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10.25 03:32
[땅집고] 인천 영종도 북단인 중구 운북동 일대에 들어서는 ‘미단시티 시저스코리아 리조트’. 약 8000억원을 투입해 특급 호텔과 컨벤션센터,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들어서는 복합 리조트를 내년 3월 개장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최근 투자자인 중국 푸리그룹이 자금난에 빠지면서 사업이 한 치 앞을 알 수 없게 됐다. 푸리그룹 측은 “곧 공사를 재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는 “아직 아무런 확답을 받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중국 ‘헝다(恒大·에버그란데) 사태’가 한국 부동산 시장에도 이른바 ‘나비효과’를 일으킬 조짐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현지 부동산 업체 파산 등 위기가 현실화할 경우 ‘차이나 머니’를 앞세워 국내에서 진행 중인 각종 개발 사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영종도 ‘시저스코리아 리조트’가 대표적이다. 이 프로젝트는 중국 푸리그룹(광저우R&F)의 자회사 알에프케이알(RFKR)이 주도하고 있다. 그런데 광저우 R&F가 유동성 위기에 처하면서 공사 기성금 약 300억원을 지급하지 못했고, 지난해 2월 리조트 공사가 중단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헝다 사태’ 여파로 이 회사의 자금력은 더욱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저우R&F가 향후 12개월 내 상환해야 할 부채는 520억 위안(약 9조8984억 원). 그러나 현재 보유한 현금 자산은 290억 위안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RFKR이 사업 재개를 위해 밀린 기성금 약 3000억원 외에 추가로 최소 5000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한다”고 했다. 광저우R&F자금 사정을 감안하면 여의치 않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내년 3월까지 공사 중단 사태가 이어지면 문화체육관광부가 사업 재연장을 해주지 않을 것으로 보여 사업 무산 가능성도 있다.
차이나머니가 대거 투자된 제주도도 비상이 걸렸다. 제주신화월드, 헬스케어타운, 록인제주 복합단지, 백통신원 리조트, 무수천유원지 개발 등이 있다. 이 중 제주신화월드·헬스케어타운 등 일부는 미단시티처럼 직간접적인 자금난을 겪고 있다. 이주은 한국수출입은행 책임연구원은 “중국이 자국 부동산 시장과 기업에 흘러드는 유동성에 급브레이크를 걸면 한국 부동산 개발 사업은 물론 주택 등 부동산 시장도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차이나머니 대거 이탈 우려…한국도 충격 대비해야”
중국발 위기가 국내 부동산 시장 전체에 타격을 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희국 의원(국민의힘)이 한국부동산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중국 국적자들이 사들인 국내 주택은 2018년 8845억원에서 2019년 9827억원, 2020년 1조2000억원으로 약 40% 증가했다. 상당수는 중국 현지 금융기관 대출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중국에서 유입된 부동산 투자 자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면 한국 부동산 시장에도 위기가 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잔금 지급이 이뤄지지 않거나 일시에 급매·경매 물건이 쏟아지면 현재 가격이 크게 뛴 국내 부동산 시장이 경착륙할 가능성도 있다. 제주도에서는 2010년대 중국 자본으로 곳곳에서 대규모 개발이 진행됐다가 사드(THAAD) 사태가 터지면서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 빠졌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중국 자본 유입 정도가 아직 걱정할 만큼 크지는 않지만 미국, 유럽, 일본, 호주 등이 ‘차이나 머니’로 피해를 본 사례가 있어 우리도 남의 일로만 치부할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은 “외국인이 부동산을 매입할 때는 실거주 목적일 경우에만 허용하고 비거주 외국인의 경우 구매 제한이나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손희문 땅집고 기자 shm9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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