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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실적인데 굳이 뭘~" 건설사들 수천억 사업도 시큰둥

    입력 : 2021.12.07 11:12

    [땅집고] “한강맨션이 유찰됐다고요? 거긴 올해 재건축 최대어인데, 이상하네요.”

    최근 주택 정비사업 시장에 의외의 일이 벌어졌다. 서울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재건축 시공사 선정 입찰이 무산된 것. 한강맨션은 추정 공사비만 약 6224억원인 데다 한강변 노른자여서 당초 치열한 경쟁이 예상됐다. 지난달 29일 진행된 입찰에서 뚜껑을 열어본 결과 GS건설 한 곳만 응찰했다. 결국 경쟁 입찰이 성립하지 않아 유찰했다. 조합 측은 최근 시공사 선정 재입찰을 공고했다. 한강맨션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재입찰에서도 추가로 참여하는 건설사가 없다면 GS건설과 수의계약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최근 수천억원 규모 대어급 재개발·재건축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경쟁이 사라지고 있다. 죽기살기식 치열한 수주전은 사라지고 단독 입찰로 시공권을 따내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올해 재개발·재건축 사업 시공권을 독차지한 대형 건설사들이 굳이 출혈 경쟁을 벌이지 않아도 역대급 실적을 올릴 수 있게 되면서 경쟁을 기피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땅집고] 서울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 아파트. 속칭 한강 영구 조망 단지로 강북 노른자로 불린다. /장귀용 기자

    한강맨션 시공사 선정에는 당초 GS건설과 삼성물산 참여가 유력했다. 하지만 강력한 경쟁자였던 삼성물산이 사업성과 ‘클린 수주’ 원칙을 이유로 입찰을 포기했다. 삼성물산 측은 “GS건설과 벌인 시공권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여 ‘클린 수주’ 원칙을 지키기 위해 포기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다른 해석을 내놓는다. 삼성물산이 이미 올해 목표치를 훌쩍 뛰어넘는 1조2600억원대 사업을 따냈기 때문에 더 이상 출혈 경쟁을 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는 것. 삼성물산은 올해 이미 ▲부산 명륜2구역 재건축(1891억원) ▲서울 고덕아남 리모델링(3475억원) ▲서울 금호벽산 리모델링(2836억원) 등 굵직한 사업을 여럿 따냈다.

    강북지역 대어로 꼽히는 미아3재정비촉진구역(이하 미아3촉진구역)도 지난달 26일 롯데건설 단독 입찰로 유찰돼 내년 1월24일까지 재입찰 제안서를 받기로 했다. 현장설명회까지만 해도 입찰 참여를 공언했던 GS건설과 인근 4구역을 수주해 분위기를 이어갈 것이라던 HDC현대산업개발이 포기했다. 미아3촉진구역 예정 공사비는 약 2531억원이다.

    이뿐만 아니다. 많은 대어급 사업장이 경쟁이 성립하지 않아 유찰된 이후 수의계약 방식으로 시공사를 선정했다. 노원구 상계1구역과 송파구 마천4구역, 강북구 미아4구역, 부산 서·금사 재정비촉진5구역 재개발, 부산 좌천범일통합2지구 등이 모두 이런 과정을 거쳐 시공사 계약을 맺었다.

    업계에서는 대형 건설사 중심으로 올해 이미 재건축·재개발 시장에서 역대 최대 수주 실적을 올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올해 서울 재건축·재개발 아파트 일반분양은 씨가 마른 반면, 새로 시공사를 선정하는 단지들은 크게 늘었다. 시공능력평가 10위 이내 건설사 정비사업 누적 수주액은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던 지난해 18조7817억원을 이미 넘어선 상태다. 실제로 10대 건설사 중 환경사업 쪽으로 기업운영방향을 전환 중인 SK에코플랜트를 제외한 9곳이 모두 도시정비사업 수주 실적 1조원을 초과 달성했다. 실적 1위 경쟁을 벌이는 현대건설과 GS건설은 연말까지 4조원 돌파까지 점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집값 폭등과 함께 너도나도 재개발·재건축 사업에 돌입하면서 자재가 부족할 정도여서 공사비가 많이 올랐다”면서 “굳이 출혈 경쟁을 하면서 정부에 미운털이 박히는 것보다 유리한 현장만 골라서 수주하는 것이 훨씬 이득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장귀용 땅집고 기자 jim33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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