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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잡는다"…삼성·GS가 이촌동에 사활 건 이유

    입력 : 2021.10.28 07:18 | 수정 : 2021.10.28 13:38

    [땅집고]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은 한강 영구 조망 단지로 강북 노른자위로 불린다. 오는 11월29일 재건축 시공사 입찰을 마감한다. /장귀용 기자

    [땅집고] 서울 용산구의 알짜 단지로 꼽히는 이촌동 ‘한강맨션’ 재건축 사업 시공사 입찰을 한달여 앞두고 아파트 시장에서 국내 톱 브랜드 건설사인 GS건설과 삼성물산이 맞붙었다. 두 건설사는 입찰을 앞두고 개별 홍보전까지 시작했다. 현행법이 재건축 시공사 입찰 참여한 업체들의 개별 홍보를 금지하고 있지만, 제안서 제출 전 ‘사전 홍보’까지는 금지할 규정이 없다는 점을 노리고 홍보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홍보전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과거 불법 홍보로 시공사 재입찰까지 겪었던 한남3구역의 일이 되풀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찾은 한강맨션 주변 버스장류장 광고판과 지역 홍보 게시판 등에서는 입찰에 참여하려는 건설사들의 홍보물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입찰이 유력한 삼성물산과 GS건설이 게시한 광고물이 많았다. 현지에서 만난 조합원들은 “두 업체가 2주 전 현장설명회 직후부터 OS요원뿐 아니라 본사 직원들까지 직접 투입해 조합원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했다. 두 업체는 이외에도 카카오톡 채널과 유튜브까지 동원해 홍보전을 벌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땅집고] 삼성물산과 GS건설은 한강맨션 재건축 수주를 위해 카카오톡 채널, 유튜브 등 온라인상 홍보와 버스정류장, 광고판 등 게시물 설치 등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장귀용 기자

    이촌 한강맨션은 현재 23동, 660가구로 최고 층수가 5층이다. 재건축이 완료되면 용적률 255%를 적용해 지하3층~지상 35층, 15동, 1441가구 대단지로 재탄생한다. 기존 용적률은 101%로, 용산구 30년 이상 된 아파트 평균 용적률이 178%인 것을 감안하면 사업성도 높은 편이다. 기존 조합원 대지지분이 커 추가분담금 없이 사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서는 재건축·재개발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개별 홍보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한강맨션과 같은 주요 사업지에서는 이처럼 건설업체들이 법의 허점을 파고들어 사실상 개별 홍보를 벌이는 경우가 종종 벌어진다. 법에서는 ‘입찰제안서를 제출해 총회에 상정되는 건설사들의 개별 홍보’를 금지하고 있다. ‘현장 설명회와 입찰제안서 제출 사이’ 기간은 단속 대상이 아닌 것.

    실제로 앞서 지난해 수주전이 과열됐던 강남구 반포동 일대에서는 사전 홍보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처벌은 없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조합에서 별도로 현장설명회 후 홍보금지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실상 의미가 크진 않다”면서 “오히려 시공사 선정 흥행을 위해 묵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했다. 조합이 자체적으로 단속한다 해도 현장설명회 참여 업체가 반드시 입찰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구속력이 크지 않다.

    ‘한강맨션’의 입찰마감일인 11월29일까지는 아직 1개월이 넘게 남아있는 상태여서 두 업체의 홍보전은 ‘브랜드 자랑’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건설사들에게 기본적인 구상을 밝히는 자리인 현장 설명회가 불과 2주 전이라서 건설사들이 대안설계나 평면도를 제시하지는 않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시공사 선정 총회 예정일이 12월 30일인데 연말 겨울 휴가 기간을 고려하면 공식 홍보 기간이 짧아 어쩔 수 없이 일찌감치 홍보를 시작했을 것”이라며 “삼성물산과 GS건설 모두 한강맨션 재건축 수주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땅집고] 이촌 한강맨션 재건축 사업 개요. /장귀용 기자

    삼성물산·GS건설이 사실상 사전 홍보까지 하면서 열을 올리는 이유는 한강맨션 단지가 국내 최초 고급 아파트로 상징성이 크기 때문이다. 1971년 준공한 한강맨션은 국내 최초로 준공 이전에 모델하우스를 지어 선분양했고, 국내 최초로 프리미엄(웃돈)이 붙은 아파트 단지다. 위치상으로도 한강조망이 가장 빼어난 이촌1동의 한복판에 있다. 북쪽으로는 국립중앙박물관과 용산 미군부대가 자리 잡고 있고, 남쪽으로는 한강대교와 동작대교 사이 한강이 펼쳐진다. 바로 인근에 삼성물산이 지은 최고급 아파트 ‘래미안 첼리투스’가 보인다.

    [땅집고] 삼성물산과 GS건설의 맞대결이 점처지는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 재건축 단지의 서쪽으로는 허창수 GS건설 회장이 거주 중인 'LG한강자이 아파트'(사진 아래)가 보이고, 동쪽으로는 삼성물산의 '고급 아파트 래미안 첼리투스'(사진 위)가 보인다. /장귀용 기자

    한강맨션 시공권 경쟁은 또한 개발 사업을 추진 중인 인근 단지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단지 인근에 한강삼익, 왕궁 아파트 등이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한가람과 강촌아파트 등은 리모델링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강맨션에서 경쟁 중인 삼성물산과 GS건설을 비롯해 10대 건설사들이 이촌동 일대 사업권을 두고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한강맨션 조합원들 중에는 두 업체의 홍보전에 우려를 나타내는 조합원도 있다. 건설사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디자인이 좋아지고, 공사비도 줄어드는 등의 효과도 있지만, 과열된 경쟁 구도에 따라 부작용도 크다. 단지와 불과 3㎞ 가량 떨어진 한남3구역이 2019년 시공사 입찰을 진행 중 건설사 간 과열 경쟁으로 반년 이상 사업이 지연된 바 있다. 게다가 시공사 선정 과정에 조합원 간 갈등이 심해지고, 시공사 선정 이후에도 계약 취소 등의 사태도 발생해 조합원들이 직접적인 불이익을 당하는 사례도 있다.

    한강맨션 조합원 A씨는 “한강맨션은 오래 거주한 주민들이 많아 건설사들이 지나친 홍보로 주민 간 사이를 갈라놓는 것을 경계하는 주민도 있고, 과도한 홍보 경쟁에 피로감을 느끼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법을 교묘히 피하는 방식으로 불필요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재건축 수주전에 대한 사전 홍보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통제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장귀용 땅집고 기자 jim33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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