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11.26 03:56
[땅집고] “이번에 상가 건물 한 채를 매입했습니다. 그런데 전 건물주에게 월세를 석 달 이상 내지 않은 세입자 때문에 고민입니다. 현행 임대차법상 이렇게 월세를 미납하면 임대차계약을 해지하고 명도소송까지 걸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새 건물주인 저도 명도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건가요?”
건물을 새로 사들인 건물주가 기존에 있던 세입자와 갈등을 겪는 일이 적지 않다. 건물을 매수한 이후 들인 새 세입자와 달리, 이전 건물주와 임대차계약을 맺고 터줏대감처럼 자리잡고 있는 세입자에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는 경험담이 쏟아진다. 특히 세입자가 전 건물주 때부터 임대료를 수개월째 내지 않으면서 버티는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새 건물주가 많다.
부동산 전문 변호사들은 “세입자가 전 건물주에게 임대료를 연체했더라도, 해당 연체액은 새 건물주가 이어받는 것이 아니어서 섣불리 명도소송을 걸었다간 패소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명도소송이란 건물주가 점포를 비워달라는 취지로 세입자 상대로 제기하는 소송을 말한다. 지난 9월 대법원이 발표한 ‘2021사법연감’에 따르면 2020년 전국 법원에 접수된 명도소송은 총 3만6681건으로 집계됐다.
그렇다면 새 건물주는 이전 건물주에게 임대료를 연체해 온 세입자를 어떻게 내보낼 수 있을까. 현행 임대차법상 세입자가 3개월 이상 임대료를 밀린 경우 건물주는 해당 세입자에게 임대차계약 해지와 명도소송을 청구할 수 있다. 이때 새 건물주가 세입자와 이전 건물주 간 임대료 연체 문제를 들며 계약 해지와 명도 소송을 하려면, 이전 건물주와 임대료 연체액에 대한 채권양도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즉 연체한 임대료를 물려받는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는 얘기다.
새 건물주는 세입자에게 채권양도 계약 사실을 통지해야 할 의무가 있다. 채권양도양수계약서를 작성할 때는 인감증명서를 첨부하고, 인감도장을 날인한다. 이후 채권양도 통지서를 세입자에게 발송하고 수취여부를 확인하면 된다.
엄정숙 법도종합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만약 건물주가 건물을 매입할 당시 채권양도 계약을 하지 않았다면, 세입자의 기존 연체금은 포기하고 새 건물주가 된 시점부터 임대료가 3개월 이상 연체되었는지 여부를 다시 따져서 명도소송을 해야 한다”면서 “채권 양도를 해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데, 명도소송 기간은 평균 5개월 정도”라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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