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10.21 09:05 | 수정 : 2021.10.21 13:48
[땅집고] 최근 1년간 전국에서 법인이 매입한 주택 중 절반 이상이 ‘공시가 1억원 미만’이라는 통계가 나왔다. 그동안 이런 저가 주택은 입지 경쟁력이 떨어지거나 낡아 주택 시장에서 별 다른 관심을 끌지 못했는데, 정부가 지난해 7월 발표한 취득세 중과 대상에서 저가 주택을 제외하자 이례적으로 투자 수요가 몰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한국부동산원으로부터 제출받은 ‘법인 자금조달계획서 심층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전국에서 법인이 매입한 주택 4만6858가구 중 54.7%(2만5612가구)가 실거래가 1억5000만원 이하인 주택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공시가격 현실화율에 따르면 실거래가 1억5000만원 주택의 공시가격은 1억원 정도다. 즉 최근 1년 동안 법인이 공시가격 1억원 미만 주택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는 얘기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법인이 취득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투자상품으로 공시가 1억원 미만 주택을 점 찍은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7·10 대책에서 다주택자와 법인의 주택 취득세를 기존 1~3%에서 최대 12%까지 높이는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공시가 1억원 미만 주택은 투기 대상이 될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예외적으로 중과 대상에서 제외하며 세율도 1%로 유지하기로 한 데 따른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최근 1년 동안 저가 주택을 사들인 법인은 대부분 투자를 목적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 천준호 의원실이 집계한 법인의 주택 거래 4만6858건 중 78%(3만6500건)이 부동산 임대 또는 매매를 전문으로 하는 법인이 매수 주체인 것으로 확인됐다. 매수 건수 상위 10개 법인이 주택 5431가구를 집중적으로 매입했으며, 주택 매수 자금 중 대출·임대보증금 등 차입금 비율이 68%에 달했다. 자기 자본을 적게 들여 단기간에 시세 차익을 거두려는 투자 수법일 확률이 높다.
법인과 다주택자 수요가 몰린 저가 주택 집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부산 사하구 ‘도시몰운대그린비치’ 전용 49㎡는 지난해 6월까지만 해도 매달 거래량이 10~20건, 실거래가는 8000만~9000만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올해 7월에는 거래량이 52건으로 증가했고, 가격도 1억3200만원까지 올랐다. 천안 아산시 ‘배방삼정그린코아’도 지난해 8월 한 달 동안 6000만원대에 3건 거래되다가, 이후 거래량이 월 60~80건으로 폭증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시중 유동자금과 주택 수요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정부가 허술한 규제를 남발하다 보니, 투자자들이 서민들이 주로 거주하는 지방 저가 주택 시장까지 교란시키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땅집고 VOD-알아야 돈번다] - 돈버는 부동산 실전 투자 전략을 동영상으로 만나보세요. [증여] [재개발]
▶보유세 또 바뀌었다. 종부세 기준 11억으로 상향. 올해 전국 모든 아파트 세금 땅집고 앱에서 확인하기. ☞클릭! 땅집고 앱에서우리집 세금 바로 확인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