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10.13 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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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집고] 최근 경기도 고양시 일산신도시에도 아파트 리모델링 추진 바람이 불고 있다. 일산은 분당 등 다른 1기 신도시와 마찬가지로 중층 단지가 많아 재건축이 사실상 힘들지만 주민들이 리모델링에 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던 게 사실. 하지만 재건축 규제가 강화되고 일부 단지가 사업성 검토에 들어가면서 리모델링 관심이 빠르게 높아지는 분위기다.
1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일산신도시에서 리모델링 사업 속도가 빠른 단지는 일산서구 ‘두진아파트(강선마을 12단지)’와 ‘뉴삼익아파트(문촌마을 16단지)’가 꼽힌다. 두 단지 모두 올해 ‘경기도 리모델링 사업성 검토 컨설팅 시범사업’에 선정됐다. 두 곳 모두 지하철 3호선 주엽역세권으로 각각 309가구, 956가구다.
두 단지는 모두 준공 30년이 임박해 집 안에 물이 새고 주차장이 좁아 주거환경이 열악하다. 뉴삼익은 지난 6월부터 맞춤형 컨설팅을 시작했다. 내년 2월쯤 세대별 분담금을 비롯한 최종 사업성 검토 결과가 나온다. 두진도 같은 절차를 진행한다.
일산신도시뿐만 아니라 구 도심인 고양 덕양구에서도 리모델링 사업이 꿈틀대고 있다. ‘부영아파트(별빛마을 8단지)’ 추진 속도가 빠른 편이다. 준공 27년 차로 지상 20층 10동 1232가구로 기존 아파트 용적률은 179%다. 지하철 3호선 화정역이 직선 거리로 약 500m 떨어져 있고 화정초·중·고와 지도공원이 가까워 입지가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리모델링 추진위원회는 올해 안에 조합설립에 필요한 주민 동의서를 받고 내년 하반기 시공사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일산신도시에서는 ▲강선마을 14단지 ▲장성마을 2단지, 덕양구에서는 ▲샘터마을1단지 ▲은빛마을11단지 ▲옥빛마을 16단지 아파트 등이 추진위를 설립하고 설계 절차 등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산신도시 아파트는 비슷한 시기 입주한 분당과 비교해 리모델링 추진이 늦은 편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분당보다 오히려 사업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분당의 경우 집값이 높아 여전히 재건축을 원하는 주민이 많아 리모델링 동의율을 확보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반면 일산신도시와 덕양구 일대 아파트는 재건축 사업성이 떨어지는 만큼 리모델링 외에 대안을 찾기 어려운게 현실이다. 리모델링 동의율 확보가 상대적으로 쉬울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 별빛마을 8단지 리모델링 추진위원장은 “재건축을 추진하면 사업 기간이 오래 걸리는 데다 조합원 분담금도 높아질 우려가 있어 리모델링을 추진하게 됐다”고 했다.
다만 아직까지 리모델링 성공 사례가 없는데다 서울과 일산신도시 사이에 위치한 고양시 창릉동이 3기 신도시 예정지로 선정되면서 일산신도시 부동산 시장이 침체될 수 있어 리모델링에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일산은 기반시설이 두루 갖춰진 계획도시라지만 자족 기능과 광역 교통망이 부족하고, 창릉신도시뿐 아니라 삼송·원흥·지축에서 신규 아파트 공급이 많아 과잉 우려가 있다”며 “일산 리모델링 사업 순항 여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손희문 땅집고 기자 shm9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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