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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본격화하는 현대엔지니어링…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탄력

    입력 : 2021.09.15 07:27 | 수정 : 2021.09.15 10:03

    [땅집고] 현대엔지니어링 기업공개(IPO)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지배구조 강화하는 일련의 과정 중 핵심으로 꼽힌다. /현대엔지니어링


    [땅집고] 현대엔지니어링이 최근 사내 등기이사와 사외이사를 새롭게 선임한 것을 두고 하반기 내 기업공개(IPO)를 위한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업 분야 강화를 위해 인력까지 재배치 한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은 최대주주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지배 구조 개편을 위한 필수적인 단계로 꼽힌다.

    14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8월19일 사내 등기이사와 사외이사를 새롭게 선임하고 30일부로 등기를 완료했다. 사내이사로는 지난해 부사장으로 승진한 황헌규 건축사업본부장이 새롭게 선임됐다.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에는 박종성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와 김아영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 황태희 성신여대 법과대학 교수가 새롭게 합류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23년까지 현재의 이사회 구성을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땅집고] 현대엔지니어링 이사회 명단. /전자공시시스템

    현대엔지니어링의 이번 신규 이사 선임은 IPO를 위한 사전 포석으로 해석된다. 우선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의 상장사는 3명 이상의 사외이사를 두어야 하며 사외이사가 이사 총수의 반을 넘어야 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4명이 포진하게 돼 이 조건을 갖췄다. 이번 인사에서 사내이사에 기존 김창학 현대엔지니어링 대표 이사와 도신규 재경본부장이 자리를 지켰고, 사외이사인 오상근 서울과기대 건축공학부 교수도 유임됐다.

    신규 이사들의 면면을 봐도 IPO를 준비하기 위한 의도가 드러난다.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된 박종성 교수는 회계전문가로 올해 제31대 한국세무학회장으로 선출된 인물이다. 한국거래소 코스닥공시위원회 위원을 역임한 IPO 전문가다. 황태희 교수는 대법원 전문직 재판연구관을 지낸 법률 전문가다. 비상장 기업이 기업공개를 앞두고 회계·법률 전문가를 영입하는 일이 많다.

    황헌규 부사장의 등기이사 선임은 건축·주택 분야에 힘을 싣는 결정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플랜트와 엔지니어링 부문을 강점으로 매출 비중도 높다. 하지만, 이익은 건축·주택 분야가 압도적이다. 지난 1년간 현대엔지니어링이 올린 매출총이익의 64%가 건축·주택분야에서 나왔다. 매출 비중은 44.45%라는 점을 감안하면 수익성은 건축·주택에 의존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기업공개를 앞두고 실적을 강조해야하는 입장에선 주택 분야를 계속 강화해 나갈 수밖에 없는 것. 과거 ‘엠코’라는 아파트 브랜드를 쓰던 현대엔지니어링이 현재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함께 사용하는 것도 이런 전략의 하나로 볼 수 있다.

    [땅집고] 2021년 상반기 현대엔지니어링 사업부문별 매출현황. /전자공시시스템

    김아영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한 것은 모(母)그룹의 신사업과 연관이 깊다고 해석할 수 있다. 김아영 교수는 SLAM(Simultaneous Localization and Mapping, 동시다발적 지역화와 매핑) 분야를 선도하는 학자다. SLAM 기술은 자율주행에 있어 필수적인 기술로 꼽힌다.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먹거리인 자율주행 자동차의 생산설비(플랜트) 사업을 맡기 위한 채비를 본격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현대엔지니어링은 그룹이 광주시와 추진 중인 ‘광주형일자리’를 포함해 그룹의 자동차공장 설비를 도맡고 있다.

    [땅집고]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조선DB

    재계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기업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필수적인 절차로 보고 있다. 정 회장은 현대엔지니어링에서 11.7%의 주식을 보유해 현대건설(38.6%)에 이은 2대 주주이자 개인 최대주주다. 반면 현대자동차그룹 지배의 핵심인 현대모비스의 주식은 0.32%에 불과하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정몽구 명예회장이 현대제철을 통해 현대모비스를 지배하고, 현대모비스·기아·현대차가 순환출자구조를 갖춰 나머지 자회사를 지배하는 구조다. 정의선 회장은 현대제철 지분이 없고, 현대모비스의 주식도 기아㈜(17.33%)와 정몽구 명예회장(7.15%), 현대제철(5.81%), 현대글로비스(0.69%)에 비해 초라한 수준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자산가치가 높고 주식보유 비중이 큰 현대엔지니어링을 상장한 뒤 주식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한 뒤 현대모비스와 현대제철의 주식을 추가 확보하는 절차를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땅집고] 현대엔지니어링 주식보유 현황. /전자공시시스템

    증권업계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 후 기업가치는 최소 4조원을 넘어 건설사 시총 상위 5위 안에 무난히 들 것으로 관측한다. 현재 장외 주식시장에서 현대엔지니어링 비상장 주식총액의 가치는 14일 오후 2시20분 기준 7조9751억원(주당 105만원)에 달한다. 현엔 자산 총액을 기준으로 동종업계 삼성엔지니어링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인 1.86배로 적용했을 때 추정 기업가치도 6조5000억원을 넘는다.

    현대엔지니어링은 1974년 설립된 후 1980년대 현대중공업 엔지니어링, 현대건설 해외 설계팀 등을 흡수합병 했고 1999년 현대건설에 흡수합병 됐다. 2001년 현대건설 경영 정상화 계획에 따라 설계 감리 사업부문을 인수해 법인 분리됐고, 2014년 현대엠코를 흡수하면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작년 매출은 7조1884억 원, 영업이익은 2587억 원이다. 수주잔고는 23조1561억 원이다. 상장 예정일은 11월 경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장귀용 땅집고 기자 jim33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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