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11.03 11:35 | 수정 : 2021.11.03 13:39
[땅집고]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의 영향 등으로 아파트 매매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빌라 시장은 역대급 불장(강세장)이 이어지고 있다. 아파트값과 전세금 급등, 대출 규제 강화, 재개발 규제 완화 등 다양한 요인이 맞물리면서 서울 빌라시장에 풍선효과가 나타난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 기준 10월 다세대·연립(빌라) 거래량은 2569건이다. 신고 기한이 아직 남아 전체 거래량은 현재보다는 증가할 전망이다. 지역별로는 은평구가 269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강서구 254 건, 양천구 168건, 송파구 162건, 도봉구 161건, 강북구 155 건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서울 빌라 거래량은 전달인 9월(4135건)보다 줄었으나, 거래량은 아파트를 넘어섰다. 빌라 거래량의 아파트 역전 현상은 올해 1월부터 줄곧 이어지고 있다. 10월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1322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빌라 거래량의 반토막 수준이다. 9월 아파트 거래량 역시 2692건으로 빌라(4135건)의 절반에 가깝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아파트 거래량이 크게 늘지 않으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인기가 높아지면 서울 빌라 경매 낙찰가율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낙찰가율은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을 뜻한다. 이날 지지옥션 자료에 따르면 10월 서울 빌라 낙찰가율은 93.40%로, 전달에 이어 9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감정가 1억원짜리 빌라가 9000만원 이상에 팔렸다는 의미다. 올해 최고치를 찍은 전달(97.90%)에 비해서는 소폭 떨어졌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매매가격도 치솟고 있다. 지난해 1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는 작년보다 상승세가 가파른 모습이다.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서울 연립주택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은 6.21%로,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률(3.51%)의 2배가까이 올랐다. 작년 한 해 서울 빌라 매매가 상승률은 8.18%로, 2007년(8.87%)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해 서울 연간 빌라 매매가격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최고 상승률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KB통계로 한강 이북에 있는 강북권 14개 구의 연립주택 평균 매매가는 지난달 3억97만원을 기록, 처음으로 3억원을 돌파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로도 서울 빌라 중위 매매가격은 지난 7월 처음으로 3.3㎡당 2000만원을 넘어섰다. 중위 매매가는 표본을 한 줄로 세웠을 때 한가운데 있는 가격을 의미한다.
이 현상은 아파트 가격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금융기관의 '대출 조이기', 재개발 규제 완화 정책 발표가 맞물리면서 내 집 마련 수요가 아파트보다 저렴한 빌라로 흘러들어간 결과로 풀이된다. 또한 재보궐선거 이후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하면서 재개발 활성화에 따른 기대감도 작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오세훈표 재개발로 꼽히는 '신속통합기획'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매수 열기도 뒤따르는 분위기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올해 전세금·집값 상승률이 높고 최근 DSR 등 여신규제가 강화되면서 아파트 대안으로 중저가인 빌라를 매입하는 움직임이 커졌다”며 “또 공공정비사업의 호재와 서울시 정비사업 규제완화가 겹치는 등 다양한 요인이 겹치며 빌라 시장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어서 당분간 호황기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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