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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충에 미치겠어요"…쓰레기땅 전락한 삼송지구 알짜땅

    입력 : 2021.10.21 03:03

    [땅집고] 고양시 덕양구 삼송택지지구 한복판에 공터로 남은 삼송동 336 일대에 경고문이 붙어있다. /손희문 기자

    [땅집고] 지난 18일 오전 경기 고양시 덕양구 삼송동. 삼송택지지구에 조성된 18·19 공동주택 단지 앞 4차로 도로 건너편에 넓은 빈 땅이 보였다. 높이 2m쯤 되는 펜스로 둘러쳐진 이 땅에는 잡초가 무성하고 곳곳에 각종 생활 쓰레기가 나뒹굴고 있었다.

    이 땅은 삼송동 336 일대로, 삼송지구 내 문화·체육시설 부지 1만3069㎡(약 4000평)와 사회복지시설 부지 1만7321㎡(약 5200평)가 예정된 곳이다. 합하면 축구장 4배가 넘는다. 주변에 삼송지구 아파트와 스타필드, 창릉천 등이 있어 알짜 부지로 꼽힌다. 하지만 삼송지구 개발 초기부터 10년여간 버려져 흉물로 남아있다.

    당초 주민 편의시설을 짓기로 했던 삼송지구 한복판 노른자 땅이 10년째 버려져 입주민 불만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고양시는 최근 이 땅을 매입해 개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주민들은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고양시의 뒷북 행정이 도마 위에 오르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책임론까지 불거지는 양상이다.

    [땅집고] 고양시 삼송지구 내 사회복지시설과 문화체육시설 예정 부지 위치도./손희문 기자

    ■ 신도시 한복판 알짜 땅에 쓰레기 나뒹굴다니…

    이 땅은 당초 삼송지구 열악한 기반시설 보완을 위해 문화·체육시설과 사회복지시설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고양시는 삼송지구 입주 완료 시점인 2017년까지 짓겠다고. 하지만 아직 LH에서 부지도 사지 않았다. 부지 매입비와 건축비 등 개발에 필요한 예산만 수천억원이 들어가는데 도저히 감당이 안된다는 이유에서다.

    주민들은 “2만가구, 6만여명이 사는 택지지구에 체육관이나 노인복지관 하나도 없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불만을 터뜨린다. 실제 삼송지구에서 편의시설을 이용하려면 주변 화정동이나 일산신도시로 나가야 한다. 전철이나 버스로 30분 이상 이동해야 한다. 더 큰 문제는 택지지구 한복판 알짜 땅에 쓰레가 쌓여 도심 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여름이면 파리·모기 같은 해충까지 들끓고 있는 것.

    삼송지구 주민인 60대 백모씨는 “6년 동안 이 동네에 살았는데 깔끔한 신도시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빈 땅에 각종 쓰레기와 생활폐기물이 나뒹구는 모습을 볼 때마다 혐오감이 든다”고 했다.

    [땅집고] 잡초와 쓰레기가 가득한 삼송지구 문화체육시설 예정 부지./손희문 기자

    땅 소유주인 LH는 2012년부터 매년 고양시에 매입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하는 바람에 민간에 팔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상태다. LH는 “고양시가 해당 토지를 사겠다는 의사를 계속 밝혔고, 주민 의견을 수렴해 개발할 것으로 판단해 민간 매각을 보류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고양시는 돈이 없다고 해명한다. 고양시 관계자는 “아직 택지지구 형성 초기인데다, 시설 이용 인구 등 수요가 충분치 않았다”며 “한정된 예산을 감안하면 삼송동 문화시설용지 개발이 우선순위에서 밀렸다”고 했다.

    [땅집고] 삼송지구 문화체육시설 예정 부지 뒷편에 있는 삼송 극동스타클래스(19단지) 아파트. /손희문 기자

    ■ 건축비만 1000억 드는데…언제 끝날지 몰라

    고양시는 최근에야 이 땅을 사들여 문화·체육시설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구체화했다. 지난 8월 LH 와 협상해 해당 토지를 원가(약 310억원)에 매입하기로 했다. 지난 19일에는 부지 매입 관련 예산 확보를 위한 임시 시의회를 열고 추가경정 예산안도 가결했다.

    주민들은 고양시의 행보를 ‘뒷북 행정’이라고 비판한다. 그동안 엄청난 민원을 제기했는데도 모른 척하다가 내년 6월 지방선거가 다가오자 갑자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것. 고양시 주민들이 모인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선거철이 되니 묻혀있던 지역 개발 이슈를 꺼내드는 것은 눈에 훤히 보이는 뒷북 행정” “LH도 문제지만 고양시도 지금까지 두 손 놓고 있다가 이제와서 쇼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진다.

    고양시는 올해 안에 LH와 해당 토지 매입 계약을 체결하고 잔금까지 납부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고양시는 언제 사업이 완료될지 가늠하지 못하고 있다. 고양시 관계자는 “땅값 310억원을 예산으로 마련하는데 수년이 소요됐다”며 “약 1000억원에 달하는 시설건축비를 어떻게 조달할지 솔직히 부담스럽다”고 했다. /손희문 땅집고 기자 shm9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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