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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도 난장판"…주담대 틀어막자 이런 대출 편법까지

    입력 : 2021.11.16 11:11

    [땅집고] 최근 2년간 제2금융권 개인사업자 대출을 통한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이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가 은행권 주담대 규제를 강화하자 제2금융권을 통해 대출받으려는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일반 주담대와 금리는 비슷한데 대출 한도가 높아 주택구입자금을 우회적으로 마련하려는 수요자들이 편법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각에선 “규제 만능주의로 집값 폭등을 가져온 문재인 정부가 이제는 금융에서 규제를 쏟아내기 시작하면서 금융시장까지 난장판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땅집고] 서울의 한 시중은행./ 조선DB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시중 4개 저축은행(상상인, 상상인플러스, 애큐온, 예가람)의 개인사업자 주담대 잔액이 올 7월 말 기준 1조9107억원이었는데, 2019년 말(5587억원)에 비해 3.4배로 늘어난 것이다. 이 은행들의 개인사업자 주담대 잔액은 2018년 5159억원에서 2019년 5587억원으로 늘었다. 하지만 2020년 말 1조338억원으로 급증했고 올 7월까지 8000억원 더 불었다. 상상인저축은행의 경우 개인사업자 주담대 잔액이 2019년 17억원에서 올 7월 3447억원으로 200배 넘게 급증했다. 통계상 정부가 15억원 초과 고가주택 주담대를 전면 금지한 2019년 12월 이후 서울 강남권 중심으로 개인사업자 대출이 급증한 셈이다.

    [땅집고] 저축은행 4개사의 개인사업자 주택담보대출 증가 추이./조선일보

    실제 서울에서는 주담대 규제 탓에 15억원 넘는 아파트는 은행 대출을 한 푼도 받을 수 없다는 황당한 규제가 있다. 하지만, 저축은행 개인사업자 대출을 이용하면 시세 90%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일반 가계대출과 달리 사업체가 필요하지만, 개인사업자 대출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대출 상담사들이 페이퍼컴퍼니를 세우는 간단한 방법을 공유한다. 신분증만 있으면 국세청 홈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고, 3일 내에 사업자등록증을 받을 수 있다. ‘국세청 조사를 대비해 업종은 일반주택을 사무실로 쓰는 전자상거래 업종으로 하는 게 좋다’는 식의 팁도 알려져 있다. 저축은행 대출 금리도 연 3%대로, 은행에서 받는 주담대 금리와 비슷하거나 낮은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2019년 4년간 162만명 안팎이었던 국내 개인사업자 수도 지난해 171만명으로 증가했다. 이 중 상당수는 사업자 등록 후 개인사업자 대출로 주택구입자금을 마련하는 경우일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사업 자금이 필요한 실수요 개인사업자도 늘었겠지만 사실상 주택구입자금을 우회적으로 마련하려는 수요가 많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다만 돈에 꼬리표가 없기 때문에 대출받은 돈을 주택 구입에 썼는지, 사업 자금으로 썼는지 일일이 확인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윤두현 의원은 “과도한 가계 대출 규제는 완화하고, 개인사업자 대출은 실수요자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범위에서 제2금융권 대출 심사를 강화해 주택 구입 목적 사업자 대출은 걸러내는 핀셋형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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