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10.23 09:40 | 수정 : 2021.10.23 09:48
[기묘한 건축] 폐기물 발전소 옥상에 스키장 지은 ‘아마게르 바케’
[땅집고]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에 정말 기묘한 건물이 하나 있다. 건물 서쪽에 우뚝 솟은 하얀 기둥에서는 수증기가 연신 뿜어져 나오고, 동쪽으로 갈수록 낮아지는 건물 구조가 마치 언덕을 연상하게 한다. 무엇보다 특이한 것은 이 건물의 경사진 옥상에 스키장이 있다는 것. ‘코펜힐’(CopenHill·코펜하겐의 언덕)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아마게르 바케(Amager Bakke) 폐기물 발전소다.
아마게르 바케 폐기물 발전소는 대부분 평야인 코펜하겐에 들어선 인공 언덕. 이 건물이 들어선 아마게르 섬에는 고층 빌딩이 없어 멀리서도 눈에 띈다. 원래 이름인 ‘아마게르 바케’도 아마게르의 언덕이라는 뜻이다.
아마게르 바케 폐기물 발전소는 폐기물을 활용해 전기를 만드는 ‘친환경 발전소’다. 건물 내부 플랜트 시설의 높낮이에 따라 건물의 옥상이 경사를 이루도록 만들었다. 2017년 3월부터 운영에 들어갔고, 연간 40만톤씩 폐기물을 처리해 15만 가구에 전기와 난방을 제공한다.
이 발전소의 숨겨진 비밀은 옥상 스키장이다. 발전소 내 여러 건물을 높이대로 배열하고 옥상을 연결해 그 위를 인공 스키 슬로프로 만든 것이다. 덴마크 기후는 스키장에 적합하지만, 평지밖에 없어 스키장 조성이 어렵다. 아마게르 바케 스키장은 현재 시범 운영 중으로 곧 일반에도 개방할 예정이다.
지붕 경사를 그대로 활용하면서 다양한 코스의 슬로프를 만들기 위해 인공적으로 지형을 추가하기도 했다. 최정상 슬로프는 올림픽 하프파이프와 같은 길이로 조성해 전문가도 즐길 수 있다. 슬로프 좌우로는 공원과 산책로, 등산로 등 5도에서 35도의 다양한 경사를 가진 10개의 산책 코스를 조성했다. 산책로 주변만 보면 평범한 등산로처럼 보인다. 가장 높은 건물 서쪽에는 외벽을 타고 오를 수 있는 인공암벽도 조성돼 있다.
친환경 발전소답게 배출하는 증기도 여러 번 정화한다. 독성이 없는 이산화탄소만 배출된다. 매년 발생하는 16만톤의 이산화탄소도 포집해 재활용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아마게르 바케 폐기물 발전소의 가장 큰 성과는 통상 혐오시설로 치부되는 폐기물처리시설과 발전소를 일상 생활에 녹아들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친환경이라는 단어 자체만 내세운 것이 아니라 스키장이나 공원시설을 통해 주민이 쉽게 찾을 수 있는 랜드마크로 만들어낸 것이다. /장귀용 땅집고 기자 jim33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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