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11.24 11:32 | 수정 : 2021.11.24 14:09
[땅집고] “수도권에 광역급행철도 GTX를 포함해 광역전철이 4개나 정차하는 곳은 드물죠. 지난 1년간 부천종합운동장역 주변 집값이 무섭게 올랐습니다.”
23일 오전 경기 부천시 춘의동. 7호선 부천종합운동장역1번 출구로 나오니 2023년 3월 개통을 앞둔 서해선 복선전철 공사 현장이 나타났다. 역에서 약 1~2km쯤 멀리 떨어진 곳에 부천 중동 신도시 고층 아파트가 눈에 띄었다.
경기 부천시 부천종합운동장역이 있는 춘의동·여월동 일대는 부천에서 서울이 가장 가까운 곳이다. 하지만 주거지로서는 주목받지 못했다. 그런데 요즘, 이 지역의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GTX-B’노선에 이어 이른바 ‘GTX-D’ 노선으로 불리는 서부권 광역급행철도, 서해선 복선전철 연장선이 모두 ‘부천종합운동장역’을 지나는 것으로 계획이 발표됐다. 말 그대로 부천의 조용하던 동네가 하루아침에 수도권 서남부지역의 교통 핵심 요충지로 떠오른 셈이다. 역 바로 앞에는 1500가구 규모 역세권 융복합개발사업도 본격화해 서부권의 중심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 광역철도만 4개 지나는 부천종합운동장역…GTX 뚫리면 여의도·서울역까지 ‘10분대’
부천종합운동장역에는 현재 강남까지 연결되는 7호선이 지난다. 이 노선을 제외하면 주변에 가까운 서울이나 수도권 인근으로 이동하기에는 불편한 상황이다. 서쪽으로 약 2km 떨어진 서울 양천구 신월동이나 목동까지는 차로 약 20분밖에 걸리지 않을 만큼 가깝다. 하지만, 출퇴근 시간이 되면 도로가 꽉 막혀 1시간 넘는 시간을 예상하고 움직여야 한다. 수도권을 동서남북으로 관통하는 광역전철이 3개 더 들어서면 이 지역의 교통 여건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①서해선 복선전철 연장선
대표적인 교통망은 서해선 복선전철 연장선이다. 내년이면 부천 구간이 개통한다. 서해선 복선전철 연장선은 부천 소사동에서 안산 원시역까지 연결된 서해선 일부 구간인 ‘소사원시선’을 경기 고양시 대곡역까지 잇는 사업이다. 총 사업비 1조5767억원을 들여 길이 18.3㎞를 연결한다. 원래는 올해 6월 개통하기로 예정됐지만, 서울 강서구 개화동과 고양시 행주내동 사이의 한강 하저터널 공사(2.7㎞ 구간)가 지연되면서 예정보다 19개월 정도 개통 일정이 밀렸다.
하지만 이달 초 공사를 시작한 지 33개월 만에 하저 터널을 뚫는데 성공했다. 이로써 일부 구간은 먼저 개통할 수 있게 됐다. 내년 3월 소사역부터 부천 원종역까지는 우선 개통이 가능할 전망이다. 부천시는 내달부터 부천 구간의 전반적인 시험 운행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지난 22일에는 서울 강서구를 거쳐 상암동, 마포 홍대입구역(2·6·경의중앙선)으로 연결되는 ‘대장홍대선(20km)’ 사업이 한국개발연구원(KDI) 민간투자사업 적격성 심사를 통과했다. 이르면 2024년 착공해 2030년 개통할 계획이다. 서해선 원종역은 부천종합운동장역에서 1정거장 거리다. 이 노선이 개통하면 부천종합운동장역 인근에서 서울 서부권으로 이동하는 교통편이 크게 개선된다.
②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B)
무엇보다 이 일대 입지를 크게 뒤바꾸는 교통망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GTX-B노선이다. GTX-B 노선은 인천 송도에서 부천종합운동장을 거쳐 여의도, 용산, 서울역, 청량리 등 서울 중심 지역을 지나 남양주 마석까지 수도권의 동·서를 가로로 연결한다. B노선을 이용하면 서울 신도림역까지 한 정거장 만에 이동 가능하고, 여의도역과 서울역까지도 약 10분~20분대에 이동 가능해져 도심 접근성이 크게 개선된다. 2019년 8월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으며 공사 등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2028년 개통할 예정이다.
③서부권 광역급행철도
GTX-D로 불리는 서부권 광역급행철도도 부천종합운동장역을 종점으로 지날 예정이다. 부천에서 김포지역으로 이동하기 편리해질 전망이다.
■ 지금은 허허벌판이지만…“부천종합운동장역 일대 주택 개발 압력 커질 것”
취재진은 이날 전철을 타고 현장을 찾아갔는데, 부천종합운동장역 주변은 허허벌판이었다. 흔한 편의점이나, 카페도 하나 찾아보기 힘들었다. 역이름에 나오듯 운동장만 바로 옆에 있었다. 역에서 약 400m떨어진 곳에 있는 1500가구 규모 ‘여월 휴먼시아(3~5단지)’ 가 전부다. 여월동 미래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그동안에는 서울이 지리적으로 다소 멀어도 인프라가 우수한 부천 중동신도시 신축 단지 아파트 가격이 강세였고, 이 일대는 주목받지 못했는데, 최근 교통 호재가 잇따르면서 여월동 아파트값이 중동 신도시 아파트값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고 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여월 휴먼시아 3단지(2007년 입주)’ 84㎡는 지난 10월 9억7500만원(14층)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6억원대에 거래됐는데 1년 사이 약 3억원 가량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부천종합운동장역 인근에 주택이 더 개발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우선 역 바로 앞으로 1533가구 규모 역세권융복합개발 사업이 예정됐다. LH와 부천시는 부천 춘의동 일원 49만여㎡에 그린밸트를 일부 해제해 주택과 산업 단지, 스포츠 및 문화시설 등을 조성하는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비는 총 4100억원 규모다.
윤지해 부동산114 연구원은 “현재로선 GTX가 예정된 수도권 지역 주변 단지들 아파트가 크게 올랐기 때문에 부천에선 종합운동장역 주변에 있는 중동 신도시 집값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하지만 부천종합운동장역 주변에 부지가 많고, 교통망이 더 늘어날 예정이어서 주변 땅에 대한 개발 압력이 높아져 주택 단지가 더 들어서게 되면 부천종합운동장역 주변 아파트가 중동신도시 집값을 빠르게 따라잡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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