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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공급 초비상…둔촌주공 등 서울 3.1만 가구 연내 분양 포기

    입력 : 2021.09.24 04:28

    [땅집고] 올해 4분기 분양 예정이었던 서울 민간 아파트 3만5000여가구 중 90%가 분양을 포기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지은 기자

    [땅집고] 당초 올 연말까지 분양 예정이었던 서울의 민간 아파트 3만5000여 가구 중 90% 이상이 연내 분양을 포기한 것으로 확인돼 주택 공급 절벽 사태가 현실화할 조짐이다. 역대 최대 재건축 단지인 강동구 ‘둔촌올림픽파크에비뉴포레’(둔촌주공 재건축), ‘신반포메이플자이’(신반포4지구 재건축), ‘디에이치방배’(방배5구역 재건축) 등 강남권 알짜 대형 단지들이 줄줄이 분양 시기를 내년으로 미뤘다.

    땅집고가 24일 당초 연내 일반 분양을 앞두고 있던 서울 민간 아파트 22개 단지, 3만4848가구의 분양 계획을 전수 조사한 결과, 7개 단지(3313가구)를 빼고 모두 올해 분양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예상 물량의 90%가 내년 이후로 분양 일정을 미룬 것이다.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 14일 발표한 부동산114 조사에서는 서울에서 총 3만6170가구가 연휴 이후 연말까지 분양할 예정인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추석 연휴를 지나면서 불과 열흘 만에 대다수 단지가 올해 분양이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땅집고] 당초 올해 4분기 일반 분양할 예정이었다가 내년 이후로 연기한 서울 아파트 단지. /이지은 기자

    무엇보다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둔촌올림픽파크에비뉴포레)이 올해 내 일반분양을 포기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서울 공급 물량은 대폭 감소하게 됐다. 이 아파트는 이달 중순까지만 해도 오는 10월에 총 1만2032가구 중 4786가구를 일반 분양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조합은 이달 11일 개최한 총회에서 기존 조합이 선정했던 정비기반시설공사 업체와의 계약을 모두 해지하고 사업비와 공사일정을 다시 논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조합 관계자는 “일정을 앞당기기 위해 노력은 하겠지만 사실상 올해 분양은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둔촌주공 재건축 일반 분양이 미뤄진 것은 결국 정부의 무리한 재건축 규제와 분양가 통제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조합 측은 일반 분양을 앞당기려고 노력했지만 HUG(주택도시보증공사)와 분양가 상한제를 앞세운 정부의 간섭 탓에 계속 미뤄왔다.

    [땅집고] 서울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 현장. /박기홍 기자

    서초구 방배동 방배5구역 재건축 ‘디에이치방배’ 역시 올해 분양을 포기했다. 2016년 관리처분인가 당시 정해뒀던 감정가와 조합원 분양가를 비롯해 재건축 사업성을 결정하는 비례율(종전 자산 대비 종후 자산의 비율)을 상향하는 문제를 두고 내부 협의가 길어지고 있어서다. 방배5구역도 지난 몇 년간 정부와 서울시 규제로 사업 일정이 틀어졌다. 조합 관계자는 “서두르면 조합원 동호수 추첨까지는 올해 안에 가능하겠지만, 일반 분양은 확실히 (연내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뿐만 아니다.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15차 재건축인 ‘래미안원펜타스’, 서초구 방배동 방배6구역 재건축 ‘아크로파크브릿지’, 동대문구 이문동 재개발 ‘이문1구역 래미안’, 강남구 청담동 청담삼익 재건축 ‘청담르엘’ 등도 분양가 산정 문제로 연내 분양을 사실상 포기했다.

    [땅집고] 올해 4분기 일반 분양 계획을 유지하고 있는 서울 아파트 단지. /이지은 기자

    땅집고 전수 조사에서 올해 안에 분양을 추진하겠다고 한 단지 중 구체적인 분양 일정이 수립된 곳은 송파구 송파동 ‘성지아파트’뿐이었다. 수직증축 리모델링 사업으로 총 327가구를 짓는데, 이 중 29가구를 예정대로 오는 10월 분양하겠다는 것. 현행 법상 30가구 이상 일반분양하는 공동주택은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는데, ‘성지아파트’는 규제를 피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설계변경으로 일반분양 물량을 기존 42가구에서 29가구로 줄였다. 결국 정부와 분양가 책정 문제를 두고 씨름하지 않아 분양 일정에 차질이 없는 셈이다.

    나머지 단지들은 올해 분양할 의지는 있지만 구체적인 날짜는 확정하지 못했다. 사업 시기가 미뤄질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 은평구 역촌동 역촌1구역 재개발 단지인 ‘센트레빌파크프레스티지’ 등 4개 단지, 1920가구다.

    조합측과 연락이 닿지 않거나 답변을 보류한 곳은 관악구 봉천동 ‘봉천4-1-2 재개발’과 성동구 용답동 ‘청계지역주택조합’ 등 2곳이다. 이 단지들이 모두 올해 안에 분양한다고 해도 공급량은 총 3313가구에 그친다. 당초 올해 4분기 예정됐던 분양 물량의 10%를 밑도는 수치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분양가 통제로 서울 아파트 공급 절벽이 현실화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문재인 정부의 규제 강화로 서울 재건축 착공이 급감한 탓에, 서울 민간 아파트 입주 물량은 ▲2020년 4만9277가구 ▲2021년 3만717가구 ▲2022년 2만423가구로 매년 반토막 나는 상황이다. 올 들어 8월까지 서울 아파트 분양 물량은 4815가구로, 연내 분양을 추진하는 3300가구가 모두 분양한다 해도 8000가구에 불과하다. 2023년에는 입주 물량이 1만 가구 이하로 줄어들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분양가상한제 등 새 아파트 공급에 방해가 되는 각종 규제를 풀지 않고서는 서울 집값 폭주를 멈출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손희문 땅집고 기자 shm9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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