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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째 계약금을 안 줘?" 집주인 계약 파기해도 말짱 도루묵

    입력 : 2021.11.16 07:08 | 수정 : 2021.11.16 10:10

    [땅집고] 부산에 한 아파트 전세 계약을 맺은 A씨. 그는 보증금의 10%인 계약금(2100만원)의 일부만 지급한 이후 2주 정도 계약금 전체를 집주인에게 완납하지 않고 있었다. 전세계약을 포기할 의사는 전혀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집주인이 다른 사람과 전세계약을 맺겠다며 A씨와의 계약을 파기해달라고 했다. 집주인은 “계약금 완납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2주동안 계약금을 완납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상태에서 계약을 파기해도 무방하다”고 주장했다. 억울한 A씨는 소송을 제기했다.

    전세 계약 파기는 최근 들어 부동산 거래 시장에서 많이 일어나는 분쟁 중 하나다. 세입자는 집이 마음에 드는 경우 계약 파기가 불가능하도록 안전하게 계약금 전체를 정해진 기간에 지급하는 것이 좋지만, 여러 사정으로 이 같은 조치가 어려울 때가 있다. A씨처럼 계약금 전체를 2주 째 지급하지 못한 경우, 전세 계약은 법적으로 유효할까.

    ■ “계약 파기 의사 없다면”…계약금 2주째 안줘도 전세계약 유효

    [땅집고] 예비 임차인이 전세 계약금을 일부만 지급하고 2주가 지나도록 전체 계약금을 집주인에게 지급하지 않아도 해약이나 파기의사가 없는 경우 계약이 유지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 게티이미지뱅크

    A씨가 제기한 소송에서 지난 13일 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A씨가 B씨에게 계약금 일부를 지급하지 않았더라도 계약 자체가 자동으로 무효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A씨와 B씨가 2주 동안 상호 간에 계약을 해약 또는 파기하겠다는 뜻을 주고받은 사실이 없다는 것이다.

    울산지법 민사17단독 강경숙 부장판사는 전세 계약자 A씨가 집주인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집주인이 계약금과 손해배상금을 합해 26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2주 넘게 계약금을 내지 않았더라도 직접적인 해약이나 파기 의사를 표현하지 않은 한 전세 계약은 유효하다는 의미다. 강 판사는 오히려 B씨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어긴 것으로 보고 계약금 전액인 2100만원뿐만 아니라 손해배상금 500만원까지 A씨에게 지급하는 것이 맞다고 판결했다.

    ■ 집주인 변심 막으려면 문자 등으로 ‘계약파기 조건’ 걸어두는 것이 안전

    전세계약을 파기할 때 계약금을 지불한 단계에서는 법적으로 임차인은 계약금을 포기하고 전세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 하지만 임대인은 계약금을 돌려주고 그와 동일한 금액을 위약금으로 주어야 계약을 파기할 수 있는데, 이를 배액배상이라고 한다. 임차인은 배액배상을 받는 경우 추가로 받는 돈에 대해선 세금을 내야 한다.

    일반적으로 매매 계약서에는 ‘해약한 계약금의 두 배를 지급받을 수 있다’는 문구가 포함됐다. 이 조항에 따라 계약금을 모두 지급했는데도 불구하고 집 주인이 갑자기 변심하는 경우 소송전을 벌이지 않아도 계약금과 피해보상금을 지급받을 근거가 마련된다.

    [땅집고] 전세 가계약이라도 해약할 때를 대비해 집주인과 합의한 내용을 문자 등으로 증거로 남겨두는 것이 좋다. / 게티이미지뱅크

    하지만 위 사례처럼 계약금의 일부 또는 가계약을 하는 경우엔 계약 파기에 대한 법적 해석이 분분해 집주인이 이 같은 배상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가계약은 정식 계약과 동일하게 취급되지만 파기할 때 위약금 없이도 가능한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또 법원의 판례를 살펴보면 가계약을 하다 임차인 쪽에서 계약을 파기한 경우 계약금(10%)을 모두 내야만 계약을 파기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5억원 짜리 전셋집을 계약하기 위해 5000만원의 계약금이 필요하지만 일단 우선권을 확보하려고 300만원을 집주인에게 미리 지급한 경우, 계약파기를 할 때 500만원을 포기하는 것이 아닌 5000만원을 모두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임차인 쪽에서 500만원만 포기해도 법적으로 인정되는 사례도 있다.

    김예림 법무법인 정향 변호사는 “최근들어 임대차 계약에서 분쟁이 늘고 있는데, 가계약을 하는 경우엔 계약서 없이 구두나 문자 메시지 등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고, 법원의 판결이 사안마다 제각각이어서 손해 배상 등을 제대로 못받은 경우가 많다”며 “전세금 가계약을 할 때 서로 계약을 파기할 경우를 대비해 문자 등으로 위약금 등에 대해 합의한 내용을 남겨두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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