금 1465만원에 월세 12만원 정도로 저렴하고, 배정받은 동과 층수 모두 A씨 마음에 쏙 들었다.

    그런데 이 아파트 사전점검을 간 A씨는 경악하고 말았다. 싱크대에 수년간 쌓인 기름때가 잔뜩 끼었고 화장실 변기에는 먼지와 머리카락이 눌러붙어있으며, 바퀴벌레약이 집 안 곳곳에 붙어 있는 등 집 상태가 엉망이었던 것. 직전 세입자가 집을 함부로 썼던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 “어떻게 살아야 이렇게 지저분할 수 있을까. 잠깐 빌려사는 집이라고 개판쳐놨다. 사람이 산 게 맞나 싶다”라며 “청소하면 되겠지만 어딘가 모르게 찝찝하다. 입주청소 업체가 돈 더 달라고 할까봐 겁난다”는 내용의 사전점검 후기를 남겼다.

    [땅집고] LH가 경기 시흥시에 공급한 '능곡9단지' 화장실 변기에 먼지와 머리카락이 굳어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땅집고] LH가 경기 시흥시에 공급한 '능곡9단지' 바닥에 오물이 눌러붙어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LH가 인천시 남동구에 공급한 국민임대아파트 소래휴먼지아3단지 29㎡에 청약 당첨된 B씨도 똑 같은 일을 겪고 인터넷에 글을 남겼다. B씨는 “전 세입자가 방을 어떻게 사용했는지 주방에 기름때가 많고 화장실 천장에는 니코틴 찌든때가 범벅이다”라며 “입주한 지 10일 만에 결국 퇴거한다”고 했다.

    이 같은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LH가 임대아파트 퇴실자 관리에 너무 소홀하다는 지적을 쏟아내고 있다. ‘어차피 내 집이 아니다’라는 생각에 집을 함부로 쓰다가 퇴거한 세입자에 대한 조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 무엇보다 집을 더럽힌 것은 분명 전 세입자인데, 새 세입자가 따로 업체를 물색해 비용을 지불하고 입주청소를 해야 하는 것도 너무 불공평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땅집고] 국민임대아파트 퇴거세대 원상복구비. /LH

    LH가 임대주택 퇴거자들에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니다. LH가 마련한 ‘임대주택 수선비 부담 및 원상복구 기준’에 따라 퇴거시 집 상태가 입주 당시와 다른 경우, 수리·원상복구 비용을 보증금에서 공제하거나 따로 청구하고 있다. 예를 들어 국민임대아파트에서 시설물별 원상복구 비용은 ▲현관 출입문 36만4000원 ▲거실 장판 1만5000원(㎡당) ▲주방 렌지후드 13만8400원 ▲욕실 벽 타일 8만1300원(㎡당) 등이다. LH 관계자는 “퇴거시 보증금 중 100만원 정도를 (수리·원상복구 비용에 대한) 유보금으로 잡아두고, 처리 후 상계가 되면 나머지 금액을 돌려주는 식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LH는 입주청소 비용은 전 세입자가 아닌 새 세입자가 지불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국민임대주택뿐 아니라 민간주택 시장에서도 입주청소는 새 입주자가 진행하는 것이 관례라는 것. 또 ‘집 상태가 더럽다’고 느끼는 것은 지극히 주관적인 영역으로 개인마다 다르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퇴거자가 수리·원상복구 기준에 들어가지 않는 청소 비용까지 부담해야 할 의무는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한다.

    [땅집고] LH가 경기 시흥시에 공급한 '능곡9단지' 아파트 내부. /온라인 커뮤니티

    하지만 퇴거자가 남긴 ‘끔찍한 상태의 국민임대아파트’를 한 번이라도 접한 사람들 사이에선 “LH가 집을 필요 이상으로 함부로 쓰는 임차인에게는 어느 정도 패널티를 적용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다. 악성 임차인 때문에 LH 임대주택에 새로 입주하는 사람들이 피해를 보고 있을 뿐 아니라, 세금을 들여 지은 LH 아파트가 필요 이상으로 낡아가고 있어 국가적으로도 손해라는 것이다.

    LH 관계자는 “예비입주자들이 임대주택 내부 상태가 맘에 들지 않을 경우 다른 주택도 여러 개 보고 고를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다만 지역본부가 관리하는 공실이 많지 않을 경우 선택지가 줄어들 수는 있다”고 했다. 그는 “A씨가 청약 당첨된 능곡9단지의 경우 주택관리공단이 관리하고 있는데, 해당 주택에 대해 도배·장판·전등을 교체하고 베란다 칸막이도 수리하는 안이 접수됐다”라며 “다만 가스렌지에 있는 기름때 등 오염된 부분은 A씨가 입주청소를 통해 자력으로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드디어, 종부세 폭탄 터졌다. 아파트 사고팔기 전 재산세, 종부세 확인은 필수. ☞클릭! 땅집고 앱에서 전국 모든 아파트 세금 30초만에 확인

    피할 수 없다면 줄여라…종부세 절세 전략


    이전 기사 다음 기사
    sns 공유하기 기사 목록 맨 위로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