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11.04 07:25
[함현일의 미국&부동산] 밀레니얼 세대의 내 집 마련 위기 넘는 법
[땅집고] 얼마 전 멀티 패밀리 관련 기사를 보다가 흥미로운 사실을 확인, 아니 재확인했다. 멀티패밀리 시장의 장밋빛 전망 뒤에 슬픈 이유가 숨겨져 있던 것. 바로 밀레니얼 세대의 생애 첫 내 집 마련이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아파트 임대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밀레니얼, 그리고 그 후 세대가 소득만으로 집을 사는 것이 힘들어지고 있다. 가상화폐에 젊은 세대들이 열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시장에선 벌써 ‘밀레니얼 주거 위기’라는 소리가 나온다.
[땅집고] 얼마 전 멀티 패밀리 관련 기사를 보다가 흥미로운 사실을 확인, 아니 재확인했다. 멀티패밀리 시장의 장밋빛 전망 뒤에 슬픈 이유가 숨겨져 있던 것. 바로 밀레니얼 세대의 생애 첫 내 집 마련이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아파트 임대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밀레니얼, 그리고 그 후 세대가 소득만으로 집을 사는 것이 힘들어지고 있다. 가상화폐에 젊은 세대들이 열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시장에선 벌써 ‘밀레니얼 주거 위기’라는 소리가 나온다.
■ “첫 집 사기 참 어렵네”
사실 최근 몇 년 사이 주택시장을 떠받친 주 세력은 밀레니얼이었다. 아파트먼트 리스트의 주택 소유(home ownership) 리포트에 따르면 밀레니얼의 주택 소유 비율은 지난 3년간 40%에서 47.9%로 높아졌다. 하지만 증가 속도가 느리다. 미 통계국에 따르면 2021년 2분기 주택 소유 비율은 밀레니얼이 속하는 35세 이하는 37.8%, 35~41세는 61.3%를 기록했다. 2002년에는 30~34세 54.9%, 35~39세 65.2%, 40~44세 71.7%가 주택을 소유하고 있었다. 갈수록 젊은 세대의 주택 소유 비율이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영국 금융서비스 회사인 리갈앤제너럴(Legal & General)이 미국 밀레니얼 875명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주택 소유는 밀레니얼에게는 ‘먼 미래의 꿈’ 같은 일이었다. 응답자의 56%는 현재 사는 지역에서 집을 사는 것이 ‘어렵다’ 또는 ‘극히 어렵다’라고 답했다. 응답자 절반은 학자금 대출과 기타 비용 지출로 주택 구매를 위한 다운페이먼트(down payment)를 저축하려는 시도조차 못 하고 있다고 답했다.
■소득보다 집값 배로 올라
밀레니얼이 주택을 사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돈이 없다. 월급이 충분치 않다. 월급이 오르는 속도보다 주택 가격 상승이 너무 빠르다. 2020년 초 미국의 학자금 대출은 1.6조 달러에 달했다. NAR에 따르면 36세 이하 주택 구매자의 50% 이상은 학자금 대출 상환을 위해 내 집 마련을 연기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년 사이 팬더믹으로 주택 부족 현상이 심화하면서 주택 가격은 천장을 뚫고 있다. 미국 통계국에 따르면 올 3분기 주택 매각가격 중간값은 40만470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33만7500달러보다 20%쯤 오른 것이다. 10년 전인 2011년 3분기(22만3500달러)보다 거의 두 배 올랐다. 하지만 가구당 실질소득은 2011년 5만7732달러에서 2020년 6만7521달러로 1만 달러밖에 오르지 않았다.
대도시를 선호하는 밀레니얼의 주거 특성도 주택 소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퓨 리서치(Pew research)에 따르면 밀레니얼의 88%는 대도시에 살고 있다. 어느 지역보다 집값이 비싼 도시에 몰려 사는 것이다.
■창의적 아이디어로 내 집 마련
하지만 똑똑한 밀레니얼 세대가 주택 매입을 포기한 건 아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주택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은 ‘Millennials team up to fulfil the dream of homeownership’이란 기사를 냈다. 밀레니얼들이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기 위해 친구들과 공동으로 주택을 사고 있다는 내용이다. 부동산 데이터 분석회사인 아톰 데이터 솔루션(Attom Data Solution)에 따르면 다른 성을 가진 사람들이 공동으로 주택을 구매한 건수가 2014년과 2021년 사이에 771%나 급증했다. 팬더믹 기간에 이런 추세는 가속화되고 있다. NAR에 따르면 결혼하지 않은 커플이 주택을 사는 비율이 2020년 4월과 6월 사이에 전년 동기 9%에서 11%로 높아졌다. NAR은 “팬더믹 기간 주거지를 임대하던 사람들이 재택근무 등으로 더 넓은 공간의 필요성을 느끼면서 기존 룸메이트와 주택 구입에 나선 사례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인플레이션이다. 주택을 소유하지 못한 사람들이 물가 상승에 더 취약하다. 주택을 소유하면 세금이나 보험, 주택 관리 등 추가 비용이 들지만 장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로 주거 비용이 일정하다. 하지만 세입자는 매년 임대료가 오른다. 그것도 최근에는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학자금 대출 부담에 주택 소유는 엄두도 내지 못하는 미국 밀레니얼의 처지가 어느 나라 청년들과 닮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