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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값마저 추월…잘하면 대박난다는 '썩상'이 뭐길래

    입력 : 2021.11.16 06:59 | 수정 : 2021.11.16 10:02

    [땅집고] 올해 서울에서 거래된 재건축 아파트 단지 내 상가 실거래가 추이. /이지은 기자

    [땅집고]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 아파트. 1988년 준공해 입주 40년을 바라보는 총 5540가구 규모의 아파트로 송파구 최대 재건축 잠룡(潛龍)으로 꼽힌다. 이 아파트 가운데 노후 상가, 이른바 썩상(썩은 상가)가 있다. 매우 낡고 세입자를 찾기도 어려워 임대수익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상가 점포 가격이 아파트보다 더 비싸다. 지난 7월 이 아파트 상가 전용 5.25㎡가 8억원에 거래됐다. 3.3㎡(1평)당 5억원을 넘은 셈이다.

    경매 시장에서도 낡은 상가 몸값이 뛰고 있다. 1985년 입주한 송파구 방이동 ‘방이대림’(대림가락) 아파트의 경우 지난달 중순 1층 상가 101·108·109·110호 등 총 4실이 20억원에 경매로 나왔는데, 35억7100만원에 낙찰자를 찾았다.

    최근 서울·수도권 중심으로 재건축 아파트 단지 내 썩상 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재건축 조합이 사업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상가 소유주를 조합원으로 인정해 주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상가를 주택으로 바꿔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낡은 아파트 대신 상가에 투자하면 다주택자 세금 중과도 피할 수 있다.

    [땅집고] 최근 재건축을 앞둔 노후 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 투자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사진은 한 아파트 단지 내 상가.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그러나 부동산 전문가들은 ‘썩상’으로 재건축을 노리는 것은 리스크가 매우 크다고 경고한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이하 재초환)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것. 정부는 재건축 초과이익의 일정 비율을 조합원에게 부담금으로 부과하도록 하고 있는데, 현행 재초환법에 따르면 상가 조합원들이 내야 하는 부담금이 같은 면적의 아파트를 가진 조합원에 비해 ‘폭탄’ 수준으로 많다는 것이다.

    [땅집고] 재건축초과이익부담금 산정 기준. /이지은 기자

    재건축 부담금 산식은 다음과 같다.

    재건축부담금=[종료시점 주택가액-(개시시점 주택가액+정상 주택가격 상승분 총액+개발비용)]×부과율(최대 50%·1인당 3000만원까지 면제)

    즉 재건축 전후 집값 차액에서 주변 집값 상승분, 세금, 개발비용을 뺀 금액의 최대 50%를 부담금으로 내야 한다. 개시시점 주택가액은 추진위원회 승인일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이 개시시점 주택가액이 클수록 부담금이 줄고, 가액이 적을수록 부담금이 커진다.

    그런데 현행 재초환법에 따르면 재건축 단지 내 상가의 개시시점 가액은 ‘0원’으로 계산된다. 재초환법이 주택만을 겨냥해 만들어진 탓에, 개시시점 가액 산정에 대한 내용을 담은 제 9조에 상가 가액을 평가하는 내용이 없는 탓이다. 결국 상가 조합원들이 ‘부담금 폭탄’을 맞을 여지가 있는 셈이다. 부동산 전문 변호사들은 “법은 최대한 보수적으로 해석해야 하는데, 주택이 아닌 상가의 경우 재초환법에서 개시가격 산출 근거가 없기 때문에 가액을 ‘0원’으로 보는 것”이라고 했다.

    [땅집고] 재건축을 추진 중인 서울 서초구 방배동 '방배삼익' 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주택 뿐 아니라 상가 개시시점 평가액도 반영해 재건축부담금을 계산했다. /조선DB

    재건축 조합은 이 같은 재초환법이 실제 정비사업 현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서울 서초구 ‘방배삼익’ 조합은 지난 6월 조합원 1인당 평균 초과이익을 6억1938만원, 이에 따른 재건축부담금을 2억7400만원으로 계산하면서 주택뿐 아니라 상가 등 부대·복리시설에 대한 개시시점 평가액까지 반영했다. 박경룡 방배삼익 조합장은 “만약 현행 재초환법대로라면 상가 조합원은 실물 자산이 있는데도 아파트 조합원보다 수억원 부담금을 더 내야 한다는 얘기인데, 이는 부당하다고 판단해 상가 개시시점 가액을 ‘0원’으로 평가하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재건축 업계에서는 현실에 맞지 않는 재초환법 개정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국토교통부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박 조합장은 “지난해 한 조합원이 국토부에 단지 내 상가 보유 조합원은 재초환 부담금을 어떻게 내야 하는지 물었는데, 국토부가 ‘정부는 조합에 재초환 부담금 총액을 통보할 뿐, 아파트 조합원과 상가 조합원이 이를 어떻게 나눠서 부담해야 할지는 조합이 정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고 말했다.

    [땅집고]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월 대표 발의한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개정안' 검토보고. 이 법안은 국회교통위원회 검토를 거친 후 무기한 계류 중이다. /국회교통위원회

    정치권에서도 허술한 재초환법을 개정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월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재건축 부담금을 산정할 때 주택 뿐 아니라 상가 등 부대·복리시설 가격도 포함해서 계산하도록 하는 재건축초과이익 환수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하지만 개정안은 지난 4월 국토교통위원회 검토 후 방치되고 있다. 검토보고서를 작성한 최시억 국토위 수석전문위원은 “상가 조합원의 재건축부담금이 합리적으로 산정되도록 하려는 개정안의 취지는 타당하지만, 상가 가격을 어떻게 산정할지가 관건”이라며 “현재 주택 공시업무는 한국부동산원이 하고 있지만, 상가의 경우 한국부동산원이 아닌 감정평가사나 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 심의를 거칠 필요가 있는지 구체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전문가들은 결국 재초환 법이 미비한 상태에서 새 아파트 분양을 노리고 재건축 단지 내 상가를 매입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권재호 법무법인 센트로 변호사는 “일단 조합에서 ‘썩상’ 투자자에게 상가 대신 아파트 입주권을 줄 것이냐가 첫번째 관건인데, 운 좋게 이 단계를 넘어서더라도 현행 법상 상가 조합원이 재초환으로 부담해야 할 금액이 아파트 조합원보다 과도할 수 있다”면서 “조합원 개인별 부담금에 대한 분배 기준도 아직 없는데, 분배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수가 적은 상가 조합원이 피해를 볼 수 있어 적어도 재초환법이 제대로 갖춰질 때까지는 섣부른 투자에 나서지 않는 것이 낫다”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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