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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하면 시세 반값…기와가마에 발목 잡힌 '용산 황금땅'

    입력 : 2021.09.14 03:14

    [땅집고] 서울 용산구 '아세아아파트' 공사 현장 /박기람 기자

    [땅집고] 서울 용산구 금싸라기 땅에 자리잡고 있는 ‘용산 아세아아파트’ 재건축 착공 일정이 2개월째 미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관계 기관과 시행사는 해당 부지에서 발견된 기와가마 등 유물(遺物)을 인근 주상복합 내 구유지(구청 소유지)로 옮기기로 했으나, 단지 입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건축 업계에서는 주민들이 계속해서 반대한다 해도 공사를 막을 수 있는 근거가 없어 늦어도 올해 안에는 공사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땅집고] 아세아아파트 공사터에서 발견된 유적물을 이전, 기와터공원으로 조성될 예정인 '용산 시티파크' 단지 내 공원. /박기람 기자

    ■문화재 ‘기와가마’ 이전부지 마련에 착공 두 달 밀려

    아세아아파트는 한강대교 북단의 동쪽, 용산공원의 아래에 자리잡고 있다. 과거 용산 미군부대와 국군 복지단 등 군부대 용지에 속한 아파트였으나, 부영그룹이 2014년 국방부로부터 부지를 사들이면서 재건축을 앞두고 있다. 도보 10분 거리에 용산역과 신용산역, 이촌역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여기에 이촌한강공원을 남쪽에 끼고 한강을 조망할 수 있어 재건축이 진행되면 고급 주거지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하 3층~지상 최고 32층, 13개동, 969가구(전용면적 84~137㎡)로 이 중 819가구는 일반분양이며, 나머지 150가구는 미국 대사관 직원 숙소로 기부채납한다. 근린생활시설 2개 동은 별도로 짓는다.

    1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당초 올해 7월로 예정됐던 아세아아파트 재건축 착공 일정은 두 달 가까이 밀리고 있다. 용산구청은 아세아아파트에 대한 건축심의와 사업계획 승인을 완료한 상태다. 현재 이 단지에 대한 철도보호지구심의와 안전관리계획서, 대지 확보 절차가 진행 중이지만 사업은 멈춰 있다. 2019년 공사 현장에서 기와가마 등 유물이 발견된 이후 최근 처리를 위한 절차가 진행되지 않아서다.

    시행사인 부영은 2019년 8월 문화재청에 유적 발굴허가를 신청했다. 공사장에서 기와가마 17기를 발견했다. 그리고 이듬해인 작년 7월 문화재청은 이를 이전 보존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구청과 문화재청은 인근 주상복합 단지 내부 구유지에 '기와터공원'을 만들어 발견된 유물을 옮기기로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는 인근 주상복합 단지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가로막혔다. 해당 단지의 주민 과반수는 사유재산 침해를 이유로 지난 4월 문화재청에 유적지 시설 조성 반대 연명부까지 제출했다. 이 단지의 주민들은 땅집고와의 통화에서 “공원이 조성되면 일반인들도 단지 안으로 많이 유입될 텐데 입주민으로서는 사생활 침해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땅집고] 용산 아세아파트 부지 개발사업 위치도. /장귀용 기자

    ■ 늦어도 올연말 착공 관측… 황금 입지에 ‘반값 아파트’ 나온다

    그러나 주민들의 반대에도 주상복합 내 가마터공원은 결국 조성될 가능성이 높다. 문화재청에서는 “주상복합 내 공간에 대한 부지이전 심의가 끝났기 때문에 주민들의 반대가 있더라도 위치에 대해서는 변경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시행사에서 요구하면 1회에 한해 위치를 변경하는 재심의를 열 수 있지만, 신청에 나서지 않은 상태다. 구청과 부영 입장에서도 해당 부지를 대체할 수 있는 가깝고 큰 규모의 땅을 찾기가 힘들기 때문에 현재 예정한 기와터공원 외 별다른 대안이 없는 상태다.

    업계에서는 공사가 늦어지긴 했지만, 큰 문제만 없다면 착공이 더 미뤄지진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원칙대로라면 올 연말 내로 착공에 들어갈 것이고, 다만 주민 반대 등 여러 요인 때문에 사업이 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며 “아세안아파트는 앞으로는 한강, 뒤로는 ‘한국판 센트럴파크’로 불리는 용산민족공원이 자리한 황금 입지인 데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시세 대비 절반 수준이라 서울 청약 고점자들이 대거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시행사인 부영은 이 단지를 후분양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후분양하더라도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당첨만 되면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105%인 HUG(주택도시보증공사)의 고분양가 심사기준을 적용하면 아세아아파트의 분양가 상한선은 3811만원 선이다. 이는 주변 시세의 절반 수준이다. 2017년 입주한 인근의 한강로3가 ‘용산센트럴파크해링턴스퀘어’ 전용 115㎡ 최고 매매가는 34억8000만원으로, 3.3㎡당 7300만원 수준이다. /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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