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 반값" 혹했는데…아파트 옆에 이게 웬 탄약고

[1차 민간 사전청약 완전 분석] ②사실상 전철역없는 ‘평택고덕 호반써밋3차’

정부가 사상 처음으로 수도권 신규 공공택지 등에서 민간 건설사가 짓는 아파트에 대한 사전청약을 받는다. 1차 민간 사전청약 대상 지역은 오산세교2, 평택고덕, 부산장안 등이다.

이 중 평택 고덕신도시에는 호반건설이 A-49블럭에 짓는 ‘평택고덕 호반써밋 3차’가 사전청약을 진행한다. 호반써밋3차는 지하 2층~지상23층 9동 총 703가구다. 이 중 633가구를 이번 사전청약으로, 나머지 70가구는 본청약으로 각각 공급한다. 오는 13~15일 사전 청약을 받고 22일 당첨자를 발표한다. 2023년 4월 본청약을 거쳐 2024년 7월 입주할 계획이다.

평택 고덕신도시는 총 3단계로 나눠 조성하는데 이번에 사전청약을 받는 호반써밋3차는 교육 특화지구인 2단계에 해당한다. 최근 1단계 84㎡(이하 전용면적) 아파트 실거래가가 10억원에 육박한 것과 비교해 ‘평택고덕 호반써밋3차’ 사전청약 분양가는 4억 7000만원 대로 사실상 반값 수준이다.

다만 2단계 구역은 1단계보다 지하철역까지 거리가 꽤 멀다. 신도시 한복판 ‘알파탄약고’ 이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당초 계획했던 편의시설이나 문화시설이 제대로 완공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삼성 효과’로 집값 불붙은 평택

평택 고덕신도시는 수도권 최남단으로 경기 오산시와 맞붙어 있다. 2기 신도시 중 서울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그동안 주택시장에서 외면을 받았다. 서울 도심까지 직선거리로 30㎞ 정도다. 서울로 가는 전철은 1호선이 있지만 고덕신도시에서 1호선 서정리역까지 이동하려면 마을버스로 15분 정도 걸린다. 실제 신도시 개발 직전인 2016년만 해도 평택시 미분양 주택은 5000여 가구에 육박할 만큼 경기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국내 최대 규모 삼성전자 산업단지가 2017년부터 가동을 시작한 이후 구매력을 갖춘 인구가 대거 유입하면서 집값이 올랐다. 고덕신도시에서 집값이 가장 비싼 ‘평택고덕파라곤’ 84㎡는 지난 10월 9억1500만원에 거래됐다. 분양가가 3억5390만~4억330만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두 배 가까이 뛰었다. 미분양도 지난 10월 기준 44가구에 불과하다.

■2024년 7월 입주 확정…알파탄약고 이전이 걸림돌

‘평택고덕 호반써밋3차’는 지난 7월 사업계획승인을 받고 2022년 착공, 2023년 후분양할 계획이었지만 이번 민간 사전청약 단지로 편입됐다. 다른 사전청약 단지와 달리 ‘호반써밋3차’는 이미 부지를 확보해 입주(2024년 7월 예정)까지 기간이 짧고 변수가 적다.

주변에 초·중학교를 끼고 있고 교육특화지구인여서 국제학교도 계획돼 있다. 동쪽 1km 거리에 삼성전자반도체공장이 있다. 다만 SRT 지제역, 1호선 서정리역이 단지에서 4km 정도 떨어져 있다. 걸어서 이용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평택~제천 고속도로, 평택~파주고속도로 등 광역 도로망은 잘 갖췄다.

다만 고덕국제신도시 내 인프라가 계획대로 조성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 신도시 한가운데 자리잡은 ‘알파탄약고’ 이전이 지연되면서 도시 조성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알파탄약고는 미7군사령부와 51전투비행단을 지원하는 부대로 전투기와 폭격기 등에 쓰이는 부품이나 탄약, 폭탄, 미사일 등을 보관하고 있다. 알파탄약고는 미군 부지 반환 계획에 따라 이전할 예정이었지만 계속 연기되고 있다. 탄약고와 인근 지역은 군사시설보호구역(면적 244만여㎡로 고덕국제신도시 전체 면적의 약 20%)으로 묶여 개발 행위를 전혀 할 수 없기 때문이다.

■ 84㎡ 시세보다 2억 저렴

이 아파트는 사전청약 모집공고일 기준 평택시 1년 이상 거주자에게 30%, 경기도 2년 이상 거주자에게 20%, 기타 수도권(경기 2년 미만·서울) 거주자에게 나머지 50%를 배정한다. 민간 사전청약은 공공 사전청약(일반 15%, 특별 85%) 대비 일반공급 비율이 높다. 전체 공급물량의 37%는 일반공급으로 배정하며, 나머지 63%는 신혼부부(20%), 생애최초(20%), 다자녀(10%) 등 특별공급으로 공급한다. 민간아파트 사전 청약 당첨자 선정 방식은 일반 아파트와 동일하다.

이 단지는 지난 달 16일 개정된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따라 자녀가 없는 신혼부부, 1인가구, 1주택자도 특별공급에 청약 가능하다. 단 민간 사전청약은 공공분양과 달리 사전청약 당첨자는 다른 사전 청약 및 일반 청약에 도전할 수 없다.

청약자격 판단 기준일은 입주자 모집공고일(지난1일)이다. 사전청약 시점에서 해당 주택건설지역에 거주 중이라면 거주기간 요건을 충족하지 않아도 사전청약 신청이 가능하나, 이 경우 본 청약 입주자 모집공고일까지 거주기간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추정 분양가는 ▲84㎡A 4억7860만원 ▲84㎡B 4억7780만원 ▲84㎡C 4억7490만원 ▲100㎡ 5억6140만원이다. 고덕신도시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2단계 구역은 전매제한이 있어 최근 실거래된 사례는 없지만 은행이 대출을 실행하기 위해 책정한 시세가 84㎡ 기준 8억7000만~8억9000만원 정도”라며 “호반써밋3차 추정분양가는 인근 단지 시세 대비 반값 수준”이라고 말했다.

주택형별로 ▲84㎡A 202가구 ▲84㎡B 123가구 ▲84㎡C 122가구 ▲100㎡ 256가구로 모두 중대형이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84㎡는 A·B타입에 알파룸과 주방창이 있는 반면 C타입에는 둘 다 없어 상대적으로 A·B타입 경쟁률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며 “고덕신도시에는 84㎡ 이상 주택형이 흔치 않아 100㎡ 인기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를 감안해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84㎡C 주택형에 청약하는 방법도 있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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