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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 빨리빨리"…용틀임하는 목동 일대 빌라값 천정부지

    입력 : 2021.11.04 07:40 | 수정 : 2021.11.04 09:02

    [땅집고] 서울의 대표적인 학군지로 꼽히는 양천구 목동 일대의 노후 빌라 몸값이 치솟고 있다. 일대 노후 빌라들이 정부와 서울시가 도입한 새로운 재개발 사업에 도전하고 있어서다. 양천구 목동·신정동 일대는 1980년대 지은 약 2만가구 규모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14개 단지가 재건축을 추진 중이지만, 정부의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목동의 학군·인프라를 공유할 수 있는 주변 빌라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땅집고 취재 결과 최근 일대에서 정부 정부의 도심복합공공주택 사업과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 사업 등에 사업 제안서 등을 제출한 사업 구역은 총 4곳(목4동, 목2동·신월7동1구역, 신월3동)으로 확인됐다. 이중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신청지인 신월7동과 정부 도심복합사업 신청지인 목4동은 추진이 유력할 것으로 예상을 모은다. 하지만 두 신청지는 아직 후보지로 선정된 것이 아니고, 후보지로 선정되더라도 거래 제약 사항이 각각 달라 빌라 구입시 주의할 점도 많다.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동의율 1위 ‘신월7동 1구역’

    양천구에 따르면 신월7동 1구역, 신월3동, 목2동이 지난달 말까지 서울시가 모집한 신속통합기획 재개발 공모 1차 공모에 신청했다. 이중 신월7구역은 현재까지 주민 동의율 75.7%를 달성한 상태로, 12월 후보지로 지정될 가능성이 유력한 지역으로 꼽힌다.

    [땅집고] 신월7동 1구역 일대. / 김리영 기자

    신속통합기획은 오세훈 시장이 추진하는 역점 사업으로, 정비구역 지정 등 재개발 초기 단계의 소요 기간을 크게 단축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서울시는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재개발 후보지를 사전 검토하는 작업부터 사전 타당성 조사를 거쳐 정비계획을 수립하는 법정 절차를 기존 5년에서 2년으로 단축시키겠다고 했다.

    [땅집고] 서울 양천구 신월7동 1구역 위치. / 신월7동1구역 추진준비위, 김리영 기자

    신월7동 1구역 추진준비위 관계자는 “앞서 정부의 공공재개발 사업을 신청했지만 탈락했고, 신속통합기획으로 재도전했다”며 “이 일대는 김포공항이 가까워 고도제한(57.8m)을 받기 때문에 최고 15층 정도가 될 것 같고 총 2800~2900가구(토지등소유자 수 2177명)를 짓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땅집고] 목동선 경전철 노선도. /서울시

    신월7동 1구역은 개발이 완료하면 역세권 단지가 될 전망이다. 2022년 착공 예정인 경전철 목동선 신설역 예정지가 가깝다. 목동선은 양천구의 신월동, 신정동, 목동과 영등포구의 당산역을 잇는 10.87㎞ 경전철 노선이다. 전철 2호선, 대장홍대선 등과 연계돼 목동과 서부지역 곳곳을 오갈 수 있는 경전철로 주목받는다. 또 양천구 뉴타운 사업으로 추진돼 입주가 거의 완료된 신정 뉴타운과 거리가 약 600m 정도로 가까운 것도 장점이다.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가 코앞…목4동에 5000가구 공급 목표

    노후 빌라가 밀집한 목4동은 정부가 추진하는 도심공공주택 복합지구 신청을 위한 준비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목4동은 최근 양천구청에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사업 제안서를 제출했다.

    목4동은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동북쪽에 맞붙은 지역이다. 재정비가 이뤄지면 신시가지 아파트와 견줄 만큼 입지가 좋다. 3주 전부터 이 지역에서는 재개발 추진준비위원회가 꾸려져 주민 동의서 징구가 시작됐다. 현재까지 약 30%의 주민이 사업에 동의한 상태다. 추진준비위는 2종·3종 일반주거지역인 이 일대를 종상향해 용적률 300%, 총 5000가구를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황금종 목4동 추진준비위원회 대표는 “개발이 이뤄지기만 한다면, 목동 옆에 신축 단지가 대규모로 들어서기 때문에 목동 신시가지 재건축 시 이주 수요를 일부 감당할 수도 있을 전망”이라고 했다.

    [땅집고] 서울 양천구 목4동 도심복합사업 예정구역(안). / 목4동 추진준비위, 김리영 기자

    이 일대는 노후 빌라와 신축 빌라가 섞여 ‘노후도 충족’이 관건이다. 지난 4월 소규모 재정비사업 후보지로 선정됐지만, 노후도 문제로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을 추진하게 됐기 때문이다. 도심공공주택복합 사업 지구지정 요건은1만㎡당 50가구의 가구수밀도와 노후도(20년 이상) 60% 이상을 충족하면 돼 소규모 재건축 노후도 기준보다 달성이 쉽다. 지구지정 제안을 위해서는 토지 등 소유자 10% 동의가 필요하다.

    현재 목4동은 1만㎡당 54가구, 노후도 67%, 토지 등 소유자 17% 동의(제출일 기준) 등의 지구지정 제안 요건을 충족했다. 추진 준비위는 도심복합사업으로 방향을 틀면서 사업 면적을 소규모 정비사업 6만9104㎡에서 20만㎡로 3배 이상 확대하고 1000명이었던 토지등소유자도 2800명으로 늘렸다.

    ■ 같은 공공 정비사업이지만…‘현금청산’· ‘토지거래허가’ 각각 달라 주의해야

    두 지역은 모두 후보지 선정이 유력하다는 평가가 있지만, 이 일대 빌라를 구입하려는 투자자들은 주의할 점도 많다.

    우선 도심복합사업으로 추진하는 목4동은 현재 빌라를 구입하더라도 새 아파트 우선공급권을 받는 것은 불가능하다. 더구나 사업 후보지로 선정되면 지난 6월 29일 이후 빌라를 구입한 소유자들까지 현금청산을 당하기 때문에 사업에 반대할 가능성이 높고, 사업 전체의 동의율을 달성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 목4동 추진위 관계자는 “숫자를 밝힐 수 없지만 이 사업이 추진될 줄 모르고 빌라를 구입한 토지등소유자들도 있다”며 “노후도 문제 때문에 우선 사업이 추진되는 것이 가장 급선무지만, 현금 청산 문제가 가장 큰 걱정”이라고 했다.

    [땅집고]서울 양천구 목4동 일대. / 김리영 기자

    신속통합기획의 경우 후보지에 선정되면 해당 구역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실거주 목적이 아니면 거래가 제한된다. 신속통합기획 신청을 앞둔 신월7동 1구역의 경우 아직까지는 거래에 제한이 없어 거래가 활발한 상태다. 현재 신월7동 1구역은 대지지분이 8~10평 정도인 노후 빌라가 3억원에서 최고 4억원대 초반에 거래되고 있다. 신월동의 A공인중개사는 “신속통합기획이 추진되기 전보다 노후 빌라 호가가 약 3000만~7000만원 정도 상승했다”며 “후보지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 나오면서 매물이 점차 줄어들고, 매수자들도 서두르는 분위기”라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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