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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좀체 살아날 기미 안 보이던 이태원의 반전 부활

    입력 : 2021.11.15 07:44

    [2021 달라지는 상권 지형도] ②코로나 직격탄 맞았던 이태원, MZ세대 품고 회복세
    [땅집고] 지난달 31일 오후 핼러윈데이를 맞아 서울 용산구 이태원 거리가 20대 중심 젊은층으로 붐비고 있다./장련성 기자

    [땅집고] “이태원 찾는 사람들 연령대가 많이 낮아졌어요. 30대가 주를 이뤘는데 이번 핼러윈데이 때는 대학가처럼 20대들이 넘쳐나서 놀랄 정도였어요.”

    지난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세계음식문화거리.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2번 출구에서 해밀턴호텔로 가는 300m 거리에 술집과 식당이 늘어선 이태원 중심가다. 여전히 텅텅 비어 있거나 ‘임대’ 현수막이 걸린 가게가 많았다. 하지만 문을 연 가게에는 손님들이 가득 들어찬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지난달 말 ‘핼러윈데이’에는 이 거리가 20대 중심으로 발디딜틈 없이 꽉 들어찬 모습이 대대적으로 보도되기도 했다. 이태원동 타로카페 직원 A씨는 “헬러윈데이와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이후 젊은 고객이 점점 늘어나 상인들이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땅집고] 서울 이태원 일대 주요 상권. /박기람 기자

    이태원 상권은 올 상반기만 해도 “이젠 끝났다. 살아날 가망이 없다”는 소리까지 들었다. 용산 미군기지가 경기 평택으로 이전하면서 외국인 거리라는 정체성을 상실한 데다, 한때 코로나 유행 발상지란 오명까지 뒤집어 썼다. 하지만 이곳에서 만난 상인들은 상황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초부터 위드코로나1단계에 돌입해 매출이 조금씩 늘고, 놀거리를 찾는 20~30대 초반 ‘MZ세대’가 이태원으로 몰려들고 있어서다.

    [땅집고] 지난 12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세계음식거리. 낮에 굳게 잠겨있던 가게들이 손님으로 가득 찼다. /박기람 기자


    ■ 끝난줄 알았던 이태원, 3분기부터 서서히 회복

    이태원역 앞 해밀턴호텔 뒷골목 세계음식문화거리는 한때 서울에서 가장 ‘힙’한 상권 중 하나였다. 유명 방송인이 운영하는 음식점을 비롯해 독일·프랑스 레스토랑 등 세계 각국 식당이 있고 이색적인 분위기의 카페와 루프탑 바, 클럽이 즐비했다. 낮이고, 밤이고 인파로 북적였다.

    미군이 떠나고,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이태원 상권은 극적으로 몰락했다. 지난해 5월 발생한 클럽발 집단감염으로 수많은 가게가 폐업하는 홍역까지 치렀다. 당시 이태원 상가 공실률은 30% 이상으로 치솟기도 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태원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지난해 1분기 6.4%에서 올 1·2분기엔 31.9%로 5배 가까이 늘었다.

    그러나 상권 전문가들은 이태원이 서서히 살아날 조짐을 보였다고 말한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하는 상가 공실률은 올해 3분기부터 안정되기 시작해 9월말 18%까지 낮아졌다. 세계음식문화거리 인근 M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 때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어 임시 폐업했던 가게들이 하나 둘 문을 열고 있다”며 “위드코로나가 본격화하면 공실이 더 줄고, 거리도 예전 모습을 찾으면 이태원을 찾는 이들도 다시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땅집고]2021년 이태원 소규모 상가 공실률./한국부동산원

    ■ “MZ세대가 회복 견인…상권 체질 바꿔야”

    전문가들은 최근 이태원 상권 회복세 배경에는 ‘MZ세대 유입’이 있다고 분석한다. 코로나 사태 이전 이태원 상권 소비 연령대 대부분이 미군이거나 30대 이상 직장인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대학생·사회초년생 등 20대 초중반이 많아졌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과거 젊은층은 이태원의 비싼 가격대나 외국인 등 특유의 문화를 꺼리는 경향이 있었지만, 미군이 줄어든 이후 오히려 20대들이 다가가기 쉬운 곳으로 변했다”며 “한남동 일대에서 쇼핑과 식사를 즐기고 저녁에는 이태원으로 넘어와 술집을 탐방하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땅집고]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일대에 오픈한 플래그십 스토어 '구찌가옥'./박기람 기자

    MZ세대가 이태원을 찾는 이유를 한남동 일대 명품샵이 늘어난 것과 연관짓는 시각도 있다.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구찌는 지난 5월 한남동에 새로운 플래그십 스토어 ‘구찌 가옥’을 오픈해 큰 인기를 끌었다. 김성순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 전무는 “요즘 MZ세대는 ‘명품 가격의 스트릿 패션 브랜드’ 같이 ‘럭셔리’와 ‘힙’이라는 개념을 동시에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태원과 한남동이 그런 MZ세대 취향을 저격했다”고 했다. 박갑현 지우리얼티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이태원을 찾는 연령층이 낮아지면서 한남동 명품거리가 점차 한강진역에서 이태원역 대로변으로 확장하고 있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이태원이 코로나 사태 후 원래 모습을 찾기 위해 젊은 층 발길을 끌어들일 콘텐츠가 더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맹기훈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 회장은 “코로나19 때문에 망가졌다고 하지만, 실상은 미군기지 이전 논의가 시작하면서부터 이태원 상권은 흔들리기 시작했다”며 “이태원은 미군, 미군 가족, 군무원 등 10만 명 고정 수요층에 매우 의존적인 상권이었기 때문에 자립도가 약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태원 부동산 관계자는 “예전처럼 전국적으로 잘나가는 상권이 되려면 술집, 클럽 외에 젊은 사람들이 즐길 거리가 많이 들어와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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