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11.08 11:33 | 수정 : 2021.11.08 13:46
[땅집고]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 심사 매뉴얼을 구체화하는 방안을 담은 법안을 만든다. 큰 틀에서 큰 변화는 없지만, 각 지자체마다 기준이 제각각이고 모호했던 분양가 심사의 예측 가능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민간 사업자가 사전청약을 하는 경우 추정 분양가 산정을 위한 기준과 절차도 마련됐다.
국토교통부가 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분양가 상한제 심사 매뉴얼 및 추정분양가 검증 매뉴얼을 마련하고 전국 지자체 및 민간업계에 배포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앞서 지난 9월 열린 국토부 장관 주재 공급기관 간담회에서 나온 건의 사항과 서울시 등 지자체의 요구 등을 반영해 관계기관이 참여한 태스크포스(TF)에서 새 기준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분양가 상한제 금액은 택지비와 기본형 건축비의 합에 택지비·공사비에 대한 각각의 가산비를 더해 결정된다. 그러나 지자체마다 분양가로 인정해주는 가산비 항목과 심사 방식이 각기 달라 지자체와 사업 주체 간 분쟁으로 이어지면서 분양이 지연되는 문제가 있었다.
국토부는 택지비 심사에서 공공택지의 경우 상가·임대 면적을 제외하도록 하고 택지비 이자조달 비용까지 산정하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민간택지의 경우는 주변 시세를 더욱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도록 표준지 산정 기준 및 입지·특성 차이 보정기준을 구체화했다. 또한 택지비를 산정할 때 조합사업비에서 택지 조성을 위해 사용된 비용을 적정하게 반영하도록 했다. 특히 기본형 건축비 산정 시 지자체가 임의로 건축비를 삭감하지 못하도록 매뉴얼에 구체화하고, 이에 대해 행정지도를 실시하기로 했다.
지자체마다 조정기준이 상이한 가산비 항목은 심사 항목을 구체화하고, 권장 조정 기준을 제시하기로 했다. 가산항목에 대해 지자체별 임의 조정으로 심사 결과의 예측 가능성이 낮아 사업주체-지자체 간 이견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앞으로는 기존 심사자료 분석결과를 토대로 주요 항목을 인정·불인정·조정 3가지 유형으로 분류해 심사기준을 구체화했다.
민간 사업자의 사전청약시 추정분양가 산정 방식은 사업주체가 설계를 진행한 후 분양가 상한제 매뉴얼 기준으로 분양가를 산정하되, 사전청약 시점에서 산정 불가능한 항목은 매뉴얼에서 별도 추정방식을 적용하도록 했다. 이를테면 건축비 가산비의 경우 사전청약 단지는 주택의 에너지 절감률을 측정할 수 없으므로 매뉴얼에서 에너지 절감률을 60%로 가정해 반영한 뒤 추후 조정토록 했다.
민간사업자는 기본설계를 진행한 뒤 이에 기초한 분양가 심사자료를 작성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내야 한다. HUG 추정분양가 검증위원회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부동산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지자체 분양가 심사 담당 공무원 등 전문가로 구성된다.
내년 상반기까지 민간 사전청약 물량으로 공급되는 물량은 총 3만3674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토부는 매각택지 중 사전청약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후보지가 11곳, 2만1542가구라고 소개했다. 이들 지역은 다음 달부터 내년 3월 사이 사전청약을 시행할 예정이다.
김수상 국토교통부 주택토지실장은 “분양가 상한제 심사 매뉴얼 개정에 따라 심사 기준이 구체화되면서, 분양가 심사 과정의 예측 가능성이 크게 제고되어 민간의 주택 공급이 촉진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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